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노란 나비를 접었다. 어눌한 솜씨지만 노란꽃을 만들었고, 마음을 다해 책갈피와 엽서를 그려 우리들의 염원과 함성이 잘 들리도록 멀리멀리 날렸다.

지난 4월 15일 부천 안중근 공원에서 세월호 참사 9주기 ‘부천 기억문화제’가 열렸다. 아침부터 추적추적 내리던 봄비가 그치고 스산한 바람이 부는 속에 따사로운 햇살이 간간이 얼굴을 내밀던 날이었다. 

올해의 슬로건은 ‘안전 사회를 향해 손 맞잡고! 끝까지 함께! 반드시 진실!’

아홉 번 해가 바뀌어도 여전히 우리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알지 못하고 있으며,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기억, 약속, 책임을 잊지 않고 함께해 간다는 의미다.

참가 단체 대표 9명이 정화수를 올리는 정화수 의례굿을 시작으로 행사가 시작되었다. 풍물패 연합의 전체합굿으로 기억굿, 성공회대 민속문화연구회 탈의 약속굿, 풍물굿패 타락의 책임굿도 이어졌다. 4월 16일을 상징하는 오후 4시 16분에 맞춰 2부 행사 송내청소년센터 나래유랑단 께네마(‘난 괜찮아’의 의미)의 공연과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지난해 10.29 이태원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 윤석보(故 윤성근의 父)씨가 참석해 “4.16 세월호 참사와 10.29 이태원 참사의 공통점은 국민은 있어도 국가는 없었다는 것이고 또한 국가가 구할 수 있었는데 구하지 않았다는 것,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라 말하며,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이곳에 모인 모든 부천시민이 함께 해 줄 것을 당부했다.

부천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제로서 행사장 곳곳에 시민참여 체험 부스가 만들어졌는데 추모꽃, 나비 접기에는 주로 어르신들이, 책갈피나 엽서 만들기에는 학생이, 캘리그라피 쓰기에는 학부모들이 참여하여 ‘잊지 않겠습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등 다양한 내용을 담아 전시했다.

▲ 책갈피 전시

부천민예총(지부장 안미현)이 주관하고 부천시민연합 등 부천지역 27개 단체가 참여한 이번 추모 행사는 대안교육기관 산학교 학생 및 부천시민의 합창곡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를 끝으로 마무리 되었다.

▲ 노란나비날리기

‘어둠은 빚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