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초, 햇살이 따사로운 가을날에 잠시 틈을 내어 찾아간 상동호수공원.
그곳에서는 가을의 한마당에 펼쳐진 단풍이 형형색색의 향연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절정에 이른 단풍이 잔잔한 호수에 빨갛고 노란 물감을 풀어놓은 듯 화려한 반영을 비추는 동안
고깔 모양의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는 분수 뒤에 우뚝 선 광고판이 이곳이 복사골 부천임을 말해주네요.

호수공원의 산책로에 서있는 나무들도 저마다의 색깔로 치장하고 사람들의 눈길을 끌다가는
살랑 살랑 가을 바람에 흩날려 떨어져 마른 풀밭에 쌓입니다.

단풍 아래 산책로엔 건강을 지키려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들, 좋은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름답고,

아기와 함께 나들이를 나온 엄마는 고사리손으로 빠알간 단풍잎을 선물하는 아기를 보며 마냥 행복한 표정입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가을 나들이 나온 오리가족도 잔잔한 물결 위로 줄지어 헤엄치고,

호숫가 산책로 한 모퉁이에 한가로이 앉아있는 노부부와,

수줍은 듯 서로의 시선을 피하며 앉아있는 젊은 연인들,

그리고 새모이를 주며 즐거워하는 엄마와 아기의 동상도 저마다 가을의 햇살을 누리고 있습니다.

솜털처럼 하얀 갈대가 흔들리는 오솔길,

하얀 메밀꽃과 푸른 보리싹이 붉은 단풍과 더불어 그 빛을 뽐내는 길을 지나

부평구와 부천시 우애의 숲을 뒤로하고 나올 때까지도 호수공원의 단풍은 한낮의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우리 마음도 늘 그렇게 반짝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