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문을 열자마자 열댓 마리의 강아지들이 열렬(?)하게 손님을 맞는다. 성시내 대표가 이들을 다독이자 입장이 가능하다. 여기저기 자기가 원하는 자리에서 편하게 자리를 잡은 견공들과 카페를 방문한 손님들에게 안겨있은 견공, 숨어 있는 견공 등 볕 좋은 날 사람과 애견들의 평화로운 한 장면이 그림같이 그려진다.

부천 중동에는 아주 특별한 애견 카페가 있다. 유기견 카페인 ‘함께할개 사랑할개’이다. 반려견 동반이 가능하거나 반려견 동반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일반 애견 카페와는 다르게 유기견들이 생활하는 카페다. 보호소에서 안락사당할 유기견을 구조해 이 카페를 통해 입양되도록 돕는다. 이곳의 취지를 이해하는 애견인들이 주로 방문하며, 현재 30여 마리 유기견들이 이 카페에서 생활하고 있다.

“불쌍하다고 입양하지 마세요. 측은지심 오래 안 가요.” 2018년부터 이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성시내 대표가 낮지만 강한 목소리로 전한다. 그냥 불쌍하다고 그냥 예쁘다고 쉽게 입양하지 말고 입양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 분들이 입양을 해가길 원한다고 전한다. 한 벽면에 붙은 유기견들의 사진과 특징을 붙여 놓은 글에서 성 대표의 유기견 한 마리 한 마리에 대한 애정이 물씬 느껴진다. 필자도 오랫동안 반려견을 키워 온 애견인이지만 쉽게 넘지 못할 벽이다.

▲ 부천의 유일한 유기견카폐 ‘함께할개 사랑할개'에서 성시내 대표가 강아지 사진을 찍는 모습

“지금 강아지를 키울 형편은 안 되지만 강아지를 너무 좋아해 보고 싶어 왔어요. 유기견들이 있는 카페라고 해서 친구들끼리 시간을 맞춰 일부러 들렀어요.” 평일보다는 주말에 좀 더 많은 손님이 있다고 하지만, 필자가 찾은 평일에도 멀리 광명과 인천에서 친구 따라 카페를 온 손님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 모두 입을 모은다. 여건이 허락되어 반려견을 키울 수 있게 된다면 유기견을 입양하겠노라고.

‘함께할개 사랑할개’는 손님들이 음료와 커피 등을 구매하는 수익금과 후원금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자금으로 인해 성 대표는 적금까지 깨어가며 힘들게 운영하고 있지만 입양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쉽게 입양을 허락하진 않는다. 카페를 방문해 유기견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같고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입양을 계획하는지를 꼼꼼히 따져 입양을 결정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유기견이 또다시 파양되는 아픈 절차를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 ‘함께할개 사랑할개’의 내부 모습

“꼭 우리 집에 와서 입양하세요, 라고 강요하는 건 아니지만 유기견을 입양하고 싶다면 입양비를 받으며 새끼를 판매하는 신종 펫샵하고는 구별하시길 바랍니다.” 일 년 365일 하루도 쉬지 못하며 유기견을 사명감으로 돌보고 있는 성시내 대표가 꼭 유기견 입양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꼭 전하는 말이다. 반려견, 꼭 사지 않더라도 유기견 카페를 다니며 교감을 나눈 유기견을 입양하는 것도 꽤 멋진 방법일 듯하다.

<함께할개 사랑할개>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동로262번길 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