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일본 시가현에서 열린 제18회 ‘비와코 국제플루트콩쿠르’에서 대회 사상 이변이 일어났다. 부천 계남초 6학년 한여진 양이 일반부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청소년 부문이 아닌 33세 이하 일반부에서 10대가 1위를 차지한 것은 대회 사상 처음이다. 부천에서 태어나 현재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 사는 여진 양은 5살 때부터 고장 난 플루트를 장난감처럼 갖고 놀았다.

여진 양의 어머니 오현숙 씨는 "재능도 있지만 플루트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싶어 3학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레슨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여진 양의 재능은 어머니 오 씨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오 씨는 다년간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다가 현재 플루트 학원을 운영 중이다. 한 양은 매일 3-4시간씩 플루트를 연습한다. 연습 외의 시간은 학교공부를 보충하는데 힘을 쏟는다.

오케스트라 협연, 연주회 등으로 학교 수업을 종종 빼 먹기도 한다. 어머니의 집중 지도 덕분에 학교 공부도 상위권인 한 양이 좋아하는 과목은 과학이다. 실험을 통해서 새롭게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한다.

플루트를 시작 후 여진 양에게 가장 기억나는 일은 데뷔 무대. 지난해 5월, KFEA(한국플루트교육자협회)추천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플루트컨벤션’에 초청돼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했다. 그 후 수원시향과 한국예술종합학교의 크누아오케스트라에서도 활동 중이다.

데뷔 후 여진 양의 활약이 부쩍 눈에 띈다. 작년 4월에는 이화경향음악콩쿠르와 성정전국음악콩쿠르에서 각각 수상했고, 금호영재콘서트에서 독주회도 가졌다. 현재 여진 양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부설 한국예술영재교육원에서 수업을 받는다. 한 해 1-2명을 선발, 학년과 무관하게 수업을 하는데 플루트 분야에서 초등학생은 여진 양이 유일하다.

일찌감치 국제무대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는 여진 양에게 주변사람들은 “타고난 재능”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정작 어머니 오 씨는 “타고 난 재능에 꾸준한 노력의 결과”라고 평한다. 여진 양에게 장래 꿈을 묻자 거침없이 없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입단에서 멋진 연주를 하고 싶다. 아울러 재능기부가 필요한 곳에 아낌없이 후원하고 싶다.”

여진 양의 담임교사 허현숙 씨는 “여진이가 음악 영재라서 친구관계나 학업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조금 염려를 했다. 그러나 성격이 밝아 주변에 친구들이 항상 모인다. 수업에 빠지는 날이 적잖은 데도 성적이 늘 상위권으로 정말 나무랄 데 없이 예쁘고 착해 여진이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타고난 재능에 노력을 덧입은 여진 양이 우리 부천에서 음악 분야의 또 다른 재목으로 우뚝 커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