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없는 동네 아줌마나 탐낼 만한 직업, 동네 반장을 하는 홍씨 성을 가진 남자.

수려한 외모에 모르는 일도, 못 하는 일도 없는, 귀신도 울고 간다는 다재다능한 미스터리 한 이 남자. 동네 안에 그야말로 무슨 일이 생기면 신출귀몰하게도 틀림없이 나타나 짠! 하고 해결하는 동네 반장 홍반장이다. 20여 년 전 코믹 멜로영화에 등장했던 주인공 홍반장의 활약상을 우리는 그렇게 기억하고 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할 때 영화에서처럼 짠! 하고 나타나 짜잔~! 하고 해결해 주는 홍반장이 우리 동네에도? 물론 있다. 그것도 여러명이나 된다.

▲ 스마트경로당 배송물품포장중

스마트 경로당에 보낼 물품 포장을 위해 장대비를 뚫고 출격한다거나, 이사를 앞둔 거동이 불편한 동네 어르신 댁 청소를 도와준다거나, 나들이를 떠나는 어르신들 활동 보조에 참가한다거나....

▲ 배송물폼포장중

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에는 ‘홍반장 위원회’가 있다.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2022년 1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해, 코로나 신속 항원 검사와 PCR 검사로 환자들이 늘자 안내와 접수를 돕고, 노인 돌봄 사업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물품 포장에서 배달까지 이들의 활동 영역은 헤아리기 어렵다.

▲ 배송에 참여한 배경희사무국장과 아들

▲ 물품싣고 홍반장 출발합니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어요. 원미동으로 이사 오시기로 한 어르신이 거동하기가 불편하고, 귀도 어두워서 이사 전 청소를 도와줄 수 없는지. ‘도와줘요~ 홍반장!’ 한마디에 이른 아침부터 청소도구를 챙겨온 4명의 홍반장들이 이사 올 집의 문틀이며, 싱크대, 화장실까지 반짝반짝 윤이 나게 청소해 주셔서 무사히 이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지요. 원래는 2명이 1시간 정도 청소하면 되는 정도의 방 1개, 화장실, 주방이 있는 규모였는데, 4명이나 출동 해주신 거죠.”

▲ 광좀 내볼꺼나?

“대장동에 거주하시는 거동이 불편한 한 어르신은 2주간 매일 소독이 필요하여 부천시민의원에 오셔야 했는데 주중에 4일, 총 8일간은 도와주실 분이 안 계셨어요. 그래서 홍반장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이때에도 홍반장들이 나서서 이동을 도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 이사청소에 함꼐한 오목, 박귀자, 김용덕홍반장

“지난 7월에는 700여 개의 물품을 45개 경로당으로 배송하기 위해 박스 포장, 스티커 작업이 필요했는데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달려오신 홍반장을 비롯해 무려 5분이 작업을 해주셔서 예상 시간보다 빠르게 물품 포장을 완료할 수 있었고 다음 날에는 또 다른 홍반장이 출격해 직접 경로당으로 물품 배송도 진행했습니다.”

배경희 사무국장은 이 외에도 의료사협에서 운영하는 부천시민의원에서 준비한 부채 나눠주기 행사에도 참여하는 등 홍반장들의 활동은 해당 영역이 따로 없다고 소개한다.

▲ 이문옥, 서영희홍반장

영화에서처럼 수려한 외모를 갖춘 미혼의 남자가 아닌, 길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평범한 모습의 홍반장이지만 우리 이웃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 서로 도움을 요청하고 도와주는 홍반장들이 모여있는 홍반장 위원회. ‘도와줘요~ 홍반장!’하고 누군가 외칠 때 거침없이 달려갈 수 있는 열정이 있는 시민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홍반장이 될 수 있다. 우리 동네에도 홍반장이 있다.

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032-675-7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