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다면 적고 무얼 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충분하다고 하면 충분할 듯 같기도 하다. 원미동 어울마당 근처에 위치한 아담한 공간, ‘극단가득’이다. 공연 소품 제작 중이던 임재헌 단장이 반갑게 맞는다. 마술사로 시작해 연기, 마임 등으로 다져진 범상치 않은 기운의 꽃미남 단장이다.

▲ 부천 생활친화공간 '극단가득'과 임재헌 단장

“아마추어 예술가들은 연기가 되어야 무대에 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악기를 다루시는 분이시든 마술을 하시는 분이시든 다 연기는 필수거든요. 거기에 기초가 되는 것이 마임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마임을 통해 초보 무대 예술가들의 첫걸음을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젊은 단장의 패기와 전문 공연가로서의 자신감이 풋풋하게 묻어난다.

‘극단가득’은 지난 2월 10일 부천문화재단 부천 문화도시 조성사업 ‘생활친화공간발굴’의 10개 팀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전체 18평 정도의 공간에 무대 공간이 절반쯤 된다. 나머지 반은 소품 제작 공간이다. 무대연습을 위한 방음시설과 암막 커튼, 그리고 마루가 설치되어 있으며, 소품 제작을 위한 각종 공구류와 고무매트와 같은 특수 설비를 갖추고 있다. 그리고 고성능 개인 방송 카메라와 이름도 생소한 샷건 마이크(먼 거리에 있는 음원을 포착할 수 있도록 설계한 긴 마이크)와 짐벌(동영상이나 사진 촬영 때 흔들림을 막아주는 장치) 등도 갖추고 있다.

▲ ‘극단가득'의 무대 모습과 소품 제작 공간 모습

이 ‘극단가득’은 부천시의 생활 친화 공간으로 연기를 기반으로 한 마임 기초 강의, 무대 소품 제작 기초 강의, 개인 방송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공간 및 장비 대여 공간을 제공한다(2월 15일부터 21일까지 부천 시민에 한하여 무료 이용 가능, 그 후엔 극단 측과 협의). 공연 예술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과 각종 공연 소품 제작에 관심이 있으신 분, 개인 방송 등을 준비하는 입문자들이 문을 두드린다면 실질적인 공연 예술 노하우와 먼저 그 길을 걸어온 선배들의 경험치를 충분히 얻을 수 있는 곳이다.

▲ 소품 제작을 위한 각종 공구류와 개인 방송을 위한 특수 장비 모습

공간도 공간이고 장비도 장비이지만 이곳에서 가장 크게 얻을 수 있을 건 임재헌 단장의 열정이 뿜는 파급력일 듯하다. 코로나 한파로 꽁꽁 얼어붙은 이 시기에도 마술 공연, 비눗방울 공연, 마임 공연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임배우 출동’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이 패기발랄(?)한 예술가의 열정을 공연 예술가로서, 1인 미디어 창작자로서 꿈을 꾸는 새내기들이 접하게 된다면 나도 할 수 있다, 라는 자신감은 충분히 넘치도록 채워질 수 있을 듯하다.

코로나가 세상을 다 삼킨 것 같다. 모두가 집단 우울증에 걸린 것 같고 어쩜 모두가 이런 우울한 기분이 평상심이라는 듯 자기 합리화로 이 시기를 보내는 건 아닌가 싶다.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오고, 코로나가 맹위를 떨쳐도 우리는 이 또한 지나갈 것임을 안다. 늘 그래왔듯이. 내가 가진 끼가 있(었)고, 꿈이 있(었)고 아직도 가보고 싶은 길에 대한 설레임,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면 ‘극단가득’의 문을 두드려 보자. 더불어 가치 있는 시간을 '가득' 찾아보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부천은 2019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1차 문화도시로 지정받아 국내 첫 법정 문화도시가 되었다. 부천은 시민주도형 문화 활동 기반 확대, 시민의 생활권역 내 커뮤니티 공간 발굴, 지역 내 문화기술과 결합한 도시 콘텐츠 발굴 등을 통해 ‘문화도시’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계속해서 발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