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까지 파고드는 북극한파가 이어져 며칠 동안 외출을 외면했다. 주말 긴 시간까지 방 안에서 앉아 있으려니 외면한 바깥이 그리웠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부천8경에 시선이 머물렀다. 그 중, 부천시민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부천자연생태공원을 가보기로 했다.

▲ 부천자연생태공원 내 무릉도원수목원

매표소를 지나 공원으로 들어갔다. 공원은 겨울 속에서 침묵하고 있다. 침묵과 침묵으로 이어지는 나무 위에 떠나지 못한 잎새 하나가 바람처럼 떨고 있다. ‘너도 이 겨울바람을 견디고 있구나.’

안으로 조금 더 들어가서 주위를 둘러본다. 이곳은 수목원인가? 식물원인가? 박물관인가? 부천시민이 가장 많이 찾는 이유가 있었다. 나비정원을 입장하는 아이와 가족들, 자연생태박물관에서 클레이로 무언가를 만들어 나오는 아이들의 재잘거림도 들렸다. 농기구 유물전시관에는 우리나라 중부지방의 전통초가집 형태와 생활상을 재현한 농기구, 진짜 소를 닮은 마구간 소의 코는 시민들이 얼마나 만져댔는지 반질반질했다.

부천무릉도원수목원 입구의 기암절벽과 폭포는 겨울의 침묵에 쓸쓸하게 얼어있었다. 가슴 시린 쓸쓸함을 품어주는 뜨끈함이 간절했다. 뜨끈함은 폭포 옆에 있었다. ‘토리상점‘.

▲ 카페형 매점 '토리상점'

상호에 정감이 갔다. ’토리상점‘은 지난 1월 19일부터 부천자연생태공원에서 새로이 운영하는 카페형 매점이다. ’토리‘의 사전 의미는 실을 둥글게 감은 뭉치라고 알고 있었는데, ’토리상점‘의 상호는 자연생태공원녹지대의 주요 수종 참나무의 열매인 도토리에서 착안했다고 공원 조성과는 밝혔다.

'토리상점’ 안은 차와 간식거리를 사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커피와 고구마라떼를 주문했다. 영수증에 판매자는 ‘부천시장’이라고 찍혀있었다. 상점의 바리스타는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탓에 홍보가 덜 돼 이용객은 많지 않다고 했다.

▲ 토리상점으로 차 한 잔 드시러 오세요~

커피, 차, 다과류와 부천 굿즈를 판매하는 ‘토리상점’ 운영시간은, 11월 부터 2월 까지는 오전 9시 30분 부터 오후 5시까지, 3월 부터 10월 까지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다.

언 손을 녹여주는 따뜻한 커피를 들고 현실세계와 이상세계를 경계 짓는 공간의 문, 무릉도원을 걸었다.
‘묻노니, 그대는 왜 푸른 산에 사는가. /웃을 뿐, 답은 않고 마음이 한가롭네.’ 한가로운 마음에 이백의 ‘산중문답’이 떠오른다. 삶이 다정해지는 기분이다.

2012년에 개장한 부천자연생태공원은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각종 생태 체험프로그램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공원이다. 휠체어나 유모차 등 보행약자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누구나 숲길’도 잘 조성되어 있어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부천자연생태공원은 오는 3월 ‘곤충의 더듬이’ 특별기획전을 시작으로 계절꽃 전시회, 문화가 있는 날 행사 등으로 시민들에게 사계절의 정취를 풍성하게 안겨줄 수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 좋은 날 여기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