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지역 노동자들을 위한 ‘부천지역 노동공제회’
미국발 관세 위기에 한국의 경제 상황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이런 불안한 상황에서 더 불안한 사람들은 고정된 일자리를 가지지 못한 노동자들일 것이다. 이런 이들을 서로 돕고 최소한의 경제적 안전망을 제공하는 ‘부천지역 노동공제회’가 지난해 3월 출발했다.
‘공제(共濟)’는 힘을 합하여 함께 건너는 것을 뜻하는 단어다. 노동자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 같이 어려움을 건너가자는 것이다.
노동자들이 조직한 단체라고 하면 노동조합을 떠올리기 쉬울 것이다. 그러나 의외로 100명 중에 노조를 한 번이라도 경험해 봤던 사람들은 15%밖에 안 되고, 이 15%도 사실은 기업 노조와 공공 부분 노조가 70~8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노동조합이라는 높은 벽과 사회적 인식이 실제로 노동자들을 노동조합으로 모으고 있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기에 어려울 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 서로를 챙길 수 있는 보험 성격의 ‘공제(共濟)’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이 공제회 출발을 도모한 활동가들이 입을 모은다.
▲ 부천지역의 4대 보험이 되지 않는 노동자들을 위한 '부천지역 노동공제회'가 지난해 3월 창립되었다
▲ 부천지역 노동공제회의 춘의역 노동 상담 모습
부천지역 노동공제회 '일하는 사람들과 함께'는 소소하게 서로를 챙긴다. 누구 하나 챙기지 않는 명절 때 선물을 제공하고, 소액이지만 300만 원까지 생활비 대출도 가능하다. 이 외에도 장기 입원 시 수당도 지급하며(일 4만 원, 연 16만 원 한도) 재해 사망 시 위로금도 300만 원을 제공하며 협약기관인 병원, 약국 등을 이용 시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나아가 변호사, 노무사 무료 상담도 가능하다.
이런 소소한 챙김을 받으려면 월 회비 15,000원과 3만 원 이상의 출자금(1회만 납부, 탈퇴 시 환급 가능)을 내면 된다. 월 회비 15,000원 중 정기 회비는 9천 원이며 기본공제 6천 원은 ‘노동공제 연합 풀빵’으로 보내진다(부천 노동공제회는 ‘노동공제 연합 풀빵’의 지역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어 각종 대출과 수당, 위로금 등을 ‘노동공제 연합 풀빵’에서 지원받는다).
▲ 부천지역 노동공제회의 동아리 활동 모습
▲ 부천지역 노동공제회를 적극적으로 도모한 '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최영진 센터장의 모습
“정말 보호받지 노동자들의 복지와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에게 조금이라도 숨통이 트이는 공간 그리고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되는 게 저희의 목표입니다. 그다음이 그 안에서 나눔과 연대로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연대 공동체를 만드는 게 저희의 고민과 꿈입니다.” 이 공제회를 적극적으로 도모한 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최영진 센터장의 소망이다.
흔히 말하는 4대 보험이 되는 노동자들은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거나 신용 대출을 받기가 쉽다. 하지만 4대 보험 가입돼 있지 않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범위를 벗어나는 사람들은 이 또한 쉽지가 않다. 이들이 큰돈은 아니지만 급할 때 대출을 받을 수 있고, 명절에 선물을 나누고 같이 취미 활동을 하고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상감을 받고 서로 공감을 나누는 곳이 부천 노동공제회이다.
노동자들이 특히 5인 이하 소규모 사업장의 노동자, 특수고용 노동자, 플랫폼노동자, 프리랜서 등 가입할 수 있고 소규모 자영업자도 가입이 가능하다. 9명의 임원을 포함한 30여 명의 회원으로 출발한 ‘부천지역 노동공제회’는 현재 회원 70여 명으로 성장했다.
강사일을 하는 필자도 취재차 갔다가 출자금을 내고 회원가입을 했다. 월 15,000원으로 나와 같은 노동자와 서로 나누고 소통하고 급할 때 도움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이거 요샛말로 ‘꽤 괜찮은 가성비’라는 최영진 센터장의 인터뷰 마무리 멘트가 와닿는다.
● 가입 문의 : 부천 노동공제회 일하는 사람들과 함께 010-7321-6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