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더욱 심각해졌다는 어린이의 문해력 문제. 이를 그림책 놀이 수업을 통해 해결하려는 곳이 있다. 그림책 기반의 놀이형 독서교육 프로그램과 교구를 활용해 질문 놀이부터 책놀이, 글쓰기, 토론까지 가능하다고 하는데. 놀라지 마시라.
그림책 1권으로 이 모든 영역의 활동이 가능하며 심지어 재밌기까지 하다고. '비스킷'은 이 노하우로 경력 보유 여성의 사회 재진출을 위한 독서 교육 강사 양성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도서 『처음 만나는 그림책 놀이수업』을 자체 출간하고 바빠진 놀이형 독서교육 ‘비스킷’ 한아름 대표를 만났다.
<'비스킷' 한아름 대표>
- 주식회사 ‘비스킷’을 소개해 주세요.
‘비스킷’은 과자(biscuit) 상자를 열 때의 기대를 담은 놀이 키트(kit)와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비스킷’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접근성이 좋은 그림책 기반의 놀이형 독서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창의력과 문해력을 향상하는 교구를 제작합니다. 경력 보유 여성을 놀이형 독서교육 전문가로 양성해서 사회 재진출을 돕고 소외계층을 위한 교육 나눔도 진행하고 있어요. 나아가 지역의 예술가들과 협업해 그림책을 융복합 예술놀이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림책으로 할 수 있는 게 참 많죠?
- 시작하게 된 동기나 배경은 무엇인가요?
작가 일과 독서논술 강사 일을 병행하고 있었는데요, 코로나로 인해 강의가 줄면서 남는 시간을 알차게 쓰고 싶어서 창업을 준비했어요. 자연스럽게 관심 분야인 어린이 독서교육 쪽으로 2021년 함께 일하는 재단의 사회적기업 육성사업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책놀이 키트를 만들고 놀이형 독서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되었구요. 강의를 하는 것보다 새로운 교구를 만들고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게 더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었어요. 그러나 창업은 꽃길이 아니더라고요.
<어느날카드교구> <종이인형극교구>
- 그동안의 활동이나 성과가 있다면요?
사회적기업가 육성 사업을 거쳐 2022년 말에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지정이 되었습니다. 종이 인형극을 할 수 있는 책놀이 교구부터 스토리텔링을 위한 보드게임 등을 제작해 수업에 활용했어요. 저희만의 색깔을 가진 교구와 콘텐츠로 부천 지역을 기반으로 시립도서관, 초등학교, 지역아동센터, 가족센터, 기타 교육기관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했죠. 그러다 점차 다양한 지역으로 교육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림책 놀이수업에 AI 도구와 미리캔버스를 활용한 콘텐츠 수업을 부천시 교육청의 미래+클 공유 학교에서 성황리에 마쳤고요. 경기문화재단에서는 그림책 융·복합 예술놀이 사업을 운영했습니다. 이런 성과들을 바탕으로 부천시 소재의 교육 콘텐츠 기업들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사업 구조의 다각화를 준비 중입니다. 서울과 부천의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는 ‘놀이형 독서교육 강사 양성 과정’을 진행하고 관련 도서 『처음 만나는 그림책 놀이수업』을 출간했습니다.
<2024년 알라딘 교육 커리큘럼 부문 3위>
- 『처음 만나는 그림책 놀이수업』은 어떤 책인가요?
독서교육 현장에서 그림책으로 놀이수업을 진행한 저만의 노하우를 담았어요.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고 성장하고 배움 자체가 재미있어야 하죠. 놀이 형태라면 아이들도 독서교육에 호기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기에 이 책은 네 가지 영역별 놀이수업으로 구성되어 질문 놀이-책놀이-글놀이-말놀이 활동을 경험할 수 있어요.

<미래클 공유학교>
- 책에는 책놀이 수업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고 그림책 수업에 대한 차별화된 프로세스가 돋보이는데요.
열심히 강의한 그간의 다양한 놀이수업 프로그램 데이터가 누적되었어요. 이를 바탕으로 온라인 서점에서 제공하는 ‘독후 활동지’와는 차별화된 프로그램과 워크북, 놀이 키트 등이 결합한 구독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역아동센터나 비영리 교육기관 등의 예산이 많이 삭감되었다고 들었어요. 그런 기관들이 요청하면 합리적인 가격에 차별화된 독서교육 서비스와 놀이 키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강사가 필요한 경우 비스킷의 놀이형 독서교육 프로그램 자격증 과정을 수료하신 전문 강사풀을 통해 파견도 가능하고요. 이는 엄마표 책놀이/독서교육 강사/그림책 학급 운영을 하는 교사/각 기관의 교육 담당자분들을 위한 서비스이기도 합니다. 그분들이 값비싼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들을 필요 없이 양질의 수업 키트를 정기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어요. 편하게 문의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보람 있었던 점이나 힘든 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우선 책 출간 이후로 다양한 기관에서 강의 문의나 원고 청탁 등이 들어오고 있어요. 그림책 활동가들로부터 좋은 반응도 얻었고요. 또, 성인대상 평생교육과정을 진행할 때 수강생분들이 ”그림책활동가에 최적화된 수업, 역량강화에 중점을 둔 수업은 처음”이라고 응원해 주셨는데 그때 큰 힘이 되었죠. 저희 교구를 좋게 봐주셔서 모든 학교에 소개하고 수업 후기까지 보내주시는 독서논술 강사님들도 계세요. 다음 시도를 위한 원동력이 되고 있어요.
<저자 강연사진>
-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 비전은 무엇인가요?
그림책 융합 수업 커리큘럼뿐만 아니라 그림책과 직업을 소재로 한 책, 그리고 첫 그림책도 원고 수정 중이고요. 또한 문해력이 시급한 아이들을 위해 AI기반 ‘놀이형 글쓰기’ 시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어요. 작가, 숙련된 글쓰기 강사, 편집자 등이 주축이 돼서 진행해 보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행복한 아침독서에서 펴내는 <월간 그림책>에 원고를 연재하기 시작했는데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그림책 놀이 기획자로 사는 게 가장 신나는 일이고, 어린아이와 같은 호기심과 열정을 잃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하는 한아름 대표의 도전을 응원하고, 지역사회에 교육 나눔까지 실천하는 ‘비스킷’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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