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이냐, 네 것이냐 가르기 좋아하는 세상에 ‘공유 곳간’이라는 말은 듣기만 해도 넉넉해진다. 예부터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속담이 있듯이 먹거리 인심은 그만큼 중요하다. 그 먹거리 곳간을 다른 사람과 공유한다니 들여다보고 싶은 궁금증에 찾아갔다.

송내2동 행정복지센터 입구에는 ‘공유 곳간’이 새로 생겼다. 입구 한쪽에 냉장고 2대가 더위에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가정이나 단체에서 잉여 먹거리를 기탁받아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는 사랑의 곳간이다. 나에게는 여분의 먹거리지만 누군가에는 소중한 먹거리다. 송내2동 지역사회 보장협의체에서는 먹거리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운영 중이다.

▲ 송내2동 행정복지센터 '공유 곳간'

공유 곳간에는 매일 아침 텃밭에서 기른 호박이나 야채를 채워 넣기도 하고, 복지관 같은 데서 물품이 많이 들어오면 잉여 도넛이나 쌀, 찬류, 기름을 넣어 놓기도 한다. 가끔 돼지고기도 한 끼 먹을 만큼씩 나눠서 넣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닭볶음탕도 들어오고 음식점 하는 분들이 대여 섯가지 밑 반찬류를 후원해 줘 곳간을 채워나가고 있다. 찬류 뚜껑에는 후원자의 이름이 붙이고 당일 들어온 음식은 당일 다 나눔하고 있다. 

누구나 곳간의 먹거리를 가져갈 수는 있으나 이용자는 주로 지팡이를 짚고 오는 할머니들, 차상위계층, 혼자 사는 남자분들이라고 전했다. 공짜라는 심리 앞에 한꺼번에 많이 가져가는 분들이 있어 그날그날 가져온 먹거리를 오전과 오후에 나눠서 넣기도 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항상 곳간이 채워야 하는 어려움도 있어 행정복지센터 옥상에 텃밭을 만들어 고추며 깻잎 상추 등을 따서 곳간을 채워 넣기도 한다고 했다.

인근에서 정육점을 하시는 분들이나 음식점을 하는 3명 정도가 지속적으로 도와주고 있는데, 그분들 중에는 “이런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라고 하는 사람이 있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송내2동 김기순 동장은 공유 곳간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 후원자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일이 중요하지요”라고 말했다.

인근에 살고 있는 주민 서일순 (65)는 공유 곳간을 보자 “참 좋은 생각이에요, 남은 음식이 버려질 때가 있는데 누군가 먹으면 얼마나 좋아요”라고 했다.

풍요의 시대에 어딘가에서는 먹거리 빈곤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공유 곳간이 따스한 가교역할을 하여 먹거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분들한테 계속하여 도움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송내2동 행정복지센터 평일 근무시간만 '공유 곳간' 문을 연다.

송내2동 행정복지센터 032-625-66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