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본 우산(RE: BORN)에게 고마움을‧‧‧
다시 태어난 우산을 만난 날
진달래가 저리도 고운 분홍 우산을 펴고, 개나리가 저리도 노란 종을 울려 대고, 벚나무가 저리도 높이 축포를 터뜨리고, 목련이 저리도 환하게 등불을 받쳐 드는 4월 한복판이다.
내 안에 피운 꽃을 산과 들에 사랑으로 옮겨 심을 가슴 따뜻한 4월. 하지만, 때로는 차가운 꽃비가 내리고 우박이 쏟아지고 눈바람까지 부는 변덕스러운 날씨가 이어지기도 한다.
소사구청 1층에서 갑자기 쏟아진, 겨울의 태풍을 닮은 비를 한참 바라보고 서 있었다. 시간 맞춰 가야 할 곳은 버스를 타기도, 택시를 타기도 어정쩡했다. 일기예보에도 없던 비 소식에 당황하던 중, 구청 입구에서 한 시민이 여러 종류의 우산을 접었다 폈다 하는 게 아닌가. 다가갔다.
▲ 갑자기 비가 쏟아지는 날 당황하지 않게, "우산을 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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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뭔가요?”
“우산을 빌려준다고 적혀 있네요. 자유롭게 쓰고 돌려달라고 하네요.”
범박동에 거주한다는 김연주 씨는 우산 하나를 집어들었다. “집에서 안 쓰는 우산을 여기다 기증해야겠네요. 일단, 전화번호로 문의해 봐야겠어요.”라고 말했다.
노란 표지 안내판에는 ‘리본우산RE: BORN 우산을 빌려드립니다. 자유롭게 쓰시고 여유롭게 돌려주세요. 운영 기간은 매년 3월~10월까지. 공휴일‧주말 제외. 운영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 고장 난 우산 기증도 받습니다. (부천시 일자리 정책과)’라고 쓰여 있었다.
리본우산 덕분에 비를 맞지않고 무사히 목적지까지 갈 수 있었다.
▲ 리본(RE: BORN)우산은 고장난 우산을 무료로 수리해주기도 하지만, 기증받은 우산을 수리해 시민들에게 무료로 빌려주기도 한다.
4월의 세찬 비바람 속 그날, 누군가에게 우산이 되어 준다는 것은 누군가도 우산도 참 행복한 일이었다. 우리 시민의 몸도 마음도 젖지 않게 해주는 다정한 부천시의 우산은 삶의 의미까지 덤으로 알게 해준다.
맑게 갠 뒷날, 소사구청을 찾아가 빌려간 우산을 고이 접어 리본우산RE: BORN자리에 다정하게 꽂아 두는 일도 잊지 않았다.
시인 이정록의 詩다.
‘우산과 어머니는 닮았다. 둘은 비바람을 막아준다. 못난 얼굴을 숨길 수 있다. 하늘 무서운 줄 알고 살아라. 천둥번개도 순간이고 장마도 멎는단다. 나는 어머니를 펼친다.(우산과 어머니)’

▲ 맑게 갠 뒷날, 잘 사용한 우산을 다정하게 잘 꽂아 두었다
한편 부천시는 리본우산을 통해 고장난 우산 수리는 물론이고, 폐우산을 기부 받아 손질해 관내 전철역 4곳을 포함한 7곳의 장소에서 시민들에게 우산을 빌려주고 있다.
고장난 우산을 고쳐주는 수리센터는 1호점(송내북부역 1층), 2호점(중동행복주택 2층, 중동로88), 3호점(내동 렉스타운 1층, 내동54-6) 등 3곳이 운영중이다.

▲ 송내역에 위치한 무료우산수리센터 1호점
○ 부천시 일자리 정책과 032-625-2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