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지역노사발전협의회 일드림센터 장해영 센터장

IMF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상황에 직면했던 부천시는 1999년 「부천지역노사민정협의회 구성 및 운영 조례」제정을 시작으로 사회적 대화를 통해 지역 고용 문제와 경제 이슈를 풀어왔다.

부천시는 중소규모 기업 위주의 도시로 성장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해 공장부지 확보가 어려워진 관내 중견기업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면서다. 부천상공회의소·한국노총부천김포지역지부 등 노사단체(이하, ‘노사단체’)는 10인 미만 사업장이 92% 이상인 산업구조에서 노동자의 숙련 수준과 일자리 문제를 중소기업의 책임으로 전가할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부천시는 이에 호응하여 지역 고용 거버넌스를 기반으로 한 수요자 중심의 일자리 정책을 추진하면서 보다 실질적인 지원 체계를 갖추어 갔다. 노사정의 탄탄한 신뢰관계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019년에 부천시는 ‘일드림센터’를 개소하여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이 직업훈련 후 일자리를 찾고, 일자리를 만들고, 그 일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취창업 훈련을 확대했다. 사업의 운영은 전국 최초의 지역 노사공동법인인 (사)부천지역노사발전협의회가 맡았다.

이처럼 노동시장 당사자가 주도적으로 지역 일자리 문제를 풀어온 부천시의 경험은 노사단체는 물론 지역 유관기관의 사회적 책임성을 높이는 한국형 고용 거버넌스 모델로 주목 받아 OECD(지역 일자리컨퍼런스, 2014년)에 소개되기도 했다.

부천시는 지역 산업구조와 감염병 확산 등 외부 경제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일자리·고용문제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2021년 ‘섹터 특화형 일자리 창출 사업’을 핵심사업으로 선정하고 ‘일드림센터’를 통해 수행 중이다. ‘섹터 특화형 일자리 창출 사업’은 지역특화 산업과 일자리 성장 전략을 결합해 취약계층에게 훈련 기회를 보장하고 산업·업종별로 숙련된 참여자를 지역 산업 일자리로 연계하는 사업이다. 대표적인 사업으로 ‘전략산업(금형) 캐드·캠 기술인력 양성과정’과 ‘4in1(포인원) 중소기업 회계설계 다기능 인력양성과정’이 있다.

부천시는 중소기업의 인력 수요를 반영한 현장 맞춤형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이에 맞춘 인력을 양성하여 목표 대비 116%의 취업 성과를 달성했다. 고용노동부의 일자리경진대회에서는 두 사업이 연달아 2020년, 2021년 연속 우수 일자리사업으로 선정되어 그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더욱이 이 두 사업은 높은 취업실적으로 매년 좋은 평가(6년 연속 S등급)를 받으면서 타 지자체의 벤치마킹 사례가 되고 있다. 이것이 협력과 소통을 바탕으로 상생의 노사관계를 구축하여 부천형 일자리 창출에 힘써온 결과다.

2021년 하반기에는 자격과 경력을 갖춘 만 50세 이상 신중년이 참여하는 ‘고교 취업지원관제도’를 시범운영한다. 부천시 관내 특성화고등학교 졸업생들이 신중년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받고 원활히 노동시장으로 진입하도록 도울 예정이다. 이 외에도 기업의 인력유지와 재직자의 향상훈련을 위해 찾아가는 잡-프로보노(Job-probono) 서비스, 재직자 대상 현장 맞춤형 직무능력개발 훈련, 은퇴 예정자 대상 인생이모작 지원기관 연계,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법정 의무교육 등을 폭넓게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 부천시는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고용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위해 2023년까지 부천시의 고용기본계획과 연계하여 취약계층 맞춤형 일자리 사업을 강화해나간다. 2024년에는 취업기관, 복지관 등과 협업하여 고용-학습-복지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행복한 일자리는 우리 모두의 꿈이다. ‘함께 잘 사는 부천시’ 실현의 중심에는 일자리가 있다. 일드림센터는 코로나팬데믹 위기를 넘어 시민들이 포용적 노동시장 정책의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부천시, 지역노사단체와 머리를 맞대고 일자리 정책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