정월은 1월이며 정월 보름달은 음력 1월 15일을 말한다. 과거에는 설날부터 대보름까지가 축제였으며, 이 시기에는 빚 독촉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큰 축제였다. 시대가 흘러 ‘대보름’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그냥 지나치는 집도 많다. 필자도 설 지나고 시장에서 각종 부럼과 오곡밥, 나물 재료가 보이면 아~ 대보름이구나 싶을 정도니.

이런 대보름 문화가 한국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에서는 위안샤오제(元宵节)라 한다. 위안(元)은 처음을 말하고, 샤오(宵)는 보름날 밤을 일컬어 위안샤오제(元宵节)는 새해 첫 보름날을 뜻한다. 이날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법정공휴일로 지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중국에서는 새해 이후 첫 명절로 축하하는 큰 행사다.

▲ 지난 2월 18일 오후 2시 부천시 외국인주민지원센터에서 열린 중국공동체 2024년 춘절과 정월대보름 맞이 신년행사.

지난 2월 18일 오후 2시 부천시 외국인주민지원센터가 왁자지껄하다. 부천시 외국인주민지원센터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있는 중국공동체의 ‘2024년 춘절과 정월대보름 맞이 신년행사’가 있었다. 오후 2시 시작이지만 오후 12시가 넘자 많은 중국 출신 결혼이주여성들과 다문화가정 가족들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정월대보름에 중국에서는 온 가족이 다 모이죠. 집에 등불도 달고 원소(찹쌀가루로 만든 일종의 떡과 비슷한 음식)도 먹고요. 몸을 비록 한국에 있지만 이곳에서 가족 같은, 고향 같은 분위기를 느끼기 바랍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손춘화 중국 공동체 회장의 소감이다.

낯이 익은 결혼이주여성들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의 참여자들이 꽤 보인다. 아이의 손을 잡고 다문화가정 부부가 참석해 이 행사를 즐긴다.

▲ 이날 행사에 참가한 중국 출신 나영(중국어학원 운영)씨 가족 모습.

“이런 행사에 참가하면 중국 고향에 온 기분이 들어요. 남편과 아이와 같이 왔는데 중국 설날 분위기도 느끼고 다문화 분위기도 느끼고 아주 행복합니다” 행사 내내 가족 모두 오순도순한 모습을 보이던 중국 출신 나영 씨의 소감이다. 이곳은 타국에서 중국의 명절 분위기가 그리워, 내 아이와 가족들에게 중국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중국 출신 사람들과 소통하며 그리운 정을 쌓기 위해 모이는 만남의 장소이다. 더불어 이런 행사의 장소는 끼와 재능을 가진 다문화가정 아동들의 무대 경험을 쌓는 장소이기도 하다.

결혼이주여성들의 공연도 있지만 김아리, 부천 7공주(이지혜, 김원채, 오하림, 정우진), 김도연, 김연이, 김연우, 김수정 등 눈부신 다문화가정 아동들의 춤과 노래 무대가 이어졌다. 이들이 미래에 한국 K-POP을 이어갈 기대주들로 성장하길 바라는 열렬한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 결혼이주여성들의 공연과 끼와 재능을 가진 다문화가정 아동들의 눈부신 무대 모습.

▲ 부천 이주민의 든든한 친구, 부천시 외국인주민지원센터의 모습.

부천은 우리나라 특히 수도권에서 대표적인 다문화도시다. 이주민들과 더불어 함께 살고 다문화가정 아동들이 한국과 중국의 이중정체성을 가지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지하는 도시, 부천이 지향해야할 도시의 모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