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실에서 새 생명의 탄생을 기념하며 소중히 간직했던 태항아리가 400여 년의 시간을 지나 처음으로 부천 시민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7월 13일 오후 부천시립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특별기획전 '태(胎), 왕실의 영원을 기리다' 개막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조용익 부천시장과 시·도의원, 문화유산 전문가, 박물관 관계자,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해 부천에서 출토된 신생옹주 태항아리의 역사적 의미를 함께 살펴봤다.
행사는 내빈 소개를 시작으로 문동수 부천시립박물관장의 개회사, 조용익 부천시장의 축사, 테이프 자르기, 기념 촬영, 전시 관람 순으로 진행됐다. 개막식이 끝난 뒤 참석자들은 학예연구사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장을 둘러보고, 태항아리와 출토 유물을 자세히 살펴봤다.

▲ 부천시립박물관 특별기획전 <태胎, 왕실의 영원을 기리다> 개막식

▲ 부천시립박물관 특별기획전 <태胎, 왕실의 영원을 기리다> 개막식
문동수 부천시립박물관장은 개회사에서 "박물관이 시민들에게 더욱 가까운 공간이 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꾸준히 고민해 왔다"며 "지역에서 발견된 문화유산을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이 박물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생옹주 태항아리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 부천에서 출토된 문화유산을 시민들에게 직접 소개하기 위해 국가 귀속 절차와 국가유산청의 보관·관리 위임기관 지정 과정을 준비했다"며 "이번 전시는 부천시립박물관이 국가 귀속 문화유산을 관리하는 기관으로서 마련한 첫 의미 있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축사에서 부천에서 발견된 문화유산의 의미를 강조했다. "부천에서 출토된 왕실 태항아리를 시민들에게 공개하게 되어 매우 뜻깊다"며 "지역에서 발견된 문화유산을 연구하고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는 일은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풍성하게 만드는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화유산은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보여주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문화유산에 대한 연구와 활용을 꾸준히 지원하고 시민들이 역사와 문화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 부천시립박물관 특별기획전 <태胎, 왕실의 영원을 기리다> 학예사 전시 설명
이번 특별전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박물관협회가 주관하는 'K-뮤지엄 지역 순회 전시 및 투어 지원사업(뮤지엄 이음)'에 선정돼 마련됐다.
'뮤지엄 이음'은 지역 박물관과 미술관의 우수한 전시를 다른 지역으로 순회 개최하고, 관광 프로그램과 연계해 지역 문화 활성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받는 유물은 지난해 부천시 원미구 작동산 신생옹주묘역 발굴 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신생옹주 백자 태항아리다. 일반에게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부천시립박물관 특별기획전 <태胎, 왕실의 영원을 기리다> 학예사 전시 설명
신생옹주묘역은 서울~광명 민자고속도로 건설에 앞서 실시한 발굴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현장에서는 태항아리와 내항아리, 외항아리, 뚜껑, 동전 등이 함께 출토됐다. 일반적인 왕실 태실과 달리 태지석 없이 발견된 사례여서 학술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출토 유물은 매장유산 신고와 국가귀속 절차를 거쳤으며, 국가유산청의 승인을 받아 현재 부천시립박물관이 국가귀속유산 보관·관리 위임기관으로 관리하고 있다.
태항아리는 조선 왕실에서 왕자나 공주가 태어났을 때 태반과 탯줄을 담아 보관한 항아리다. 왕실에서는 아이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며 태를 태실에 봉안했고, 이러한 과정은 『조선왕조실록』과 여러 의궤에도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번에 공개된 신생옹주 태항아리는 조선 중기 백자 태항아리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유물이다.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한 인흥군 태항아리와 형태가 비슷하며, 문헌 기록과 형태를 종합한 결과 선조의 딸인 신생옹주의 태항아리로 추정되고 있다. 부천에서 왕실과 관련된 문화유산이 확인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 부천시립박물관 특별기획전 <태胎, 왕실의 영원을 기리다>
왕실의 탄생 문화를 한눈에 살펴보는 전시로 네 개의 주제로 구성됐다.
제1부 '탄생, 서로를 잇다'에서는 조선 왕실의 태실 문화와 안태 의례를 소개하고, 부천과 대구·경북 지역에 남아 있는 왕실 탄생의 흔적을 살펴본다.
제2부 '태, 기록되다'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경숙옹주 태항아리와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화길옹주 태항아리 등을 통해 시대에 따른 태항아리의 형태와 제작 기법을 비교할 수 있다.
제3부 '생명, 세상에 공개되다'에서는 신생옹주 태항아리와 함께 출토된 동전, 묘비문, 『백년록』 등을 전시해 신생옹주의 생애와 태항아리의 역사적 가치를 소개한다.
마지막 제4부 '기억, 부천에 깃들다'에서는 부천에 남아 있는 왕실 여성들의 흔적을 영상으로 소개하며 부천과 조선 왕실의 인연을 되짚어 본다.

▲ 부천에서 발견된 신생옹주 태항아리 최초 공개
전시장 한편에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고궁박물관, 경북 지역 박물관이 소장한 태실 관련 유물도 함께 전시됐다. 부천에서 출토된 태항아리와 비교하며 시대별 변화와 특징을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개막식에 참석한 한 시민은 "태항아리를 처음 봤는데 작은 항아리 속에 왕실의 생명관과 역사가 담겨 있다는 설명이 인상 깊었다"며 "부천에서 이런 중요한 문화유산이 발견됐다는 사실이 새롭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 (왼쪽)옹주 합환 백자 태항아리와 태지석, (오른쪽)인흥군 백자 태항아리
연계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준비된다. 시민 대상 특강 「조선시대 왕실의 태실 조성과 관리」, 임산부 대상 체험 「태항아리, 생명을 품다」, 가족 대상 프로그램 「우리 가족, 생명의 시작을 만나다」 등이 마련되며, 참가 신청은 부천시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가능하다.
전시는 부천시립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7월 14일(화)부터 9월 6일(일)까지 진행되며, 이후 대구 계명대학교 행소박물관에서 9월 21일(월)부터 11월 7일(토)까지 이어진다. 부천은 새롭게 발견된 신생옹주의 발견을 계기로 순회전의 출발지로 삼았으며, 대구는 조선 왕실 태실이 가장 집중적으로 분포된 지역으로서 태실 문화의 전승과 의미를 함께 보여준다.

▲ 신생옹주 백자 태항아리와 동전
두 전시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경북 지역 박물관의 태실 관련 유물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지역 문화유산과 연계한 관광 프로그램도 기관별로 4회 운영될 예정이며, 참가자 모집은 추후 별도 공지된다. 자세한 내용은 부천시박물관 누리집(www.bcmuseum.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400여 년 전 왕실에서 소중하게 보관했던 태항아리는 긴 시간을 지나 부천 시민들과 만나게 됐다. 이번 특별전은 한 생명의 시작을 기록한 왕실 문화를 소개하는 자리이자, 부천에서 발견된 문화유산의 가치를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의미 있는 전시로 기억될 것이다.

▲ 2026년 특별기획전 <태(胎), 왕실의 영원을 기리다> 포스터
○ 부천시립박물관 032-684-9057~8 / https://www.bcmuseum.or.kr/ko/exhibition/1659/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