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 <연합뉴스>에 보도된 ‘교복 나눔 장터’ 뉴스를 우연히 보았다. 자녀가 전학을 해서 1년만 입을 교복을 구매하려고 가격을 알아보니 32만 원이나 한다며 교복 나눔 장터를 방문한 시민의 인터뷰였다.(“2만 원이면 해결, 교복 나눔 장터에 학부모들 발길”). 요즘 교복 값이 학부모에게 큰 부담이 되겠다는 생각에, 부천의 교복은행을 취재해보고 싶어졌다.

▲ 부천교복은행 매장 모습.

원미구청 1층에 자리한 부천교복은행은 ‘부천YMCA녹색가게’가 운영하고 경기도부천교육지원청과 부천시가 함께한다. 연중 상시로 운영하며 매년 2월에는 ‘교복물려입기 나눔장터’로 구매 뿐 아니라, 위탁 판매도 가능한 행사를 하고 있다. 교복물려입기 나눔장터는 올해로 27회째를 맞았는데, 2월 17일까지 위탁했던 교복은 10% 수수료를 제하고 대신 판매해준다. 또 2월 19일부터는 상시 기증을 받고 있으며, 판매 수익금은 장학금으로 사용된다.

▲ 부천교복은행 매장 모습.

지난 2월 15일(목) 점심 즈음 부천교복은행을 찾았다. 입구에는 교복 정리 등의 봉사활동을 하는 청년들이 여럿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니 오전부터 비가 내려 외출이 불편한 날이었음에도 교복을 구매하는 학부모들이 보였다. 기자가 방문한 때의 교복은행 매장 봉사자였던 두 분과 인터뷰를 했다. 밝은 미소의 김영란 씨는 상동역 부근에서 전철을 타고 오는데 교복은행을 통해 봉사를 처음하게 됐고, 10여 년간 꾸준히 교복은행 봉사를 이어온 이수자 씨는 봉사한다는 것 자체가 기쁘고 즐겁다고 한다. 부천교복은행 매장이 올해 원미구청 1층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지난해까지는 지하에 있었고 옷을 다루다보니 먼지도 많아 어려움도 있는데 여러 봉사자의 수고로 꾸준히 운영되고 있음에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를 표했다.

▲ 부천교복은행 매장 봉사자, 김영란(왼쪽)·이수자(오른쪽).

부천교복은행의 교복 셔츠와 조끼, 바지와 치마, 생활복은 모두 5천 원이고 체육복은 1천 원, 재킷 등은 1만 원으로 매우 저렴하다(드물지만 새 옷이 들어올 때도 있다. 새 옷 가격은 2배이다). 입학 시즌 외에도 청소년기 학생들의 성장으로 교복을 다시 구매해야 할 때 먼저 교복은행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겠다.

한편 영화나 연극 관계자들이 소품으로 필요해서 멀리서 부천교복은행을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중고 교복을 구할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란다. 무엇보다 부천교복은행은 교복 구매의 경제적 부담도 덜어주고 쓸 만한 교복이 버려지지 않고 활용됨으로써 환경적으로도 의미 있다. 그러므로 구매뿐 아니라 교복 기증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겠다. 운영 시간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매주 첫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이다(문의 070-7844-4289).

▲ 부천교복은행 매장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