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렇게~ 쓱싹쓱싹~” 대패질이 아니라 마치 리듬을 실은 경쾌한 몸놀림 같다. 원장님의 손길과 리듬감을 지켜보던 학생들의 얼굴엔 진지함과 약간의 긴장감이 서린다. 성요셉목수학교에서 이제 막 목수일을 시작한 중년들의 모습이다.

“말레이시아에서 여행사 차량 지입 했어요. 코로나가 터지니깐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한국에 들어왔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찾다가 건축 목공기능사를 배워서 인테리어 창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도전하게 된 거예요.”(방부성, 김포)

▲ 목공으로 인생 2막을 꿈꾸는 중·정년들이 모이는 성요셉목수학교의 수업 모습

건축 목공·인테리어 일을 배울 수 있는 곳이 많을 것 같은데 의외로 찾기 힘들다. 국비를 지원해서 건축목공 인테리어 목공 과정을 가르치는 곳이 전국에 14군데밖에 없고 ‘성요셉목수학교’가 그중 하나이다. 2018년에 문을 연 이 학교는 요즘 말로 아주 잘 나가는(?) 학교다. 신청을 해도 주말반은 몇 달을 대기해야 다닐 수 있는 이곳은 건축 목공·인테리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에게 문이 열려 있는 곳은 아니다.

▲ 16년 시의원 활동 후 성요셉목수학교를 연 김관수 원장 모습

“취미로 하는 사람들은 안 돼요. 취미로 하시겠다는 분은 저희가 받지를 않아요. 우리 학교에 들어오시려면 면접을 3번 받아야 해요. 상담할 때, 등록 전에 전화 면접하고 그다음 등록을 할 때 한 번 더 해요. 본인이 이 일을 배워 취업이나 창업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해요.” 이 학교를 운영하는 김관수 원장의 이야기이다.

▲ 성요셉목수학교 학생들의 공구사용법 수업 모습<성요셉목수학교 사진 제공>

그래서인지 이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의 취·창업율이 40%가 넘고, 자격증 합격률이 80%가 넘는다. 자격증 전국 평균 합격률이 한 35~40%인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생활기술학교사업 민간위탁 수탁 기관으로 인생 2막 설계를 한 수료생 80명 중 60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이 학교의 김관수 원장은 부천시 시의원 시의장을 역임한 4선 시의원 출신이다. 시의원 이전부터 목공 전문가였던 그가 38년간 자신이 거주한 여월동에서 다시 자신의 본업으로 돌아온 것이다. 목수 일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 목수꾼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진행되는 수업에서, 거친 손에서 그의 인생을 본다. 한국에서 손꼽히는 인테리어 기술자로서 16년의 시의원 활동을 끝내고 다시 자신이 잘 하는 일로 돌아와 사명감을 가지고 시작한 일이다. 그는 여기서 배워서 취직하는 학생들을 볼 때 그 기분은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라고 표현한다.

성요셉목수학교는 목공양성과정과 필림양성과정 국가기능사 반이 운영되고 있다. 평일반과 주말반으로 되는 이 학교는 전국에서 학생들이 모인다. 작년에는 코로나 여파로 항공사 기장들과 관광버스 기사들 등 여행 관련 업체에서 일하던 분들이 많이 왔고 퇴직을 앞둔 공무원과 코레일 직원들도 인생 2막을 준비하기 위해 이곳에서 준비하고 있다.

이 학교는 지난해에는 경기도 생활기술학교사업 민간위탁 수탁 기관으로 선정되었고 그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1월 우수운영기관으로 경기도지사 표창을 수여했으며, 11월에는 김관수 원장이 대한민국 평생학습대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더불어 고용노동부의 취업률, 수료율, 수요자 만족도 등의 정밀 심사를 거쳐 2026년까지 5년 인증 우수 훈련 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