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6일 일요일 아침, 화창한 가을하늘이 펼쳐진 부천종합운동장에서는 전국에서 달려온 5,000여명의 동호인들이 참가한 가운데 제9회 부천복사골 마라톤대회가 열렸습니다.

운동장에 우렁차게 울려퍼지는 북소리를 들으며 저마다 가벼운 준비운동으로 몸을 풀고 나서

5km, 10km, 그리고 하프코스, 순서에 따라 출발신호가 울리자 모두 힘차게 달려나갑니다.

달리는 사람들을 자세히 보니 김만수 부천시장과 김문호 시의회 의장을 비롯해서 낯익은 얼굴들도 많이들 눈에 띄네요.

빨갛고 까만 운동복에 노란 풍선으로 깔맞춤을 한 커플은 배번의 숫자도 비슷해서 그야말로 천생연분인듯 합니다.

늠름한 검은 도복을 입은 미래의 특공무술 챔피언들도 보이고,

화려한 옷으로 한껏 멋을 낸 아주머니도 손가락으로 승리의 V를 그려보입니다.

유모차에 예쁜 공주님을 태운 아빠도 마냥 즐거운 표정이네요.

두꺼운 겨울옷을 입은 할머니가 땀을 뻘뻘 흘리시면서도 꼭 움켜쥔 비닐가방 속엔 뭐가 들었을까 궁금해지는군요.

외국인 마이클 데이비드씨는 광속 질주하는 모습이 마치 카메라 속으로 뛰어들어올 듯 합니다.

최선을 다해 완주한 뒤 탈진해 쓰러진 선수를 주위분들이 함께 보살펴주는 따뜻한 광경도 보이네요.

이렇듯 남녀노소가 함께 달리는 즐거운 마라톤을 통해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짐을 느낍니다.

그러는 사이 일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선수들의 환호성이 간간히 들립니다.

상위권에 들어서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의 기분은 하늘을 찌를 듯 하겠지만,

느긋하게 달려서 시상식도 다 끝난 텅빈 운동장에 유유자적하며 들어오는 기분도 나름 괜챦을듯 싶네요.

일등과 꼴찌가 모두 행복한 곳, 그곳이 바로 부천복사골마라톤 현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