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4일(목) 오후 2시, 부천시 복사골문화센터 4층 다감 세미나실 테이블 앞에 지역 예술가, 학교 공간에 관심 있는 시민, 학교 교육관계자들 14명이 모였다. ‘빈교실 프로젝트’가 어떻게 기획되고 진행되는지 논의·발표하기 위해서였다.

▲ <빈교실 프로젝트>라운드 테이블(지역 예술가, 학교 공간에 관심있는 시민, 학교 교육 관계자)

부천문화재단 문화도시 김현아 본부장은, “어렸을 때 녹용 한 첩은 어른이 되어서 10첩 먹는 것 보다 효과가 더 좋다. 중요한 씨앗을 피 안에 넣는 작업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 비었다는 것은 그만큼 창의적인 요소가 많다는 것이다”며 ‘빈 교실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어 송내초등학교 양동준 교장은, “교실 문이 닫혀 있어 죄송하다. 요즘 학교 중에 좀 더 좋은 학교로 잘 해보고 싶다. 송내초는 아직 빈 교실은 아니다.”라며 ‘빈교실 프로젝트’에 대한 소감을 피력했다.

▲ 음식연구팀의 메뉴(PPT사진)

이번 ‘2022 지혜공유스쿨(휴먼뱅크)<빈 교실 프로젝트>’는 지역의 문화예술교육 전문단체, 예술가, 그 외 지역 관계자, 그리고 부천문화재단이 함께 ‘유휴공간’을 다양한 지역 주체의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보고, 변화를 시도해보며,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으로 진행되었다.

‘빈교실 프로젝트’ 여러가지연구소(대표. 민경은)에 따르면 학교 내 유휴교실은 유휴공간의 증가에 따라 공간 활용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유휴 교실의 증가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무엇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증가원인을 외면할 수는 없다. 2015년 대비 2045년 전국 학령인구는 약 27.3%감소 예정이라는 통계가 제시된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 놀이에 참여하는 송내초 아이들(PPT사진)

아울러, ‘빈교실 프로젝트’는 ▴6월 STEP1. 공동연구단 워킹그룹 구성 ▴7월 STEP2. 파일럿 프로그램 <여긴 어디야? 여긴 말이야~!> 기획 운영 ▴7~9월 STEP3. 학교 공간혁신 사례연구/ STEP4. 의견 수렴 간담회/ STEP5. <빈 교실 표류기>과정을 연구했다.
7월 STEP2. <여긴 어디야? 여긴 말이야>프로그램 내용은 ▸7월11일(월) 빈교실 발견하다 ▸7월12일(화) 빈교실, 감각하고 상상하다 ▸7월13일(수) 빈교실, 기획하고 설계하다 ▸7월14일(목) 빈교실, ◯◯공간 제작하다 ▸7월15일(금) ◯◯공간 오픈! Farewell party! 로 송내초등학교에서 5일간 진행됐다.

▲ 학교 내 사용하지 않는 교실

송내초에서 하루 3시간의 시간을 5일간 연달아 <여긴 어디야? 여긴 말이야>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송내초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6년간 *예술꽃 씨앗학교를 경험하며 학교 내에 문화예술교육주간을 학사일정 안에 배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올해는 예술꽃 씨앗학교 사업을 하고 있지 않지만. 문화예술 활동주간을 예년과 같이 학사일정에 배치해 놓은 이유도 한 몫 했다. 학교 공간 곳곳에 지난 6년간 프로젝트로 했을 법한 예술 활동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특히, 페인트칠로 화려해진 교실 문과 창틀, 알록달록한 책상, 벽화가 눈에 띄었다.

5일 간의 프로그램이 끝나고 송내초 아이들은 포스트잇에다 <우린 말이야> 기록을 했다.

▲ <빈교실 프로젝트>라운드 테이블에서 더 나누고 싶은 주제

  ⊖ 이런 게 아쉬웠어요: ‘계속 공간 꾸미기를 하고 싶었는데, 5일밖에 못해 아쉬웠고 눈물이 난다.’ ‘기간이 짧아 아쉬웠다. 벽이랑 여러 가지 만든 것들을 더 보충해서 만들고 싶다.’

  ⊕ 이런 게 좋았어요: ‘다 같이 만들고 노동한 것, 협동해서 만든 것이 뿌듯했다.’ ‘직접 디자인하고 만들어서 좋았다. 실행한 게 신기했다.’ ‘공간과 음식 만드는 것이 재미있었다.’ ‘동생들이 많이 와서 좋았다. 동생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우리에게는 ◯◯◯이 필요해요!: ‘노래방과 매점이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빈 교실이 있다면 놀이공원 컨셉으로 다시 잡아보고 싶다.’ 이 공간이 계속 지속된다면 좋겠다. 또 하고 싶다.‘ 등으로 자신들의 마음을 적었다.

▲ 여기는 <빈교실프로젝트>라운드 테이블입니다~

라운드테이블에서 ‘빈교실 프로젝트’의 민경은 대표는, “우리가 준비해서 학교에 들어간 부분은 오직 하나, 상상할 수 있게 하자. 또한 학교 안의 것들을 비틀어 볼 수 있게 질문하자. 그 질문의 답을 찾으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닌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고, 되게 하기 위한 질문을 계속하는 것이다.”라며 “이런 시도가 놀랍다. 좌충우돌하면서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뭐가 더 하고 싶을까? 결과물에 집착하는 교육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실패가 즐거워야 한다.” 고 했다.

한편, 부천교육지원청의 박용준· 박현주 장학사는, “이 프로젝트가 송내초를 너머 지역문화의 예술교육으로 지속가능해야 된다. 그 너머의 고민들을 생각해보자. 앞으로 가장 중요한 건 학생, 학교는 어땠는가? 일 것이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1부, 2부로 나뉘어 2시간 동안 이어진 지역문화예술교육 연대·협력을 위한 소감, 의견 나누기는 단지 테이블의 탁상공론이 아니었다. 지역 예술가는 대안을, 학교 공간에 관심 있는 시민은 쟁점을, 학교 교육관계자는 실천과정을 말하고 들었다.

20년 전, 문화특별시를 꿈꾸기 시작했던 부천은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받으며 그 꿈을 이뤘다. 오늘도, 내일도 부천은 문화로 행복한 도시를 스케치 한다. 시민이 문화예술을 말하면 부천은 귀담아듣고 실현해 왔다. 더불어,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인 2022 지혜공유스쿨(휴먼뱅크)은 지역사회 이슈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바탕으로 변화를 시도해보고, 민-관의 지속적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사업을 수행해 가고 있다.

* 예술꽃 씨앗학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하고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운영하는 문화예술교육 활동 지원 사업이다. 전교생 400명 이하 소규모 학교의 전교생이 문화예술교육을 누릴 수 있는 교육환경을 지원하여, 공교육 내 문화예술교육 효과와 활용도를 높이고 지역의 문화예술교육 거점기관으로 육성하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