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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회 부천판타스틱영화제를 마치고주요 작품들로 살펴보는 올해의 피판
정정숙 시민기자(주부)  |  eclips6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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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8.05  00: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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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부천체육관에 기자들이 레드카펫을 통해 들어오는 관계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 제1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부천체육관에 기자들이 레드카펫을 통해 들어오는 관계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올해로 18회를 맞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가 성황리에 그 막을 내렸다. 함께 웃으면서 힘차게 가자는 ‘Yes Smile, Go PiFan’을 슬로건으로 삼은 올해의 영화제는 40개국 215편의 영화들을 초청하여 11일간 펼쳐졌다. 영화들은 크게 부천 초이스 장편/단편,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비전 익스프레스, 단편 걸작선 그리고 기획전으로는 괴수대백과와 라틴 아메리카, 한중 10년 동행전, 클래식, 틴토 브라스전으로 구체적이고 또 예년과는 다르게 사랑과 환상, 그리고 모험이라는 테마에 맞추어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번 기사에서는 개막작과 폐막작, 그리고 개막 전부터 주목받아 온 작품들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 스테레오 : 영화제 첫 날 개막작으로서 상영되면서 관객들과 만나는 올해의 첫 피판 작품이이었다. 영화 ‘스테레오’는 스테레오라는 말 그대로, 입체 음향처럼 여러 가지 장르가 폭넓고 다양하게 스크린을 통해서 뿜어져 나온다. 조용할 때에는 영화의 배경이 되는 독일의 한 시골의 전원적인 풍경을 길게 비추다가도, 자극적인 장면에서는 일렉트릭 사운드가 폭발적으로 스크린을 넘어 관객들까지 가득 채운다. 이런 자극적이고 강렬한 영화지만 던지는 메시지는 복잡하지도, 간단하지도 않다. ‘과거의 모습으로부터 우리는 자유로울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계속적으로 1시간 반의 상영 시간 동안 관객들에게 던진다. 우리는 항상 과거에 했던 일들을 후회하고 반성하면서 보다 다른 모습의 자기가 되어가기를 소망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는 전혀 다른 존재는 아니기 때문에 항상 고민과 갈등의 순간에 직면하게 된다. 그런 우리 삶에서 필수불가결한 문제에 대해 이 영화는 보다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이야기를 통해 그럼에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행동의 주체인 자기 자신이 어떻게 참회하고 변화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 내 연애의 기억 : 방자전에서 신인상과 남우조연상 등 여러 상을 수상한 송새벽이 주연을 맡아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제목이나 포스터를 보았을 때에는 로맨틱 영화라고 느껴질 수 있지만, 판타스틱 영화제 폐막작에 걸맞게 코믹과 호러를 적절히 섞어 전혀 색다른 로맨스를 선보인다. 이러한 달콤하기도 하고 소름끼치기도 하는 로맨스의 중심에는 송새벽과 강예원이 있다. 같은 장면이라도 전혀 다른 느낌을 느끼게 해주는 둘의 연기는 자칫 지루할 수도 있지만, 중간 중간 재미있는 요소들을 데칼코마니처럼 섞어놓아 ‘판타스틱’한 영화를 선물해준다. 폐막작 상영 내내 한국인 그리고 외국인들의 웃음이 끊이질 않았던 영화였다.

    - 바바둑 : 제 21회 제라르메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비평가상, 학생심사위원상, 관객상과 심사위원상을 수상하였던 작품으로서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다른 작품들에 비해 많이 독특하거나, 참신하지는 않지만 이러한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주인공은 어머니 역할을 맡은 에시 데이비스와 아들 역할을 맡은 노아 와이즈만 둘 뿐이다. 영화 내내 어머니와 아들의 상호 신뢰는 바바둑이라는 이름의 유령과 싸운다. 상호 신뢰에서의 균열은 어머니로부터 일어날 때도 있고, 아들로부터 생길 때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모자간의 유대는 그 어떤 귀신이나 악령의 존재보다 강력하다는 것이다. 달리 보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던 엄마와 아들이, 바바둑이라는 귀신의 도움으로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고 가족의 가치를 알아간다고도 볼 수 있겠다.

    - 제로법칙의 비밀 : 12 몽키즈, 타이드랜드,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과 홀리 패밀리와 같은 여러 명작으로 유명한 거장 테리 길리엄의 작품이다. 이번 작품에서 그는 기존의 작품에서 시도했던 주제들보다 더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부분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인간, 더 나아가 우주에 존재하는 것들에 담겨있는 의미가 무엇일까? 불가능한 답을 가능한 방법들로 찾으려고 하는 주인공들은 대담하지만 그러기에 더 진실성 있다. 무엇보다 크리스토퍼 왈츠, 맷 데이먼, 틸다 스윈튼, 벤 위쇼와 같은 명품 배우들의 열연은 영화의 배경이 지금 현실과는 다르게 비현실적이지만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정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러한 동질감은 이윽고 우리가 크리스토퍼 왈츠의 입장에서 자기를 둘러싼 사회를, 세상을, 그리고 더 나아가 전 우주 자체를 돌아볼 수 있는 시야를 제공한다.

    - 다크 밸리 :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서 제 64회 독일 영화상에서 베스트 필름 은상을 받아 화제가 된 작품이다. 더군다나, 주연으로는 최근 말레피센트에서 안젤리나 졸리의 시종 까마귀 역을 맡은 샘 라일리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되었다. 기존의 미국식 서부극에만 친숙한 관객들에게 이 작품은 잔잔하고 고요한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으로 보인다. 이름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이 영화의 배경은 아주 어둡고 차가운 한 독일의 시골 마을이다. 그러한 조용한 마을에서 서서히 복수의 그림자가 마을을 뒤덮는다. 114분의 짧지 않은 러닝 타임동안 최소한의 긴장감만을 남겨두고 관객들에게 나머지를 맡겨둔다. 영화가 엔딩 크레딧을 향해 달려가면서 눈이 덮인 하얀 독일의 마을에는 서서히 붉은 빛이 스며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둠과 하얀 눈, 선혈이 조화를 이룰 때 영화는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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