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득 찼다. 8월 한여름 오정도서관에는 말 그대로 남녀노소 빽빽이 자리를 잡고 있다. 1층은 물론 이번에 새로 단장한 2층도 마찬가지다. 부천의 상대적 문화 소외 지역인 오정동에 위치한 오정도서관은 이 지역의 주민들에게는 문화 쉼터, 책 쉼터 같은 역할을 한다. 이런 오정도서관 2층 자료실이 지난 5월부터 새 단장에 들어가 지난 7월 20일부터 다시 문을 열었다.

▲ 오정도서관 2층 자료실이 새롭게 단장했다.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유아자료실 내 ‘책 읽어주는 방’의 모습

2층 자료실의 유아 자료실 및 수유실이 만화아지트 뒤쪽으로 이전되면서 공간이 전체적으로 넓어졌다. 유아자료실 내 ‘책 읽어주는 방’이 새롭게 만들어진 것과 2층 자료실의 가운데 북캠핑존이 자리를 잡은 것이 눈길을 끈다. 특히 책읽어주는 방은 ‘책 읽어주는 별방’과 ‘책 읽어주는 꿈방’ 두 곳으로 만들어져 신발을 벗고 영유아와 보호자가 같이 들어가 널찍한 공간에서 책을 접할 수 있게 해놓았다. 어릴 때부터 책을 접할 수 있는 독서 습관 형성을 물론 가족 간에 책을 매개로 소통하는 공간으로 역할을 할 듯하다.

“방학 내내 도서관에 와요. 시원하기도 하고 책도 읽고요. 만화책 많이 읽기는 하지만요”
“엄마가 컴퓨터 게임만 한다고 도서관 가라고 했어요. 별 생각 없이 왔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놀랐어요. 저도 좋아하는 책 찾아서 읽었어요.”

오정도서관 근처 학교를 다니는 김태연, 김성현 초등학생은 도서관에 얼마나 자주 이용하느냐는 질문에 위와 같이 답을 한다. 방학과 휴가철이라 많은 초등학생의 모습과 가족 단위의 모습도 심심찮게 보인다.

▲ 2층 자료실의 유아자료실 및 수유실이 만화아지트 뒤쪽으로 이전되면서 2층 자료실이 전체적으로 넓어졌다. 2층 자료실의 모습

오정도서관은 이번 2층을 새롭게 단장하면서 여름 특별 이벤트로 아동실 뜨락 공간에 캠핑 의자, 조명, 가랜드 등 감성 캠핑 소품들을 비치해 ‘북캠핑존’을 운영하고 있으며, ‘나만의 부채·비치백 만들기’, ‘떠나요 북캉스’, ‘미스테리 꾸러미’ 등의 행사를 진행했다. 이 중 ‘북캠핑존’은 정말 도서관인지 캠핑장인지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캠핑장 분위기를 내고 있다. 시원한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북캠핑장에서 캠핑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그 세계에 빠져든다. 놀이공원, 계곡, 호텔이 부럽지 않은 북캉스다.

또한 ‘나만의 부채·비치백 만들기’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8월 25일까지 계획된 행사였는데 참여 인원이 너무 많아 운영 3일만에 조기 종료되었고, 오싹한 미스테리 북을 제목을 모른 채 빌려 가서 서스펜스와 쓰릴을 느끼며 읽는 블라인딩 북캉스 ‘미스테리 꾸러미’도 많은 호응 속에 조기 종료되었다. 오정 지역에서의 문화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 이번 2층을 새롭게 단장하면서 여름 특별 이벤트로 '북캠핑존’을 운영하고 있다. 북캠핑존에서‘나만의 부채·비치백 만들기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

필자는 2017년 4월에 개관한 만화 특화도서관인 오정도서관을 취재하면서 ‘까페 같은 도서관에서 책 한잔하실래요?’라는 제목을 달았다. 개관한 지 햇수로는 8년이 되었다. 여전히 까페같은 이 도서관은 들릴 때마다 책 한 잔의 욕구를 일으키며 눈길과 발길을 잡는다. 해를 더할수록 도서관을 이용하는 빽빽한 이용자들의 모습을 본다. 문화도시라고 불리는 부천이다. 문화도시의 저력에는 개성 있는 색깔로 특화된 부천시 곳곳에 위치한 도서관의 힘과 이를 부지런히 이용하는 부천 시민의 힘이 더해짐에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