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개개인은 다 다르다. 외모부터 국적, 성별, 언어, 종교, 사상, 인종, 민족, 생활양식 등. 우리는 이것을 ‘차이’라고 부른다. 이런 지극히 자연스러운 차이를 구별 짓는 것이 바로 ‘차별’이다. 인류 역사상 이 차별은 어디에나 존재했었고 지금도 지구 그 어디에서든 크고 작게 행해지고 있다. 이런 차별에 눈을 뜨게 해주고자 이런 것도 차별이 될 수 있음을 알리는 웹툰이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부천문화재단에서 연재하고 있는 ‘숨차’가 그것이다.

▲ 다양성웹툰 ‘숨차’ 제 1화(스텝무역) 내용

‘숨은 차별’을 뜻하는 이 웹툰은 다양한 구성원이 모인 한 회사에서 발생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계급, 성, 가족 형태, 국적, 장애, 성적 지향, 종교, 예술 취향 등 서로의 차이를 이유로 갈등을 겪는 이 웹툰은 일종에 차별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킨다. 일상 속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너무 사소해서 이런 일이 심각한 ‘차별’이라는 단어랑 어울릴까 싶을 정도이다.

새로운 신입 사원이 들어온 날 예고 없이 열외 없는 회식을 통보하는 사장님. 직원들 중 가정이 있는 여성들은 마음이 편치 않다. 아이를 맡긴 원의 원장님께, 남편에게 전화를 돌리며 불편한 마음을 혼자서 삭힌다. 회식 자리에서도 ‘숨차’는 여전하다. 방글라데시 출신의 무슬림인 신입 사원의 회식을 돼지갈빗집에서 하는 것도, 교회를 다녀 술 대신 콜라를 마시는 직원에게는 ‘쪼잔하다’는 멘트를 내뱉는 것도. 웹툰이라는 형식이 주는 자유분방함이 즐겁다. 그래서 그냥 웃는다. 그러나 웃고 나선 괜히 무거워진다. 이랬던 행동들이, 이랬던 말들이 누군가에는 참 아팠겠다 싶어서... 이 만화를 본 지인인, 직장 여성인이 한 마디를 보탠다. “속이 다 시원하다고~”

다양성 웹툰 ‘숨차’는 다양성만화제작소의 6명의 팀원으로 만들어졌다. 최정규 만화 작가와 5명의 스토리개발 팀원들이 우리가 차별이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일상 속에서 소재를 찾았다. ‘부천다양성 다다(多多)’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된 이 웹툰 ‘숨차'는 ‘숨차’ 페이스북(facebook.com/soomcha2019)과 부천문화재단 페이스북(facebook.com/mybcf1004)과 부천문화재단 블로그(blog.naver.com/mybcf)에 총 5회 분량이 연재되고 있다.

누구나 차별을 당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차별하기는 쉽다. 그 차별이 알면서 하는 노골적인 것일 수도 있고 전혀 생각지 못했던 숨은 차별일 수도 있다. 내가 당하고 싶지 않다면 누군가도 당할 수 있는 차별에 좀 더 민감해져야 하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 어떤 것이 ‘숨은 차별’이 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다양성 웹툰 ‘숨차’를 꼭 읽어보길 바란다.

부천은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제1차 예비 문화도시 10개 도시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시민이 기획하고 실현하는 생활문화도시를 지향하는 부천은 향후 5년간 최대 100억 원까지 국비를 지원받아 문화도시 조성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문화도시 부천에서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색깔이 숨은 차별이 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으로 빛나고 이 다양성이 부천의 튀는 경쟁력으로 힘입게 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