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에 산다는 것은 책과 가까워질 기회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작년에 이어 책과 음악을 공원에서 즐길 수 있는 북피크닉이 지난 8월 7일 부천시청 잔디광장에서 진행되었다. 책보다는 SNS의 영상을 접하기 쉬운 세대가 탁 트인 공간에서 책도 읽고 휴식을 취하는 독서의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자리였다. 오후 2시가 되자 가족 단위, 친구 단위의 사람들이 잔디광장에 삼삼오오 모여든다. 이날 북피크닉뿐만 아니라, 저녁까지 이어지는 BAC 파크콘서트까지 참여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한 가족들도 보였다.

“좋죠. 오늘 아는 엄마들하고 아이들하고 같이 왔어요. 오늘 모인 분들은 원래 도서관을 자주 다니는 엄마들이에요. 오늘 행사 장소도 가깝고 날씨도 좋고 해서 간식 준비까지 해서 참가했어요.” 행사가 시작되자마자 북피크닉존 한편에 자리를 잡은 4명의 엄마와 6명의 아이 중 한 명인 김미영 씨(중동)가 참가 소감을 밝힌다.
아직은 낮의 기온이 높아 더운 날씨였지만 빌려온 책과 이야기꽃으로 왁자지껄하다. 보통 때에도 수주도서관을 단체로 방문할 정도로 책에 관심이 많아 오늘 작정을 하고 참가했다고 한다. 내친김에 저녁 BAC 파크콘서트까지 달릴 예정이란다.

▲ 지난 7일 부천시청 잔디광장 '북피크닉 & BAC 파크콘서트' 북피크닉에 참여한 참여자들의 모습

시청 잔디광장 중앙에는 다양한 색깔의 빈백이, 좌우로에는 캠핑 분위기가 나는 캠핑의자와 시민들이 돗자리를 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북피크닉 운영부스와 잔디광장 군데군데 주제별 추천 도서와 다양한 장르의 신간 및 베스트셀러 도서 1,000여 권이 비치되어 있고 피크닉 용품 및 보드게임이 대여되어 손만 뻗으면 책과 게임을 즐기며 쉴 수 있다. 필자도 한낮의 뙤약볕이 아직은 부담스러워 그늘인 곳의 캠핑의자를 찾아 모처럼 책을 손에 잡는다. 책을 읽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잠자리를 잡는 아이가 뛰어다니는 소리와 같이 온 엄마들의 웃음소리가 더해져 더운 여름 낮이지만 상큼한 바람 한 줄기가 잔디광장을 휘젓는 듯하다.

▲ 빈백과 캠핑의자, 돗자리 공간에 신간 및 베스트셀러 도서 1,000여 권이 비치되어 있고 운영부스에는 ‘마음을 담은 책편지 보내기’, ‘행운가득 사탕뽑기’ 등을 진행했다. 북피크닉 행사 모습

운영 부스에는 ‘마음을 담은 책편지 보내기’, ‘행운 가득 사탕뽑기’ 등을 진행해 참여자들이 독서 이외에도 북피크닉을 즐길 거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사탕 뽑기, 민화 색칠하기, 만들기 등을 뽑은 아이들의 즐거움과 이를 구경하는 이들의 호기심이 운영 부스 주위에 가득 찼다. 한여름의 따가운 햇살이 아직은 가시지 않은 오후에 시작되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을 내음도 몽글몽글 뿜어내는 9월 초가을의 모습이었다.

▲ 오후 2시부터 이어진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북피크닉은 저녁 부천아트센터 ‘파크콘서트 온에어’로 이어졌다. 이 열린 콘서트에는 2,0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BAC 파크콘서트 모습(사진제공 부천아트센터

오후 2시부터 이어진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북피크닉은 저녁 부천아트센터 ‘파크콘서트 온에어’로 ‘2024 뮌헨 오데온스 광장 콘서트’ 실황 영상이 부천아트센터 외벽 전광판을 통해 상영되었다. 지난 7월 독일 뮌헨에서 개최된 세계적 축제인 ‘2024 뮌헨 오데온스 광장 콘서트를 부천 잔디광장으로 옮겨온 것이다. 실감 나는 클래식 공연을 열린 공간에서 가을 내음을 맡으며 2,000여 명의 참여자들이 누렸다. 북피크닉에서 파크콘서트로 이어지는 눈, 귀 문화 호강을 맘껏 누릴 수 있는 문화가 있는 날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