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을 요리하다

해방 71주년을 맞은 8월15일(월) 오후 4시~6시, 부천 남부역 잔디광장에서 '통일을 요리하다' 행사가 있었다. 부천시에서 후원하고 북녘 어린이 빵공장 경기본부가 주최한 대회이다. 남과 북이 대결로 맞서고 있는 이 시점에서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다시 열어 나가길 원하는 뜻에서 기획되었다.

▲ 북녘땅에 빵을 보내고 싶어요

올해로 2회를 맞이한 통일요리 대회는 해마다 주제가 있다. 지난해 1회 때의 주제는 '이북음식'이었고, 올해 주제는 '평화와 통일'이다. 참가자는 모두 11팀으로 2인 1조를 이루어 제각기 땀 흘리며 기량을 뽐내었다. 팀 이름에 어울리게 요리이름을 짓는 아이디어 또한 반짝였다. 짝꿍 팀(통일국수), 우리는 한마음 한 뜻 팀(통일은 미래), 잔치를 열자(녹두전과 삼색 감자떡), 한라에서 백두까지(혼례하는 코리아), 우리 둘이(쇠고기 냉채), 달콤살벌 수빈이네(한마음 볶음밥), 어우렁 더우렁(어우렁 더우렁 부침개), 한마음(감자만두), 소담소담(깔끔담백 두부밥), 통일 마중물(통일을 품은 떡), 3·4자매(통일 비빔밥 히트다 히트). 이렇게 11팀은 재미있는 팀명으로 웃음을 띠며 경쟁했다. 요리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부천시민들이 대다수였지만 새터민도 있었다.

▲ 참가자 소담소담 팀

덕유마을에서 왔다는 새터민 이모씨 자매는 식량난 극복을 위해 먹던 이북 야식 '깔끔담백 두부밥'을 만들면서 "꼭 1등을 하고 싶다. 이런 자리를 만들어 준 부천시에 감사하고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연신 싱글거렸다. 원미동에서 어우렁 더우렁 부침개 메뉴를 정해 참가한 구광숙씨와 황미란씨 팀은 "개성이 다른 재료처럼 체제도 사상도 다른 남과 북이 어우렁 더우렁 어우러지는 맛을 내는 따뜻한 부침개가 되면 좋겠다."고 참가 연유를 밝혔다.

▲ 어우렁 더우렁 참가자 팀

한편, 북녘어린이영양빵공장 경기사업본부장 최은민씨는 "우리단체의 이름은 원래 빵공장이다. 북에 있는 아이들에게 빵을 만들어주는 곳이다. 통일행사는 특별한 사람들끼리만 모여서 참여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이 자리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평범한 시민들이 대부분이다. 문턱을 낮추어 즐겁게 행사를 치루고 있다. 상금도 있다.”고 귀띔했다.

연일 폭염의 날이었지만 이날 이 시간만은 바람이 산들산들 불어 대회에 참가한 팀들의 머리 밑을 간질여 주고 있었다.

북녘어린이영양빵공장 경기사업본부 344-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