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인생에 말을 걸다'. 송내역 부근 빨간지붕 아래 작은 도서관의 독서문화프로그램이 눈길을 끌었다. 아이들만 읽을 것 같은 그림책을 어른이 된 지금 다시 읽어본다면 어떤 느낌일까? 빨간지붕 아래 작은 도서관은 송내초등학교 뒤편 산돌교회 교회 별관에 있는 작은 도서관이다. 잘 정리된 도서관 잔디마당 입구는 단정함과 정갈함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림책 이야기를 들려주는 김미화(전 중등 교장) 강사는 흰 띠 줄자를 참석자들에게 나눠주고 현재 본인의 나이를 줄자로 짚어 보라고 한다. "앞으로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될까요?"질문을 던졌다. 참석자들은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줄자의 정확한 눈금에 의외의 경각심을 보이며 시간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된다.

그림책 『오늘 상회』는 언뜻 보면 동화책 같지만, 숲속을 배경으로 한 집에 찾아오는 사람들의 다양한 하루를 상회의 상품으로 판매하며 쓴 의미 깊은 이야기 책이다. 이야기를 들은 몇몇 참석자들은 각각의 시선으로 보는 그림책만으로도 인생을 이야기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림책 속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김 강사는 전직 국어 교사의 실력을 겸비해 부드럽고 쉽게 이야기를 전달하고, 책의 여백 사이에서 참석자들에게 질문을 던져 자연스럽게 가슴 속 이야기를 끌어내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했다.

인생을 어느 정도 살아온 자영업자나 직장 은퇴자들이 참석했는데 의외로 그림책의 편안함과 의미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진지하게 삶을 이야기했다.

전직 경찰 출신 서형호(63. 중동)는 “그림책은 아이들만 보는 줄 알았는데 어른이 봐도 좋은데요. 이런 시간은 처음인데 의미가 있어요” 라며 숨은 감성을 드러냈다.

그림책 하면 아이들이 보는 책이 아니냐고 물을 수 있으나 그림책은 다양한 삶의 모습이 담겼으며, 충고, 조언, 훈계하려는 의도가 없이 편안하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다.

그림책은 그림과 텍스트가 뛰어난 한 권의 예술 작품으로 연령대를 초월해 누구나 볼 수 있는 예술 작품이다. 글과 그림이 발효되어 독자에게 좋은 질문을 던지기에 좋고 글과 그림의 여백 사이에서 독자의 경험을 자연스럽게 끌어 올릴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한다.

요즘 들어 어른이 읽는 동화책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하는데, 이런 기회에 그림책의 매력에 한 번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또한 집 가까이에 있는 작은 도서관 이용도 해보자.

빨간지붕 아래 그림책 이야기는 작은 도서관 찾아가는 독서 문화프로그램 공모사업으로 오는 10월 25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무료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