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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건방 '젠틀맨' 부천FC 26번 최낙민팬과의 약속은 지키는 부천의 공격수
김덕영 시민기자(블로그)  |  kabbalah10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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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7.01  22:5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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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FC 공격수 최낙민(25세). K리그 9라운드 고양전과의 경기에서 데뷔골을 터트린 그는 팬과의 약속을 지켰다.

 서포터석 앞으로 달려온 최낙민은 싸이의 젠틀맨을 추며 팬들의 환호에 보답했다. 최낙민의 이번 '시건방춤 세레모니'는 한 팬과의 약속에서 시작됐다. 동계훈련 당시 부천팬으로부터 '골을 넣으면 싸이의 말춤을 춰달라'는 제안을 받게 된 최낙민. 그것을 잊지않고 말춤보다 업그레이드 된 젠틀맨의 시건방 춤으로 팬과의 약속을 지켰다. 최낙민의 데뷔골과 멋진 세레모니에도 불구하고 이 날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다.

 
  ▲ 사진제공 : 최낙민  
팬이 전해주었다는 고양경기에서의 젠틀맨 골세레모니 사진 (사진제공 : 최낙민)

 

프로데뷔는 수원삼성

 최낙민의 프로데뷔는 수원삼성이다. 2012년 경기대학교 졸업 후 드래프트를 통해  들어갔다. 그렇게 시작한 프로구단 생활은 그에겐 믿기지 않은 현실이었다. 클럽 하우스 문 밖에 펼쳐져 있는 푸른 잔디구장과 숙소 안에 있는 헬스클럽, 사우나시설 모든 것이 선수들을 위해 준비되었다. 식단 또한 선수들에게 안성맞춤이었다. 하루에 한 번씩 제공되는 고기와 선수 입맛에 맞는 영양가 높은 식단으로 선수들은 배불리 먹고 운동할 수 있었다.

이어 진행된 수원삼성의 동계훈련 1차. 시작은 괌이었다. 그 곳에 모든 선수들을 모아놓고 기량테스트를 한 후 통과된 선수만이 2차 동계훈련지인 오키나와로 떠났다. 신인선수가 2차 동계훈련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은 팀에서 기량을 인정받았다는 뜻. 그 해 선발된 신인선수 중 단 3명만 이 훈련에 참가 할 수 있었다. 서정원(현 수원삼성감독) 고종수(현 수원삼성 코치)의 가르침을 받으며 이 안에 포함된 최낙민은 ‘나도 수원삼성 주전 유니폼을 드디어 입는 구나’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기대와는 달랐다. 동계훈련 후 숙소로 돌아오니 부상당했던 선배 선수들이 복귀해 있었고 몸값이 몇 억씩 하는 같은 포지션의 용병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나섰다.

 그의 팀은 1부였지만 그 속에서 최낙민은 2군선수였다. 입단 첫해 경기 한번 뛰어보지 못했고 엔트리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그곳에서 최낙민은 깨닫게 되었다. 클래식 팀에서 신인선수가 기회를 잡는 다는 것은 매우 힘들다는 것.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기란 어렵다는 것이었다.  

 

내가 뛸 수 있는 곳, 부천FC

지난해 가을 최낙민은 자신이 뛸 수 있는 팀을 찾아 나섰다. 클래식 팀이냐 챌린지 팀이냐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그저 자신을 필요로 하는 팀, 뛸 수 있는 팀이 필요했다.

능곡초등학교 4학년부터 축구를 시작한 그를 평소 알고 지내던 감독이 부천FC를 소개시켜주었고, 지난해 겨울 테스트를 받으러 왔다. 그 당시 곽경근 감독은 선수단 구성을 거의 끝마친 상태였다. 한 두명 선수 보강을 위해 테스트를 진행했고, 이곳에서 최낙민은 등번호 26번을 받았다. 그는 “운이 좋았다. 조금만 늦었어도 못 올 뻔 했는데 뽑혀서 너무 기뻤다”라고 말했다.

 수원삼성 유니폼과 축구화를 정리하고 부천FC로 와보니 반가운 얼굴이 많았다. 중동고 재학시절 축구부 스승이었던 손태호 골키퍼 코치. 최낙민에게는 중동고등학교 축구부 코치였다. “처음에 코치님 한테 혼났어요. 4년 동안 한 번도 안 찾아왔다고요. 사람 인연은 모르는 것을 손 코치님과의 만남을 통해 알게됐고 인연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달았죠” 라고 손 코치와의 재회를 말했다.

최낙민과 곽경근 감독은 부평동중 선후배 사이다. “제가 곽 감독님 후배인 것도 이 곳에 와서 알았다”고 말하는 최낙민. 이렇게 최낙민과 부천의 인연은 예사롭지 않았다.

그의 방은 87라인 김덕수, 이윤의, 허건과 함께하는 608호이다. 이 방은 같은 팀 동료들도 꺼린다는 방. 주장 한종우는 “이놈들은 항상 시끄럽다. 부천의 명물들이 모여 있는 방”이라고 말한다.

이곳에 짐을 풀고 함께 생활한지 어느새 4개월이다. "알고 있었던 선수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먼저 방을 차지했고 빈방이었던 608호에 들어가보니 (이)윤의형이 홀로 앉아있었다." 라며 부천의 첫 날을 기억했다. 

그렇게 시작된 8명의 선수와의 한방 생활. 최 선수는 2인 1실로 지냈던 수원삼성 시절과 다른 환경에 저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고 한다. "지금은 적응했어요. 학창시절로 되돌아간 느낌도 나고 24시간 방과 훈련장에서 함께하다보니 이제는 속내를 털어놓는 사이가 되었어요." 라고 말했다. 

K리그 14라운드까지 최낙민은 두 골을 뽑았다. 모두 같은 방 허건, 이윤의의 도움으로 성공한 골이었다. 고양 전 데뷔골에 대해 “건이 형이 내 발 끝에 정확히 공을 가져다 주었다. 형에게 정말 고맙다” 라고 말했던 그다. 하지만 이 골을 넣은 후 최낙민은 허건에게 시달렸다(?)고. “누구 때문에 골 넣었어? 형 때문이요” 일주일동안 허건과 최낙민의 대화는 이런식이었고  한동안 그는 허건의 도우미가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도움을 준 허건은 다음경기인 충주전에서 부상을 당해 무릎에 보호대를 찼다. 13라운드 안양과의 경기를 앞두고 허건은 최낙민에게 제의했다. “너 이번에 골 넣으면 나한테 세레모니 보내야 된다” 그 말에 최낙민은 “예, 형님”하고 또 한번 약속을 했다.

선제골 없던 안양과의 경기 후반 교체선수로 들어간 최낙민은 이윤의의 도움을 받아 선제골을 뽑았고 한쪽 다리를 절뚝거리며 안양종합운동장을 찾은 허건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렇게 또 최낙민은 약속을 지켰다. 경기 후 허건은 “이쁜 놈 약속은 지키는구나”라고 말했다.

안양전에서의 골은 이윤의와 눈 맞춤에서 시작됐다. 프리킥 찬스에서 이윤의는 직접 차지 않았고 골문 앞에 서있던 김건호와 최낙민에게 눈빛을 보냈고, 이를 알아챈 최낙민은 힘껏 날아올라 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아쉽게 이날 부천은 1-3으로 패했다.

 
  ▲ 사진제공 : 부천FC 안현태  
안양전에서 골 넣은 최낙민, 허건을 향해 골세레모니를 하고 있다.(사진제공 : 부천FC 안현태)

 

리저브에도 없던 내 이름

  ▲ 사진제공 : 부천FC 안현태  
▲ 사진제공 : 부천FC 안현태
최낙민은 2라운드까지 후보 선수 명단에 들지 못했다. 부천에서의 동계훈련 때는 내심 ‘주전으로 뛸 수 있겠다’고 기대도 했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니 후보명단에 들지 못했다. 동료선수들도 ‘낙민이 이름 왜 없어’ 라며 의아해 했다. 윤정춘 코치가 그를 불렀다. “리저브에도 못 들어가지만 너를 지켜보고 있다. 다음경기에도 뛸 수 있다. 항상 준비하고 있어라” 라는 위안과 조언을 전했다.

윤 코치와 같은 방 형들의 위로와 함께 1차전은 숙소에서, 개막전은 관중석에서 지켜보았다. 동료와 형들이 없는 자리를 지키자니 마음이 불편했다.

드디어 3차전 경찰청과의 홈경기에서 후반교체멤버로 들어갔다. 짧지만 긴 마음 고생 끝에 14라운드까지 2골을 성공한 최낙민은 이제는 선발명단에 들어가지 않아도 개의치 않는다. 그저 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에 감사해 한다. 

 

서포터 함성, 가족들의 기쁨

둘째이자 축구선수 아들 뒷바라지에 고생 많으셨다는 최낙민의 부모님. 아들의 고향인 고양시 종합운동장에서 데뷔 골을 장식한 모습을 보았다.

이날 그의 부모는 최낙민의 형과 예비형수, 그녀의 축구선수 동과 최낙민의 은사와 함께 경기를 지켜보았다. 평소 아들의 플레이에 대해 '잘한다, 잘못한다' 란 말을 일체 하지 않던 아버지. 하지만 그 날만큼은  경기장을 찾은 지인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는 것으로 아들의 데뷔 골 기쁨을 누렸다고 한다. 

최낙민은 “내가 축구를 하는 바람에 형이 원하는 것을 하지 못했다. 형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다” 라고 말했다. 야구를 좋아한 형이 자신 때문에 꿈을 접은 것 같아 앞으로는 형 뒷바라지를 하고 싶다는 마음도 전했다. 부천FC에서 받은 첫 월급부터 적금을 들고 있다는 최낙민. 적금이 만기가 되면 형에게 꼭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가족들이 경기장을 찾는 또 하나의 기쁨은 바로 '서포터의 함성' 때문이다. 서포터석에서 들리는 ‘최낙민! 최낙민!’ 소리는 그의 아버지와 형 그리고 가족들에게 기쁨이다. 

 

그의 연인은 발레리나

최낙민의 여자친구는 발레리나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발레단 예비단원이기도 한 그녀는 얼마 전 부천종합운동장을 찾았다. 전반전에는 최낙민이 뛰지 않고 한쪽 편에서 몸을 풀자 그녀는 몸 푸는 최낙민의 모습만 집중했다. 후반전 최낙민의 등장. 최낙민 만큼 긴장한 탓일까 그녀는 경기관람에 집중하지 못하고 최낙민만 바라보다가 집에 돌아왔다. 그런 그녀에게 최낙민은 “게임을 봐야지 왜 나만 보냐” 고 웃었지만 정작 그도  여자친구가 6개월동안 준비한 공연에 갔다가 전체적인 작품은 못보고 여자친구 모습만 쫓다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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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팬이 있어야, 팬 미팅 없나요?

그라운드를 뛰는 그의 모습을 기쁘게 바라봐주는 가족과 연인이 있어 행복하다는 최낙민. 하지만 내심 그라운드를 찾는 팬들이 없어 아쉽고 매 경기마다 기다려진다고 말하는 그다.

선물과 사인요청이 많은 같은 방 형들과는 달리 지난 14라운드까지 그에게 다가와 사인해달라고 말한 팬은 단 한명 뿐이었다. ‘그분에게 감사하다’라고 말한 최낙민은 팬들과의 만남을 항상 기다린다. 

'축구는 팬이 없으면 안된다. 팬이 있어야 선수가 있다. 선수가 있어야 팀이 있는 것이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그는 매 경기 후 버스에 올라탈 때까지 팬을 기다린다. 버스를 둘러싼 팬들은 많은데 그를 찾는 팬이 없어서 그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 “내 팬들은 쑥스러워서 못 오는 것 같다. 팬 미팅 하면 더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는데 우리 구단도 팬 미팅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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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레모니는 노코멘트

같은 방 이윤의 허건은 최낙민에 대해 “우리에게 기쁨을 주는 동생, 낙민이만 보면 항상 즐겁다”라고 전했다. 골 세레모니도 그의 성격에서 나온다.

다음 세레모니는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미리 알면 재미없잖아요. 저의 세레모니 원칙은 웃음과 기쁨입니다.”라고 말했다.

골 세레모니를 항상 준비하는 최낙민의 올 시즌 목표는 10골이다. 시즌 시작할 때 정한 목표인데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는 그는 공격수 출신 곽경근 감독에게 배울 것도 많다고 전했다. 팀 분위기가 가족처럼 정 많고 밝아 즐거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그는 최상의 몸 컨디션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가 열심히 하면 팀 성적도 좋아질테고 내가치도 올라갈 것”이라며 “한 경기 한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클래식 인천유나이티드와 성남일화와의 연습경기를 통해 자신감도 생겼다. “연습경기지만 해볼 만 했어요. 다른 선수들도 자신감 생겼을테고 앞으로 있을 경기 재미있을 겁니다” 라며 다음 라운드를 준비했다.

 

 

 

 

인터뷰를 닫으며

 

사인지에 팬들에게 전하는 한마디를 부탁하자 그는 ‘항상 한결같고 꾸준한 선수가 되겠습니다. 늘 힘차게 목청껏 응원해주세요!’라고 썼다. 서포터들이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면 희열을 느낀다고 말하는 최낙민. 처음 입단했던 수원삼성에서 대학 갓 졸업한 신인이 느낀 프로구단의 높고 단단한 벽은 그를 많이 성숙시킨 것 같다. 25살 나이에 비해 마음은 단단하고 심지가 굳어보였다.

인터뷰를 정리하며 자리를 뜨는데 “선수는 골로 말해야 한다”며 말보다는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어 했다. 최낙민, 부천의 공격수로 자리잡기를...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기억하기 바란다.

글 김덕영 시민기자(블로그)
사진 김덕영, 부천FC 안현태, 최낙민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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