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교육복지사로부터 한 통의 도움 요청 전화가 왔습니다.
“가정방문을 했는데, 집 상태가 심각해요. 바퀴벌레도 많고... 아이가 지낼 공간이 없어요.”
선생님은 많은 가정을 방문했지만, 이 집은 도저히 아이가 지낼 만한 곳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학교에서는 아이에 대한 지원만 가능하기 때문에 복지관에 도움을 요청하셨습니다.
처음 집에 방문했을 때, 교육복지사의 이야기대로 일상생활조차 하기 어려운 집이었습니다. 반지하에 방이 세 개나 되는 크지 않은 집이었지만, 그중 두 방은 온갖 짐과 비닐, 사용한 채 버려진 쓰레기, 쓸 수 있을 것 같아 밖에서 주워온 집기들로 방 안에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주방에는 도시가스가 연결되어 있지 않아 가스 버너 하나로 식사를 해결했고, 주방의 절반은 물건들과 쓰레기로 가득 차 바닥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남은 방 하나는 침대 위에 옷가지가 쌓여 있어 침대를 쓸 수도 없었고, 바닥에 2인용 전기장판을 깔아놓고 그 공간에서 세 명의 가족이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아이가 쓸 수 있는 방은 없었습니다. 짐이 많으니 자연스레 바퀴벌레가 계속 돌아다녔고, 잠을 자는 방에는 벌레가 들어오지 않도록 불을 항상 켜 놓고 있어야 했습니다.
집의 가장인 영희씨는 경제적인 압박과 고단함 속에서도 일을 하며 가족을 돌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평일에는 일이 바빠 집을 치우기 어려웠고, 주말에도 쉬지 못해 청소와 정리에 시간을 거의 쓸 수 없었습니다. 영희씨의 어머니도 교통사고 이후 건강이 좋지 않아 정리에 힘을 쏟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이렇듯 집 정리는 좀처럼 진척되지 않았고,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는 상황까지 이르렀으며, 아이와 분리될 위험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영희씨와 아이 모두 떨어져 사는 것은 원하지 않았고, 가족이 함께 건강하게 살고 싶다며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치워야 하는 건 알아요. 그런데 몸도 마음도 힘들고, 혼자서 감당하기가 어려워요. 도와주세요.”
여러 차례의 상담을 통해, 영희씨가 현재보다 나은 상황으로 바뀌고 싶다는 마음을 알게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복지관은 지역사회 내에 영희씨와 연관되어 있고 도울 수 있는 여러 기관들이 한자리에 모여 영희씨 가족의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는 통합사례회의를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통합사례회의에는 부천시주거복지센터, 행정복지센터, 부천시아동보호전문기관, 자녀가 다니는 학교 교육복지사가 참여해 영희씨 가정이 해체되지 않고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환경 개선과 자녀의 방 마련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영희씨의 개선 의지와 실행 가능한 합의점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계획도 세웠습니다.
첫 번째는 영희씨 가족이 직접 참여하는 집안 정리와 청소였습니다. 영희씨와 가족들이 미리 버릴 것과 사용할 것을 나눠 목록을 결정하고 집을 어디부터 어떻게 치울지 등, 집 청소에 대한 총괄 역할을 맡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몸과 마음이 힘든 상황에서도 영희씨는 “아이를 위해 공간을 깨끗하게 만들고 싶다”며 조금씩이라도 먼저 치우고, 물건을 줄여나가겠다고 했습니다. 무거운 짐이나 큰 물건은 지역 봉사단체를 모집하고, 자활센터 청소 사업단을 활용해 힘을 더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단계는 해충 방역으로, 청소와 정리로 물건이 줄어 바퀴벌레가 숨을 곳을 없앤 후 여러 차례의 방역을 통해 영희씨 가족이 가장 힘들었던 벌레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이후엔 도배와 장판을 교체하고, 최종적으로는 아이가 사용할 방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부천시주거복지센터의 ‘꿈이 자라는 방’이라는 사업명처럼, 아이의 꿈이 자라고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입니다.
유관기관들도 각자의 역할로 함께할 예정이지만,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당사자인 영희씨입니다. 영희씨는 가장 소중한 가족을 위해 바뀌고자 다짐했습니다.
“아이가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집을 만들고 싶어요. 아이와 함께 살 수 있게 최선을 다 할게요.”
영희씨의 다짐처럼, 영희씨 가족이 함께 안전한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춘의종합사회복지관과 여러 유관기관이 함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춘의종합사회복지관 장수진 사례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