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주민 지원센터 현판식 모습

전국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이 거주하는 곳은 경기도이다. 이 중 부천은 경기도에서 안산, 화성에 이어 3번째로 많은 등록외국인이 거주하는 곳이며(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 2016년 11월 기준) 주민등록 인구대비 외국인주민이 4%에 이른다. 이들은 외국인 노동자, 결혼이주여성, 유학생, 주재원 등 다양한 형태로 부천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부천 경제에도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 한국어 말하기대회 참가자모습

이런 부천시의 이주민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2016년을 같이 보내는 송년의 밤과 더불어 한국어말하기대회를 위해서이다. 한국어교실에 성실하게 참가한 학생들에 대한 성실상 수여와 함께 이루어진 한국어말하기대회는 총 8명의 참가자들로 진행되었다. 무슬림으로서 한국의 식문화에 적응해나가는 이야기와, 한국에서의 김치사랑 이야기, 바다를 처음 본 네팔인의 이야기, 복권 이야기, 맛있는 한국 음식이야기, 너무 많은 알람 등 떨리는 목소리로 한국에서의 경험을 본인들이 직접 작성한 원고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해가는 그들의 모습이 진지하다.

▲ 한국어 말하기대회 모습

세련되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단문으로 이어진 문장들의 연속에서 진실성을 엿본다. 문법에 맞지 않고 발음이 부정확한게 무슨 중요한 부분인가 싶다. 한국에서의 경험한 ‘날 것’의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지 않은가? 영예의 대상은 ‘나는 복권이 당첨되면 뭘 할까?’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한 베트남 뚜안에게 돌아갔다. 복권이 당첨되면 뭘 할지 자신의 꿈을 발표한 뚜안은 마지막엔 복권은 당첨되지 않는게 좋겠다고 이야기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 한국어 말하기대회 수상자모습

한국어말하기대회 후 외국인 참가자를 위한 ‘한국어 골든벨’이 진행되었는데 문제 수준이 상당하다. 필자도 오락가락하는데 이걸 다 맞추는 외국인들이 신기하기만 하다. 한국에서의 이주민은 아직 전체 인구의 3.3%를 차지하는 소수자이며, 사회적 약자이다. 이런 사회적 약자들에게 한국문화를 강요하는 것은 지나친 ‘동화주의’ 정책이라는 지적도 따른다. 그러나 일방적인 강요가 아닌 외국인들이 한국사회에서의 적응을 위해 그들 스스로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문화에 익숙해지기를 원한다면 이것 또한 우리 사회와 정부가 부담해야할 당연한 부분이다.

한쪽의 일방적인 강요가 아닌 서로의 참여와 관심에서 ‘더불어 함께’라는 다문화사회의 기치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날 행사는 지난 9월 부천이주민지원센터가 ‘부천시 외국인주민 지원센터’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외국인주민 지원센터’ 현판식을 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부천시는 지난 8월 외국인 주민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외국인주민대표자회의를 공식 출범하였으며, 외국인 관련 정책 형성 과정에 실질적으로 외국인주민들의 의사를 참여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