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서 가장 미세먼지가 심각한 곳이 바로 부천이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사실이다. 지난 8월에 나온 ‘2019년 경기도 대기질 평가보고서’(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부천시는 55㎍/㎥로 지난해 가장 높았던 평택시 53㎍/㎥보다 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부천시는 대기오염 측정소 5개곳에서 10개 항목 실시간 측정하고 있다.

부천시는 미세먼지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서울을 능가하는 전국 최고 수준의 인구 밀집도와 공업지역 내 레미콘 공장 밀집화, 지자체 중간에 위치한 분지로 교통량 증가에 따른 교통혼잡 등의 이유에서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미세먼지의 취약함을 당연시하면 받아들일 순 없다. 이런 의미에서 ‘미세먼지저감 시민실천단’은 시민들에 직접 미세먼지 저감에 나섰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 지난 12월 4일 미세먼지저감 시민실천단 선서문 낭독 모습<사진 출처:상동호수공원 페이스북>

상동호수공원은 텐(10개 광역동)×텐(10개 가정)으로 100가정을 ‘미세먼지 저감 시민실천단’을 모집하였다. 지난 12월 4일 미세먼지저감 시민실천단에 최종 선정된 분들이 '줌'으로 미세먼지저감 시민실천단 선언문을 낭독함으로써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12월 8일과 9일에는 미세먼지 저감 활동을 응원하고자 미세먼지 공기정화식물 ‘텐텐정원’을 보급하였다. 이 시민실천단은 직접적인 미세먼지를 줄이는 자동차 공회전 않기, 가까운 거리 걷기&먼 거리 대중교통 이용하기, 조리 시 굽거나 튀기는 요리 줄이기 뿐만 간접적으로 일회용품 줄이기, 장바구니 들고 가기, 텀블러 사용하기 등 환경보호를 위한 활동까지도 포함한 '미세먼지 저감 생활 실천 텐(10)'을 실천하고자 자원한 가정들이다.

▲ 미세먼지저감 시민실천단에게 활동을 응원하고자 텐텐정원를 배부하는 모습<사진 출처:상동호수공원 페이스북>

부천시의 100가정이 부천의 높은 미세먼지 수치를 크게 낮출 수 있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발적인 시민 참여로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나 혼자쯤이야 어때’가 ‘나 혼자부터라도 솔선’으로 바뀐다면 선한 영향력이 순화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지금은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강제적인 억제 조치로 미세먼지가 주춤거리는 상황이지만 잊지 말자. 코로나 사태 이전 우리의 건강을 가장 위협하던 적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먼지들이었다는 것을. 어쩜 백신이 개발된 코로나보다 훨씬 더 오래, 깊이 이 미세먼지가 우리 생활 속에서 불편함과 건강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미세먼지저감 시민실천단에게 배부된 텐텐정원의 모습<사진 출처:상동호수공원 페이스북>

부천시는 2020년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 총 351대를 보급하고, 노후 경유차 6,956대에 매연저감장치 부착과 조기 폐차 지원하였으며 가정용 친환경 보일러 설치(총 9,006대) 등 미세먼지 저감 사업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특히 공장 밀집 지역인 부천 삼정동의 레미콘, 아스콘 업체들이 자발적 협의체를 구성해 시의 미세먼지 정책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 이런 민관의 노력들은 부천의 미세먼지 농도를 2019년 대비 18%(55㎍/㎥→45㎍/㎥), 초미세먼지는 22%(32㎍/㎥→25㎍/㎥)로 감소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아직은 멀지만 계속해서 나아가야 할 길이다. 또한, 부천시는 내년부터 미세먼지 취약계층에 더 많은 신경을 쓸 예정으로 관내 어린이집에 실내 공기질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경로당과 초등학교에는 미세 방진망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