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남부역사 가을꽃 전시회 전경

'꽃길만 걷게 해주세요! 앞으로 꽃길만 걸으세요.’등의 덕담은 우리 일상에서 자주 오가는 말이다. 그러나, ‘꽃길만 걸어라’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주술성 멘트다. 우리들 삶이 꽃처럼 아름다울 수만은 없으니 꽃이 뒤덮인 현실의 길이라도 걸어보라는 응원·염원일 것이다.

▲ 중앙공원 가을꽃 전시회

그 응원·염원을 실현시키기 위해 ‘다시 뛰는 부천, 시민과 함께 피는 가을꽃’주제로, 부천의 가을꽃 전시회가 10월4일부터 열렸다. 중앙공원, 부천남부역 광장, 소사북부역 공원, 심곡천, 오정대공원에서 가을꽃들이 부천시민을 기다리고 있다.
녹지과 도시녹화팀 보도에 따르면 국화1만 본을 포함해서 가을꽃 20만 본이 5개 장소에서 전시되었다고 한다. 포토 존도 있는 가을꽃 전시회는 2016년부터 매년 10월 추진해 올해로 7회를 맞았다.

▲ 중앙공원 가을꽃 전시회

중앙공원에 중년여성들이 가을꽃 앞에서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웃음꽃은 꽃보다 더 알록달록 화사하다. 노랑꽃, 빨강꽃 공원가득 줄지은 공원에서 사진을 찍던 김OO 씨는, “중앙공원에 꽃들이 숨 막힐 정도로 예쁘게 전시되어있다고 해서 친구들과 왔다. 워킹맘이라 가을이 온 줄도 몰랐다. ‘그대 사랑 가을 사랑... 가을아 오면 가지 말아라~’ 노래들으면서 꽃길도 걷고 꽃향기도 맡고 수다 떠니 살아 있는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 중앙공원 가을꽃 전시회

▲ 중앙공원 가을꽃 전시회

부천소사북부역 공원, 부천남부역 광장에서 만난 가을꽃도 너무 고와 오가는 시민들 얼굴까지 밝아보였다. 꽃구경을 하고 있는 연령대는 모두 어르신들이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꽃을 보면 화색이 돌며 얼굴가득 기쁨이 넘치는 미소(*듀센미소)를 짓는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특히 여자들이 꽃에 약하며, 노인의 경우는 우울증이 개선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 소사역 가을꽃축제

소사공원에서 친구들과 담소를 하던 정OO 어르신은, “올해는 비가 많이 와 집에 있기 일쑤였다. 모처럼 좋은 날씨에 잘 가꾸어진 꽃까지 구경할 수 있어 마음이 편안하고 기분이 좋다.”며 입술근육·눈가근육까지 움직이는 이른바 듀센미소를 지었다.

▲ 소사역 가을꽃 축제

꽃은 우리를 시각·후각 등 여러 감각채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줘 기분 좋은 정서를 일으키는 강한 자극제라고도 한다. 특히 꽃향기에 있는 페로몬 등 화학 성분이 인간의 좋은 감각을 작동시켜 꽃을 좋게 생각하게끔 한다는 것이다. 인간이 꽃을 좋아하는 이유는 30가지가 넘는다고 했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꽃은 아름답다.

▲ 소사역 가을꽃 축제

부천에서 만난 가을꽃들은 모두 아름다웠다. 일반 사무실이나 집안 화분의 꽃만 보아도 기분이 좋아지는데 꽃길을 걸어보니 얼마나 즐거운지. 도시의 시간은 테마가 있으면 더 재미있어진다. 도시의 시간은 결코 똑같이 흐르지 않는다. 위치와 이동속도에 따라 시간과 재미는 달라진다. 오롯이 부천시민을 위해 풍요롭게 전시된 꽃길을 찾아 흐르는 시간 속에서 걸어본다면, ‘꽃길만 걸어라’가 애초 불가능한 주술성 멘트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듀센미소’란 프랑스 심리학자 듀센이 관찰한 것으로 입술근육과 눈가근육이 함께 움직이며 미소 짓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