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립원미도서관 (관장 박우철)에서 2015년에 영화로 만나는 세상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회원들이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지속적으로 영화와 책을 통해 서로 교류하고 있다. 이들은 2016년에도 시민들끼리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자체적으로 월 2회 금요일마다 모임을 갖고 있다. 영화로 만나는 세상 이하 ‘영만세’동아리를 찾았다.

▲ 토론을 위해 모인 '영만세' 회원들

7월 2주차 금요일에는 작가 ‘한강’의 책과 영화 '채식주의자'로 토론하였다. 각자 순번을 정하여 보고 싶고 토론하고 싶은 영화를 정하여 토론질문지도 자발적으로 만들어 진행한다. 되도록 원작이 있는 영화를 선택하여 원작과 영화를 비교하고 토론하며 각자의 의견을 공유한다.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시민 김연자(50, 역곡동)씨는 “ 서로의 의견과 토론을 통해 내가 보지 못 했던 부분이나 놓친 부분들을 함께 나눌 수 있어 좋아요. 이 모임을 20년, 30년 지기로 계속할 생각이예요” 하며 밝게 웃었다.

이번에 서로 나누게 된 ‘채식주의자’는 이 영화의 표제작인 ‘채식주의자’, 2005년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몽고반점’, ‘나무 불꽃’, 이 세편의 중편소설을 하나로 묶은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영화 속 대사 역시 모두 원작과 거의 일치하며 작가가 진정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소설이지만 사실 영화의 특성상 많은 부분이 생략되어 원작과 함께 하는 것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영화 '채식주의자' 홍보 포스터

“영화만 보니까 왜 저 장면이 나왔는지 이해가 안 되더라”는 회원 민연지(46, 상동)씨는 책을 함께 보고 온 다른 회원들의 이야기를 통해 작품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며 꼭 책을 보아야겠다고 하였다. ‘영만세‘ 회원들은 책을 먼저 보고 영화를 보기도 하고, 영화를 보고 난 후 책을 보기도 한다. 영화토론 후, 책을 꼭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더 들기도 하는 영화들이 있기 때문이다.

책과 영화로 만나는 세상을 통해 자신의 시야가 더 넓어지고 사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시민 황선영(48, 원미동)씨는 “예전에는 아이든 남편이나 주변 가족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영화 토론을 하고 보니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것 같아요”하며 함께 해 온 회원들이 아주 감사하고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시간도 되어 좋다며 야외로 나가 토론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 야외 '무릉도원수목원'에서 토론후 각자 준비한 간식으로 정을 나누는 회원들

영화와 책을 매개체로 도서관에서 만난 ‘영만세’ 회원들은 지속적으로 서로에게 도움이 되어 줄 것이라 믿는다. 이전에는 원작이 있는 영화 ‘헬프’로 다음에는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가 원작인 영화 ‘서프러제트’로 모두 함께 한다. 결국 ‘채식주의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 역시 서로간의 소통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며, 이들이 인생의 반려로 삼은 책과 영화로 100세 시대에 건강한 시민으로  30년, 40년 지기로 함께 하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