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콩그레스> 스틸컷

제1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집행위원장 김영빈, 이하 PiFan)가 7월 18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올해 PiFan의 문을 여는 개막작은 이스라엘 출신의 감독 아리 폴먼의 신작 <더 콩그레스 The Congress>로, 기발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SF 문학을 실제 영화로 만들어내 벌써부터 국내외 영화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바시르와 왈츠를>에서 <더 콩그레스>로 이어진 인연

▲ <더 콩그레스> 스틸컷

영화는 그 탄생의 순간부터 항상 현실과 상상의 영역 사이에서 그 무한한 예술적 표현 영역과 철학적 사유의 가능성을 탐색해 왔다. 다양한 영화 장르들, 그리고 ‘움직이는 그림’이라는 아니마의 본질에 따른 여러 양식들은 바로 그 증거이며, 장르들과 양식들 사이에서 새로운 접점들을 찾아내고 이를 통해 새로운 영화 화법을 고민하는 현대영화의 궤적 역시 같은 출발점을 가진다. 바로 이러한 토픽을 가장 잘 보여주고 깊이 있게 고민한다는 점에서, PiFan2013의 개막작인 아리 폴만의 <더 콩그레스>는 커다란 의미를 가진 작품이다. 이미 2008년 PiFan의 개막작으로 소개된 바 있는 전작 <바시르와 왈츠를>을 통해, 아리 폴만은 기존의 애니메이션 영화가 가진 표현의 영역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으며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작품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올해 칸 영화제 감독주간의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세계 최초로 공개되었던 <더 콩그레스> 역시 실사와 애니메이션, 현실과 판타지라는 영역을 분리하지 않은 채 그 사이에서 인간과 세계를 사고하려는 아리 폴만의 작가 의식을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스타니슬라브 렘의 원작에서 출발한 독특한 SF의 세계

▲ <더 콩그레스> 스틸컷

<더 콩그레스>는 SF 문학을 철학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 폴란드 출신의 작가로 <솔라리스>의 원작자로 잘 알려진 슬라니슬라브 렘이 1971년 발표한 단편 소설인 ‘The Futurological Congress’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영화는 할리웃 스타 로빈 라이트가 자신의 이미지를 영원히 복제할 수 있는 권리를 영화사에 팔아 그녀의 스타 이미지를 무한복제할 수 있도록 동의한다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출발한다. 그녀가 자신의 디지털 복제 이미지를 메이저 영화사에 파는 순간, 실존하는 그녀는 미디어에서 사라지고 복제된 이미지가 그녀의 동의 없이 온갖 방식으로 유통되고 소비되는 것이다, 아리 폴만이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이는 얼토당토 없는 상상은 아니다. 이미 <아바타>와 같이 디지털 이미지로 구성된 캐릭터가 스크린을 채우는 지금, 이러한 설정은 황당하다기보다는 현실의 이야기와 매우 흡사해 보이기까지 하다.

미래의 거울을 통해 미디어와 생-권력을 비판한다

▲ <더 콩그레스> 스틸컷

실제 배우가 자신의 역할을 맡는다는 유사-다큐멘터리의 스타일로 담겨진 현재는 미디어와 생체 권력이 지배하는 20년 후 미래로 이동하면서 애니메이션의 세계로 전환된다. 복제 이미지의 계약이 끝난 20년 후, 로빈은 미디어가 제공하는 이미지의 세계인 콩그레스로 진입한다. 실사에서 애니메이션의 변환되어 담겨진 콩그레스는 미디어가 제공하는 이미지들로 가득 찬 세계다. 이곳에는 마릴린 몬로도 엘비스 프레슬리도 모두 생존해 있다. 로빈은 이 세계 안에서 과연 만족하며 살 수 있을까? 그녀가 이 세계를 부인하고 탈출하려 한다면 어떤 결과가 따르게 될까? 여기서 실사와 애니메이션,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아리 폴만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독특한 스타일이 그 진가를 보여준다. 미디어 권력, 그리고 의료 과학/산업으로 대표되는 생-권력이라는 현대 사회의 이슈를 미래라는 상상의 거울을 통해 냉철하게 비판하는 감독의 예리한 문제의식과 철학적 성찰이 빛을 발한다.

로빈 라이트의 재발견

▲ <더 콩그레스> 스틸컷

<더 콩그레스>를 이끌어가는 건 <포레스트 검프> 등 다양한 영화들 통해, 그리고 최근 데이빗 핀처의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을 통해 만날 수 있었던 할리웃 스타 로빈 라이트다. 그녀 자신이 메인 캐릭터로, 그리고 영화 안과 밖의 자신으로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줘야하는 이 영화에서, 부드럽고 편안한 옆집 여인네같은 로빈 라이트의 이미지는 오히려 강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한편 로빈 라이트의 에이전트이자 멘토로 등장하는 하비 케이틀, 그리고 연기파 배우 폴 지아마티 등 탄탄한 조연진 역시 무게감을 더한다. 또한 후반 1시간 분량을 차지하는 애니메이션 부분에 등장하는 깨알 같은 카메오(실명은 절대로 거론되지 않지만 쉽게 정체를 알 수 있는) 캐릭터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한편 6월 18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더욱 재밌고 강력해진 프로그램을 선보인 PiFan은 세계 최대의 장르 영화 축제에 걸맞은 행사로 거듭나기 위해 준비 중이며, 오는 7월 18일부터 28일 까지 11일간 부천시 일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더 콩그레스 The Congress>
감독: 아리 폴만
주연: 로빈 라이트, 하비 케이틀, 폴 지아마티
상영 시간 : 120min

제1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013.7.18~7.28)
1997년부터 시작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현재 세계 최고 권위의 장르영화제로 자리 매김 했으며, 국내외 많은 영화팬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 PiFan 공식 홈페이지 ┃ www.pifan.com
▶ PiFan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 https://www.facebook.com/Official.PiFan
▶ PiFan 공식 트위터 ┃ https://twitter.com/pifan2013
 

[문화콘텐츠과 문화콘텐츠팀 032-625-29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