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은 일제강점기 왜곡된 문화잔재를 발굴해 청산하고 역사인식을 고취하기 위해 항일 문화 예술 콘텐츠를 지원하는 ‘문화예술 일제 잔재 청산 및 항일 추진 민간공모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선정된 극단 ‘종이로 만든 배’의 작품 <미스 손탁 실종사건-조선 명탐정의 탄생>이 공연을 앞두고 있다.

▲ 2023.7.29.(토)-7.30.(일) 오후 4시, 소극장 극예술공간(부천)

‘종이로 만든 배’는 2011년 76단과 연우무대에서 활동하던 하일호, 김보경, 박경은 세 배우가 창단한 극단이다. 유지니오 바르바의 책 연극 인류학 ‘종이로 만든 배’에서 그 이름을 빌려왔다. 관람객에게 오락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연극을 선보이려고 노력하며, 당대의 구석진 곳과 소수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극단이다.
10여년 동안 ‘노년’의 비극, ‘세월호 유가족’의 아픔, 알려지지 않은 전 세계 ‘인권활동가들’의 이야기 등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작품들과 한국 사회 당대적 문제를 정면으로 성찰하는 작품들을 꾸준하게 무대에 올리고 있다. 또한 <인권연극제>, <페미니즘 연극제>, <권리장전>, <세월호_극장들> 등을 통해 한국사회의 모순에 대해 천착하는 ‘연대와 네트워킹’ 작업에 활발하게 참여하며 지속적으로 동시대의 관객들과 소통하려는 활동을 확장하고 있다.

▲ 미스 손탁 실종사건. 공연 연습 사진

▲ 미스 손탁 실종사건. 공연 연습 사진

대표작으로 세월호 유가족의 아픔을 다룬 <내 아이에게>, 전 세계 인권운동가들의 목소리를 담아낸 아리엘 도르프만의 한국 초연 작품 <권력에 맞서 진실을 외쳐라!>, 노부부의 일상을 감동적으로 형상화한 <남아있는 나날들>. 입체 낭독공연의 효시 <故 박완서의 그리움을 위하여>, 두 편의 페미니즘 연극 <두줄- 시리즈 연작>(김은미 작/연출), <코카와 트리스 그리고 노비아의 첫날밤>(김나연 작), 가부장적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공포와 불안을 스릴러 형식에 담아낸 <403호 아가씨는 누가 죽였을까>, 이스라엘 대작가 다비드 그로스만의 세계초연작품 <시간 밖으로>, 코로나19 한복판에서 올린 재난에 관한 무대 <까뮈의 페스트 : 리버스> 등이 있다.

이번 <미스 손탁 실종사건-조선 명탐정의 탄생> 공연은 인기 청소년 소설 작가 정명섭의 “미스 손탁”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구한말 정동에 실재했던 손탁호텔을 무대로 이준 열사의 헤이그 밀사 사건을 추리소설 기법으로 풀어낸 창작 음악극이다. 고종의 비밀 첩보대 ‘제국익문사’ 소년단원의 반제국주의 활약상과 손탁호텔의 신참 보이, 이화학당 학생의 ‘손탁 여사 실종사건 추적기’를 실재적 역사와 가상의 이야기를 절묘하게 섞어내 서스펜스 가득한 항일 미스터리 음악극으로 펼쳐 보인다. 
아관파천 이후의 조선궁궐을 둘러싼 이완용, 손탁 여사, 양기탁, 베설 등 역사 속 실존 인물들을 ‘손탁 여사 실종사건’이라는 가상의 이야기 속에 생생하면서도 절묘하게 집어넣어 관극의 재미를 극대화 시키고, 조선 식민지 역사의 아픔과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조선사람들의 열정적인 삶에 빛을 비춘다.

▲ 너를 부른다. 공연사진

연극은 법어(프랑스어)학교 학생 배정근이 손탁 여사와 친분이 있던 형의 소개로 손탁호텔에서 보이로 일하게 되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어느 날 손탁 여사가 중국 청도(칭다오)에 다녀온다는 편지를 남긴 채 사라진다. 편지에 쓰인 글의 필체는 손탁 여사의 것이었지만, 갑자기 사라질 이유가 없었던 손탁 여사의 실종에 의문을 갖게 된 배정근은 그녀를 찾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배정근은 평소 마음에 두었던 호텔 옆 이화학당 학생 이복림에게 그 일을 같이하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둘의 사라진 손탁 여사를 찾기 위한 동분서주가 시작되고, 연극은 이후의 사건을 다룬다.

▲ 까뮈 페스트. 공연사진

극단 대표 하일호 연출가는 “이번 작품은 구한말 조선 민중들이 일제국주의에 맞서 독립운동을 전개하는 역사를 <미스 손탁실종사건>이라는 가상의 미스터리한 이야기에 접목시켜 연극을 보는 내내 재미와 흥분을 느낄 수 있도록 제작했다. 연극을 처음 보는 관객들도 아주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흥미진진한 스토리의 전개와 많은 노래와 춤이 함께 하는 공연이다. 배우들의 연기가 살아야 관객들에게 참뜻이 전달되기 때문에, 인물들 사이의 연기를 극대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 작품의 진정성을 더했다. 배우들이 혼신의 힘을 다한 만큼 관객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란다."라고 전했다.

▲ 너를 부른다. 공연사진.

■ 공연 개요

제목: 미스 손탁 실종사건 _ 조선 명탐정의 탄생

일시: 2023.7.29.(토)~7.30.(일), 소극장 극예술공간(부천)

원작: 정명섭(미스 손탁_서해문집)

극작·연출: 하일호

주최·주관·제작: 종이로 만든 배

후원: 경기문화재단, 성북마을극장, 몹쓸밴드

예매처: 플레이티켓

문의: 010-8931-8370. 010-3622-3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