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때문에 방에서 잠을 못 자요.

“선생님, 저 혹시 도와주실 수 있으세요?”

2년 전 사례관리로 도움을 받으셨던 김이사(가명)님께서 올해 1월에 다시 연락을 주셨습니다. 방에 곰팡이가 가득해서 도저히 지낼 수 없는데 집수리를 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는 전화였습니다.

김이사님께 어떤 도움이 필요하신지 알기 위해 가정 방문을 나갔습니다. 계단을 내려가는 반지하에 화장실은 출입문 밖에 따로 나와 있으며 방과 부엌이 있는 집이었습니다. 김이사님네 방을 들어가니 냉기가 가득했습니다. 방이 추운데 괜찮으신지 여쭤봤더니 저희가 온다고 해서 냄새를 빼기 위해 창문을 열어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방에 들어가 보니 구석에는 침구류들이 있고 옆에는 상자에 짐들이 쌓여 있었습니다. 벽지에는 곰팡이가 가득했으며 천장도 살짝 무너져 있었습니다. 예전부터 비가 많이 오면 물이 새서 곰팡이가 슨다고 하며 방에는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곰팡이 냄새 등이 가득한 상황이었습니다. 냄새 때문에 머리가 아파서 방에서 잠을 잘 수 없어서 방에서 나와 부엌에서 잠을 잔다고 하셨습니다.

“예전에 아파서 병원 입원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못 낸 월세를 보증금에서 다 빼서 이제 남은 보증금이 없어요. 그래서 집을 고쳐 달라고 하면 나가라고 할까 봐 그런 말도 못 하겠어요.”

집주인에게 집 수리를 해달라고 이야기했냐고 물어보니 해주신 말씀이었습니다. 받고 계시는 수급비만으로 보증금 마련에 어려움이 있어 전세 임대 등을 신청할 엄두도 못 내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집에 곰팡이가 가득해지면서 더는 지내기가 어려워서 도움을 요청했다고 하셨습니다. 이에 주거복지센터 주거상향지원사업을 통해 도움받을 수 있음을 안내해 드리자 그 비용만큼은 담배를 끊어서라도 모아보겠다고 하셨습니다.

식사는 어떻게 하냐고 여쭤보니 매일 라면을 끓여 밥을 먹었는데 요즘은 밥도 못 먹고 있다고 했습니다. 왜 못 드시는지 여쭤보니 최근 깜빡하는 일들이 많아져서 냄비 밥을 해 먹다가 냄비를 태워서 더 이상 냄비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한 끼라도 제대로 된 식사가 지원되면 나와서 드시는 것이 가능하냐고 여쭤보니 너무 좋다고 하시면서 꼭 가겠다고 하셨습니다.

어르신들께 흔히 있는 고혈압, 당뇨 관리를 위해 병원 및 약물 복용은 잘하고 계시는지 여쭤보니 병원비가 부담스러워서 몸이 안 좋아도 병원에 다니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의료급여 대상자인데 병원비가 많이 나와 못 다니냐고 여쭤보니 의료급여 혜택에 대해서 알지 못하고 계신 상황이었습니다.

민관에서 다가온 따뜻한 손길

방문 상담 이후 사무실로 복귀하여 주거상향지원사업을 신청하였고 주거복지센터에서 김이사님 댁 방문 후 주거상향지원사업 신청서 작성에도 도움을 주셨습니다.

소사노인복지관 경로식당 이용 안내를 위해 방문하시라 안내하였으며 소사보건소 100세 건강실, 소사치매안심센터를 통해 당뇨, 혈압, 치매 검사 등 검사를 진행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동안 병원에 다니지 않아 혈압, 당뇨 검사 결과가 좋게 나오지 않아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들었으며 다행히 치매 소견은 없다는 결과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김이사님을 모시고 예전에 다니던 정형외과 동행을 하여 혈압, 당뇨, 관절 통증 등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이후 혈압, 당뇨 관리가 필요하다는 결과를 듣고 꾸준히 병원에 다니겠다고 하셨습니다.

마침 함께 웃는 세상에서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진행되어 곰팡이가 가득한 벽지를 뜯어내고 도배를 진행하면서 조금 더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하실 수 있도록 도움을 드렸습니다.

“담당님, 덕분에 집도 깨끗하게 지내고 있고 식사를 너무 맛있게 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사할 생각만 하면서 빨리 결과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어요. 하루하루가 너무 즐거워요. 담당님”

소사노인복지관 경로식당을 이용하기 시작한 김이사님을 식사를 마치시고 돌아가실 때 자주 뵐 수 있었습니다. 매일 라면만 먹다가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좋고 기쁘다고 하셨습니다.

이사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잠도 설칠 정도로 설레하시면서 이웃돕기 후원으로 지원받은 침대, 겨울 이불 등을 이사를 하게 되면 새집에서 꺼내서 쓰고 싶다고 하시며 아끼시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담당님들 감사합니다.

기다리던 주거상향지원사업 결과가 통보되어 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안내문이 발송되었습니다. 김이사님께 전화가 와서 안내문은 받았는데 내용을 모르겠다며 어떻게 하면 되냐는 물음에 진행 과정에 대해 안내를 드렸으며 주변 부동산을 다니시면서 마음에 드시는 집이 있으면 계약을 하시면 된다고 안내해 드렸습니다. 김이사님은 즐거운 마음으로 부동산을 다니셨고 새로운 집 계약을 진행하였습니다. 과정에서 LH와 주거복지센터, 사례관리 담당자인 저에게 많은 질문을 하시면서 계약을 무사히 잘 마무리하셨습니다. 계약서를 작성하고 김이사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담당님들 너무 감사해요. 덕분에 이사도 하고 맛있는 밥도 잘 먹을 수 있었어요. 주거복지센터 담당님께도 전화해서 감사하다고 인사드렸어요.”

김이사님은 몇 번씩이나 감사하다고 말씀하시며 저와 통합사례관리사 선생님의 도움이 없었으면 이사도 못 하고 병원도 못 다니면서 안 좋은 생각을 했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앞으로도 담당님들 이름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이제 새로운 집으로 이사하실 날만 기다리고 계시는 김이사님! 앞으로는 쾌적한 환경에서 즐거운 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