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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의 은둔생활을 벗어나 다시 일어서는 용기
부천시청  |  leh134652@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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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11.03  11:2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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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생이 방 안에서 나오지 않아요"

    “동생이 저의 집에서 사는데 방 안에서 나오지를 않아요”라며 당사자의 누님은 기관 홍보지를 보시고 남동생에게 도움을 달라고 찾아오셨습니다.

    70세가 다 된 누님은 과거에는 수년간 식당 일을 해왔고 동네에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했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이 있듯이 아홉 살 아래 남동생의 은둔생활은 본인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호소하며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누님은 수개월 전 무릎 수술을 해 다리가 편치 않고 이제 나이가 들어 노후는 고향인 제주도에 가서 살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작년 11월 그렇게 3년째 작은 방 한 칸에서 은둔생활을 하고 있는 당사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만 60세가 되는 당사자는 햇빛을 보지 않아 하얗게 된 피부와 생활 관리가 되지 않은 겉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질문에는 “글쎄요”, “그냥 그래요”라는 답변이 대부분이었고 자살생각이 강하게 자리잡은 모습으로, 삶의 의욕이 크게 상실된 채 누님과 단절되고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3년 정도 집 밖 외출을 거의 하지 않았던 주된 이유는 오래 전 지인이 당사자 명의의 카드를 발급 받아 사용하고 갚지 않아 2천만원의 빚을 지면서 신용불량자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당사자는 이로 인한 큰 충격으로 몸과 마음이 상하고 거래하는 은행의 통장도 하나 없이 현금을 받으며 간간이 일을 했었지만 이마저도 코로나로 완전히 고립되었습니다.

    더욱이 하루 종일 굶다가 가족 모두 자는 시간인 밤 늦은 시간, 밥 한 그릇을 퍼 방 안에서 먹었고, 햇빛이 잘 들어오지 않는 방에서 불도 켜지 않고 그냥 우두커니 앉아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자의든 타의든 누님과는 대화가 단절되고 갈등의 골만 깊어졌습니다.

    장기간 지속된 고립 생활로 위가 쓰리고 신체의 이곳 저곳이 아파도 참고 또 참는 시간이 길어지니 ‘그냥 그래요’라는 답변처럼 ‘달라질 수 있다’ 는 희망이 사라지고 변화에 대한 불안감으로 잠식되었습니다.

    다행히 당사자는 2019년도 초반까지 도매시장에서 청과물을 시장에 유통해 주는 일을 했었다고 합니다. 초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기 어려웠던 가정환경에서 성장하면서 미성년이었던 어렸을 때부터 이런 저런 노동 일들을 해왔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도 글을 잘 읽지 못한다는 열등감 때문에 사회생활에 큰 제약이 있지만 그 나름대로 사회에 적응하며 궂은 일들을 하면서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왔습니다.

    희망이 사라지고 절망만이 남은 것 같은 현실이지만 수많은 노동의 경험들, 장기간의 근로 경험은 재기하고 싶은 동기의 원동력이었습니다. 무기력함 속에서도 다시 일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는 것만으로 희망이 보였습니다.

    "사례관리사의 도움으로 방 안에서 나왔어요"

    담당 사례관리자의 설득으로 함께 신용회복위원회에 방문하여 상담받고 개인파산을 신청하였습니다. 당사자는 개인파산을 신청할 때 차비를 빌려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안내받은 대로 서류들을 며칠 만에 준비하여 스스로 제출하였습니다. 담당자는 이런 당사자에게 크게 놀랐고 내적 가능성을 보았던 것 같습니다. 당사자가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움직일 힘이 없을 것 같다는 걱정은 담당 사례관리자의 선입견이었습니다.

    당사자는 전문 개인 상담을 받으면서 안전한 세팅 안에서 한 두 마디씩 말이 늘면서 자기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당사자는 개인파산을 신청한 것만으로 마치 모든 것을 다 이룬 것처럼 생각하고 다음 단계를 넘어가기까지 불안과 두려움이라는 높은 장벽을 넘어야 했습니다.

    때마침 4월의 어느 밤, 심한 복통을 호소하여 응급실에 실려 간 당사자는 입원 기간 2주 동안 담석을 약물로 제거하고 위, 대장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건강이 안 좋아졌다는 것을 회피하고 싶었지만 응급 상황으로 인하여 건강의 적신호를 직면하게 되면서 독립에 대한 극심한 불안감을 호소하였습니다.

    때문에 담당자가 물리적, 경제적 자립을 위한 방법으로 복지서비스 정보를 파악하여 실천을 권유하였으나 홀로서기는 생각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당사자의 삶의 맥락을 이해하기에 당연한 반응이라고 존중하고 작은 것부터 실천할 수 있도록 격려하며 기다리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삶을 누구보다 고민하고 번뇌하는 당사자는 이번에도 큰 용기를 냅니다. 담당자와 신뢰 관계 속에서 돈 한 푼 없이 독립을 고민 중이던 때에 주요 타인의 자극으로 고시원으로의 독립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선택하고 결정하는 순간 빠른 추진력으로 실행하는 당사자를 보고 또 한번 놀랐습니다.

    "일상으로 돌아가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사자는 성곡동을 벗어나 인근의 타 동의 고시원에 6월 중순 전입하였습니다. 고시원 내 창문도 없는 방 한 칸에서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창문이 없어 더위에 숨이 막혀 아침 낮에는 나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근 공원에 나와 있거나 강서도매시장까지 걸어가 옛 일들을 상기하며 시장 사람들의 일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온다고 합니다. 그러나 당사자는 “마음은 너무 편안해요”라고 말합니다.

    그동안 꾹 참고 아팠던 몸의 일부분들이 토해지듯 위염, 위궤양이 심해 지속적으로 약을 먹어야 하고, 허리가 너무 아파서 보니 척추가 휘었다는 진단이 내려지고, 손발이 눈에 띄게 부어서 보니 신장이 안 좋다는 소견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매우 심한 정도는 아닌 것에 감사하며 꾸준히 치료받으며 약을 먹기로 합니다.

    타 동에 의뢰서를 보내 사례관리당사자로 선정하여 긴급생계비지원과 주거취약계층 지원사업을 신청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하였습니다. 물론 당사자는 독립을 하였지만 경제적인 자립을 할 때까지 올라야 할 계단이 여러 개입니다.

    당사자는 고시원 생활이 끝나고 임대주택에 입주하고 일을 재기하기까지 스스로 그 목표를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분입니다. 담당 사례관리자는 함께 동행 했고, 격려하며 존중했고, 정보를 전달했습니다. 누님과의 사이를 중재하고 옹호하였을 뿐 뒤에서 작은 부분을 거들어 드리기만 하였습니다.

    홀로서기가 쉽지 않았던 굴레 속에서 벗어날 용기, 스스로 삶을 고민하고 약속을 성실하게 지키면서 선택하고 결정하는 용기를 내었습니다. 극심한 불안과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한 용기를 낸 당사자에게 큰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의 여정을 기대하고 응원합니다. 내적 역량과 동기가 있는 당사자를 만날 수 있어서 오히려 담당 사례관리자에게 행운이었고 감사를 전합니다.

      이미지  
     

    [고강종합사회복지관 전수정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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