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우리 엄마가 쓰시던 ‘IDEAL’ 재봉틀이 부천에서 만들어진 거야? 필자도 몰랐던 사실이다. 장사 갔다 온 피곤한 몸으로 재봉틀에 앉아 뜯어진 오빠들의 옷을 손질하던 엄마의 모습이 재봉틀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부천시 승격 50주년 특별전 <부천시 50년, 그 발자취를 찾아서>에서의 일이다.

▲ 필자 어머니가 쓰시던 ‘IDEAL’ 재봉틀이 부천의 한 회사에서 만들어진 거였다. IDEAL’ 재봉틀 모습과 부천에 기반을 둔 회사의 상품 광고 모습, 맨 아래에는 부천의 한 초등학교 졸업사진이다.

지난 10월부터 부천시립박물관 통합관 기획전시실에서 부천시가 시로 승격한 50년의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다. 1973년 7월 1일 부천시로 승격된 지 올해 반세기가 지났다. 필자의 나이만큼 나이를 먹은 부천이다. 소사읍에서 부천시로 승격된 후 부천이 어떻게 지금의 모습으로 도시화하였는지 진귀한 자료와 영상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 지난 10월부터 부천시립박물관 통합관 기획전시실에서 부천시가 시로 승격한 50년의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다.

‘과일 중에는 대구의 사과, 나주의 배, 고산의 감, 소사의 복숭아는 특히 유명하다’라고 쓰인 1961년 발행된 빛바랜 초등학교 3학년 사회생활 교과서를 만난다. 부천에서 흔히 듣는 복사골이라는 말이 이전부터 유명한 복숭아 때문이었음을 확인한다.

▲ 1961년 발행된 빛바랜 초등학교 3학년 사회생활 교과서에 소개된 소사 복숭아 내용과 과거 부천의 다양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부천은 참 재미있는 도시예요. 여기서 자연보호 활동도 하고 주민자치위원도 했고 향우회 회장도 했어요. 지금도 마을의 역사 찾기를 하고 있어요. 부천, 참 재미있는 도시예요”, “나에게 부천은 아들딸입니다.” 부천 토박이, 부천으로 이주한 사람들, 첨단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 부천의 예술가들, 이 전시회 유물기증자 등이 부천에 대해 이야기한다. 부천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난다. 평일이라 관람객이 많지는 않지만, 필자의 앞에서 시종일관 호기심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한 부부를 만난다.

“우리는 부천에 온 지 20년 정도 되었어요. 근데 살아보니 괜찮더라고. 교통도 편하고 애들 키우고도 좋고. 시누들이 광명에 살아서 자주 가는데, 거기보다 여기가 훨씬 낫던데” 부천에서 아들, 딸을 다 키워내고 지금은 남편의 은퇴 생활을 즐긴다는 김미숙 씨(도당동 거주)가 부천살이의 소감을 이렇게 전한다. 부천시 승격 50주년 특별전을 한다고 일부러 찾은 건 아니지만 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자신들이 아이들이 다녔던 학교의 옛 모습, 부천에 살기 시작했을 때의 모습을 보니 과거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 것 같다고 이야기하신다.

전시회 한 코너에 ‘간이슬라이드 환등기’가 있다. 내용이 무엇이든 어릴 때 귀하게 보던 기계라 절로 눈이 간다. 학교 다닐 때 불주사를 맞던 모습, 추수를 하던 드넓은 들판의 모습, 버스 안내양이 있는 버스에 줄을 서서 타는 슬라이드 등이 마련되어 있다.

농업, 공업, 도시, 문화 등 총 4개 주제로 구성되어 있는 이 특별전은 내년 1월 26일까지 진행되며 입장료는 무료다. 부천의 50년의 변화를 확인하고 지나온 시절에 그리움이 마음 한켠에 있다면 부천시 승격 50주년 특별기획전 <부천시 50년, 그 발자취를 찾아서>를 찾아가 보자. 그때는 일상이었지만 지금은 특별해진 당신의 과거를 부천의 발전과 변화 과정 속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