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기덕, 덩~기덕, 덩더러럭~’
소사삼거리를 지나 경인로를 따라 소명지하차도 쪽으로 가다 보면 고만고만한 낮은 건물들 사이에서 흥겹지만 과하지 않은, 어린 시절부터 들어왔던 귀에 익숙한 소리가 들린다. 부천시민문화공간 ‘노리터’에서는 퇴근길 하루의 업무를 마친 회원들의 설장구 연습이 한창이다.

‘두드리는 즐거움’의 뜻을 가진 풍물굿패 ‘타락(打樂)’은 부천민예총 민족굿위원회로 부천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사회인 풍물굿 동호회다. 국가 지정 중요무형문화제 제11-마호인 호남 좌도 임실 필봉농악을 기본으로, 사물놀이, 상모, 설장구 등 농사짓던 시절에 두드리던 우리 전통 풍물굿을 현대 도시 생활에 맞게 변형하여 전통과 현대를 잇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호남 좌도 농악의 대표적인 풍물굿인 필봉굿은 놀이가 많은 뒷 굿 중심의 풍물굿으로 투박하지만 소리가 강하고 꿋꿋한 것이 특징인데, 이러한 기운을 갖고 있어 풍요를 기원하는 농번기나 추수감사제 길놀이 농악으로 많이 사용되기도 한다.

2007년 결성되어 올해로 15년을 맞는 ‘타락(打樂)’은 그동안 부천시민 통일한마당 길놀이를 비롯해 여월농업공원 도시농업축제 및 부천도시농업네트워크 시농제 등 각종 지역행사 길놀이를 맡아왔고, 해마다 4.16 세월호참사 부천시민 기억문화제 추모 합굿에도 참여해오고 있다.

▲ 2021년 부천시민기억문화제 공연

두드리는 즐거움 하나로 뭉쳤다지만 제16회 전국농악경연대회에서 특별상인 농림수산부장관상을, 2011년 사선제 전국농악경연대회에서는 대상인 문화체육부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실력이 만만치 않다.
정기모임이 있던 지난 17일 토요일 저녁, 두 살 된 딸아이를 데리고 참가한 박지민(39세, 중동거주)씨는 “7년 전 ‘타락(打樂)에 참여하면서 함께 활동하던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지금까지 함께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다.”며 자녀가 어린 회원은 자녀와 함께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꾸준히 참여 중인 23명 회원 모두 가족 같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한다.

▲ 2021년 정기공연 '사람,생명,평화를 위한 추모풍물굿'

초창기 멤버로 현재 3대 회장을 맡은 유선화씨는 “우리가 두드리는 장구 소리가,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작은 위안이 될 수 있다면 더없이 행복할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타락(打樂)’을 소개하고 풍물굿이나 판굿, 사물놀이에 관심 있는 부천시민 누구나에게 문은 열려있다고 한다.

▲ 설장구

한편, 오는 9월 24일(토) 상동호수공원에서 펼쳐질 ‘2022년 시민과 함께하는 공원네트워크 페스티벌’ 길놀이 공연과 2022년 제13회 정기공연(10월15일 예정)을 앞두고 연습이 한창인 타락은, 2022년 하반기 강습으로 풍물굿, 진도북놀이, 판굿 등을 10월 1일부터 5개월 과정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 풍물굿패 타락 : 010-5390-9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