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 두기’가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됐지만, 우리의 일상을 뒤집어 놓은 지독한 바이러스 때문에 누적된 피로감과 긴장감은 여전하기만 하다.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이 필요하다.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며 지친 마음을 비울 수 있는,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녹음을 즐길 수 있는 그런 곳이 절박하게 그립다.

▲ 거마산 입구

우리 시에는, 말만 들어도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는 ‘둘레길’이 6구간 있다. 1구간: 향토유적숲길, 2구간: 산림욕길, 3구간: 물길 따라 걷는 길, 4구간: 황금들판길, 5구간: 누리길, 6구간: 범박동 순환길이다.

신록의 계절을 맞아 자연 속에서 한숨을 돌리며 각자의 숨구멍을 찾아 걷기 좋은 ‘둘레길’. 혼자 천천히 걸으며 새소리와 바람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딴 세상에 와 있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

▲ 고강 선사유적공원 內 철쭉

1구간의 향토유적숲길을 걸어 보았다. 고강동 선사유적 공원에서 출발하는 9km 둘레길이다. 선사유적지 공원에는 계절의 여왕 5월답게 철쭉이 광활하게 피어 있다. 능고개를 지나면 도시에서는 만나기 드문 왕족 묘가 있다. 조선 제9대 왕인 성종의 다섯째 딸, 경숙옹주의 가족묘다. 민씨 가문과 혼인한 경숙옹주의 가족묘를 둘러보자니 시·공간을 초월함은 물론, 삶과 죽음의 명상에 젖어든다.

▲ 2구간 산림욕길 둘레길

2구간의 삼림욕 길은 접근성이 용이해서 많은 시민들의 지친 마음과 몸을 위로해주고 회복시켜주는 둘레 길이다. 송내역에서 출발해서 7km를 걷다보면 은행나무보호수를 만나고 곁눈을 잠깐 팔면 인천대공원의 향기로운 꽃들의 성찬을 맛 볼 수 있다. 3구간의 물길 따라 걷는 길은 송내역에서 시민의 강 물줄기를 따라 굴포천까지 6km 자전거 트레킹을 하기 딱 좋은 둘레길이다.

4구간의 황금들판 길은 부천시의 6구간 둘레길 중 제일 긴 코스 13km다. 봉오대로에서 출발하는 황금들판 길은 시골 들녘길을 연상케 한다.

5구간 7km의 누리길은 베르네천에서 출발해서 옹기박물관을 지나면 백만송이장미원이 있다. 지금은 전면 폐쇄(5.22~6.14)된 백만송이장미원을 바라본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향기를 잃어버린 꽃 축제, 얼른 이 시간이 지나가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 6구간 범박동 순환길

6구간의 범박동 순환길은 둘레길 중 가장 늦게 조성(2018년)되었다. 6km의 범박동 순환길은 범박산길, 옥길들길, 함박산마을길 코스가 합쳐져 있는 둘레길이다. 편안하게 걷다가 산들역사문화공원·웃고얀근린공원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며 마음에 쌓여있는 감정을 털어낸다.

우리 시의 6코스 ‘둘레길’, 집에서 가까운 구간을 찾아 걸으며 스스로 길이 되어보면 어떨까.

▲ 부천시 6구간의 둘레길 안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