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햇살이 부천아트센터 유리창 너머로 부드럽게 스며들던 18일 월요일 정오 무렵, 한산하던 로비에는 하나둘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공연 시작 시각인 낮 12시 10분이 가까워지자, 점심시간을 맞이한 직장인들과 클래식 애호가,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삼삼오오 로비를 채웠고, 조용하던 공간은 기대감 어린 웃음소리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공연장 입구 주변으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었고, 일부 시민들은 비치된 공연 안내문을 살펴보며 다음 무대 일정까지 관심 있게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일상 속 잠시의 여유를 즐기려는 시민들의 발걸음 속에서 부천아트센터 로비는 어느새 작은 음악회장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이날 열린 공연은 부천아트센터 후원회와 함께하는 로비 콘서트 ‘모두의 클래식’의 첫 무대로, 노바 색소폰 앙상블과 함께하는 ‘봄과 금빛 향연’으로 꾸며졌다.

▲ 공연시작 전 아트센터 로비
공연에 앞서 박은혜 부천아트센터 대표이사는 로비 콘서트의 취지를 설명하며 시민들에게 환영의 인사를 전했다. 박 대표이사는 “부천아트센터는 뛰어난 음향과 시설을 갖춘 공간이지만, 이제는 시민들이 더욱 편안하게 찾고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로비 콘서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가 있기까지 함께해주신 후원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오늘의 즐거움이 입소문처럼 퍼져 앞으로 이어질 로비 콘서트와 부천아트센터가 늘 시민들로 북적이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음악과 예술이 언제나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축사를 전한 박은혜 부천아트센터 대표이사
뒤이어 김종술 부천아트센터 후원회 회장도 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 회장은 “많이 찾아와 주신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오늘 이 자리가 시민들의 일상에서 부천아트센터와 함께하는 새로운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음악과 함께 마음이 쉬어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며 “이 공간이 시민들의 마음속에 따뜻한 기억으로 남길 바라고, 앞으로도 시민과 예술을 이어주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 오늘 준비된 아름다운 공연을 마음껏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따뜻한 환영 인사와 함께 시작된 이날 공연의 첫 무대는 노바 색소폰 앙상블이 열었다. 무대에 오른 연주자들은 로비 콘서트의 첫 시작을 함께하게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는 인사와 함께 팀 소개를 이어갔다.
노바 색소폰 앙상블은 소프라노 색소폰 이승동, 알토 색소폰 장하늘, 테너 색소폰 하동주, 바리톤 색소폰 김선우로 구성된 팀이다. 연주자들은 팀명인 ‘노바(NOVA)’에 대해 “새로운 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며 “새로운 음악과 새로운 무대를 통해 시민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고 소개했다.
이어 색소폰은 발명된 지 약 200년밖에 되지 않은 비교적 젊은 악기이지만, 목관악기의 부드러움과 금관악기의 강렬함을 동시에 지닌 매력적인 악기라고 설명했다. 또한 소프라노, 알토, 테너, 바리톤 색소폰으로 이어지는 다채로운 음역과 개성을 직접 들려주며 이날 공연에서 풍성한 하모니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혀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 '노바' 색소폰 연주자의 인사와 팀 소개
이어진 연주 무대는 그야말로 금빛 선율의 향연이었다. 노바 색소폰 앙상블은 관객들이 클래식을 보다 쉽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매 곡이 시작되기 전 곡에 대한 짧은 해설을 곁들였다.
첫 곡인 바흐의 ‘바디네리(Badinerie)’가 경쾌하게 울려 퍼지자, 로비 분위기는 단숨에 공연장으로 바뀌었다. 밝고 가벼운 선율은 점심시간 로비를 산뜻하게 물들였고, 지나가던 시민들도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춘 채 연주에 귀를 기울였다.


▲ '노바' 색소폰 앙상블 연주
이어 프랑스 파리의 낭만적인 정취를 담은 ‘오 샹젤리제(Les Champs-Elysées)’가 연주되자 시민들은 익숙한 멜로디에 맞춰 미소를 지었고, 곳곳에서는 리듬에 맞춰 고개를 움직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가슴을 울리는 서정적인 선율의 ‘오르페의 노래(La chanson d’Orphée)’에서는 부드러운 색소폰 음색이 로비 공간 전체를 감싸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한층 차분해진 분위기 속에서 시민들은 눈을 감고 음악에 몰입하거나 조용히 선율을 따라 흥얼거리는 모습이었다.
공연 후반부로 접어들며 분위기는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정열적인 탱고곡 ‘리베르탱고(Libertango)’가 시작되자 강렬하고 역동적인 리듬이 로비를 가득 채웠고, 이어 연주된 비토리오 몬티의 ‘차르다시(Czardas)’에서는 빠른 빅지와 화려한 기교가 어우러지며 현장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곡이 끝날 때마다 시민들은 큰 박수와 환호를 보냈고, 로비는 마치 정식 공연장을 방불케 하는 뜨거운 분위기로 가득 찼다.

▲ 색소폰 연주를 감상하는 시민들

▲ 색소폰 연주에 시민들의 환호
시민들의 열렬한 성원에 화답하기 위해 연주단은 준비한 앙코르곡을 선사했지만, 공연이 끝난 뒤에도 박수는 쉽게 멈추지 않았다. 결국 관객들의 뜨거운 요청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 노바 색소폰 앙상블은 가장 큰 호응을 얻었던 ‘차르다시(Czardas)’를 한 번 더 연주했고, 이전보다 더욱 폭발적인 에너지와 화려한 연주로 현장을 환호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점심시간 잠시 들른 시민들조차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한 채 마지막 연주까지 함께하며 공연의 여운을 만끽했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시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서 아내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박성학 씨는 연주 내내 밝은 표정으로 음악을 감상하며 큰 박수를 보냈다.
박 씨는 “부천아트센터 공연을 자주 보러 오는데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로비 콘서트를 알게 됐다”며 “서울 오류동에 살지만 생각보다 멀지 않아 아내와 함께 공연을 자주 보러 온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공연은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오늘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공연이 계속 이어진다고 하니 일정표를 꼭 챙겨가야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한 “특히 이런 공연이 후원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며 “후원자분들과 부천아트센터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 서울 오류동에서 공연장을 찾은 박성학 씨와 아내
부천 원미구 원미동에 거주하는 강채린 씨 역시 공연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강 씨는 “부천아트센터 공연을 자주 관람하고 있다”며 “최고 수준의 시설과 음향을 갖춘 공간인데도 공연 가격이 비교적 저렴해 시민들이 클래식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2026 상반기 정기강좌인 ‘위대한 작곡가들’을 듣고 있는데 다음 주면, 마지막이라 벌써 아쉽다”며 “다음에는 오페라 강좌도 열렸으면 하는 마음에 건의도 해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날 공연에 대해서는 “색소폰 앙상블 연주가 친숙하고 대중적인 곡들로 구성돼 음악에 대한 갈증이 있던 나에게 큰 위로와 없어지는 시간이었다”며 “이 로비 콘서트가 준비되기까지 대표를 비롯해 많은 분이 애쓴 것이 느껴졌다. 이런 시간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후원자들도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공연이 모두 끝난 뒤에도 부천아트센터 로비는 서로의 소감을 나누며 미소 짓는 시민들의 온기와 여운으로 한동안 따스하게 채워져 있었다. 일상의 한복판에서 마주한 뜻밖의 선율은 바쁘게 살아가는 시민들의 지친 마음에 잠시나마 쉼과 위로를 선물했다.
이날 첫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친 부천아트센터 로비 콘서트 ‘모두의 클래식’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오는 10월 28일까지 매달 가야금, 오케스트라 현악사중주, 합창, 마림바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매 공연은 낮 12시 10분부터 12시 55분까지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1층 로비에서 전석 무료(비지정석)로 진행된다.
로비 콘서트 관람 정보 및 기타 자세한 사항은 부천아트센터 대표번호(1533-0202)로 문의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