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여름의 폭염도 지나고 더위로 지쳤던 몸을 돌아보며 건강을 챙겨야 할 때이다. 조금씩 선선해져 산책하기에도 좋은데 공원이나 숲길을 걷다보면 정신적 쉼도 누리고 충전도 된다. 그리고 공원이나 숲길 산책과는 또 다른 매력인 물길 산책도 이 가을에 참 좋다.

▲ 상동 시민의 강 모습.

부천에는 물길이 참 많다. 아파트 가득한 도심에 유유히 흐르는 상동 시민의 강과 함께 조성한 산책로는 그야말로 지역 주민들의 휴식처로 손색이 없다. 상동도서관 부근에서 상동호수공원 주변까지 이어지는 상동 시민의 강 산책로는 일상 가운데 지나가는 길로도 사용되어 사시사철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데, 나무 그늘이 많아 한여름에도 힘들지 않게 걸을 수 있는 곳이다.

상동 시민의 강은 얕은 물길이지만 가끔 물길을 누리는 조류를 만날 때면 그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가던 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게 된다. 물길에서의 쉼은 비단 사람뿐 아니라 조류에게도 쉼이 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부천에 거주하는 지인을 만나러 왔다가 상동 시민의 강을 산책하던 인천 시민인 전계선 씨는 “아파트 가득한 도심에 이런 물길이 있으니 참 좋네요. 부천으로 이사 오고 싶어요.”라고 하였다.

▲ 심곡 시민의 강 모습.

2017년 심곡천을 복원한 심곡 시민의 강은 상동 시민의 강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부흥로에 자리한 심곡 시민의 강은 분주하게 오가는 차량들로 답답하게 여겨졌던 구도심의 모습을 탁 트이게 바꾸어 놓았다. 또한 더운 여름에는 다리 밑 그늘에 앉아 잠시 발을 담그며 쉴 수 있는 분위기의 물길이다. 소명사거리에서 기둥교회 부근까지 이어진 심곡 시민의 강은 1km 정도로 가볍게 걷기에도 좋고 심곡천네모갤러리에 들러 전시도 관람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 역곡천 수변길 모습.

일상에서의 짧은 산책이 아닌 한적함을 누리며 조용히 걷고 싶다면 역곡천과 베르네천에 조성된 수변길이 좋다. 역곡천은 서울 구로구 항동의 푸른수목원까지 이어져 어렵지 않게 오갈 수 있다. 기자도 지난 9월 3일(토), 오후 푸른수목원에서 출발하여 역곡천을 쉬엄쉬엄 걸어보았다. 역곡천 수변길은 어느 교외 지역의 시골 물길을 걷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인위적인 꾸밈의 느낌이 들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가장 큰 매력이다. 그리고 쉬어갈 수 있는 흔들의자와 정자가 있어 산책의 여유를 누릴 수 있다.

▲ 역곡천 수변길 정자와 흔들의자 모습.

오정 시민의 강(베르네천)은 생태 하천 복원 사업을 통해 변화하고 있다. 베르네천은 가까이에 아파트와 학교가 있어 지역 주민들과 학생들의 가벼운 운동으로 찾기에도 좋은 곳이다. 또한 한적할 뿐만 아니라 새소리와 물소리가 더해져 물길 옆에 조성한 산책로를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해진다. 하늘은 높푸르고 걷기에 더없이 좋은 이 가을에 부천 곳곳에 자리한 수변길을 걸어보면 어떨까. 각양각색 물길의 매력에 몸도 마음도 휴식을 누리게 될 것이다.

▲ 오정 시민의 강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