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최고의 이슬람 전문가 이희수 교수 모습

2020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 11월 14일 한국 최고의 이슬람 전문가 이희수 교수(한양대)가 부천시 길주로에 있는 동욱홀을 찾았다. 일 년에 반 이상을 중동 등 외국에서 보내는 그가 부천의 문화다양성 강사들을 위해 귀중한 시간을 내어 기꺼이 찾아온 것이다. 500년이 넘는 이스탄불 대학의 첫 한국인 국비 유학생이며, 이스탄불의 첫 한국인, 한국인 최초 이스탄불 대학 박사 학위 취득, 동양인 최초 이스탄불 마라마라 대학교수 등, 이슬람 관련 최초라는 단어가 늘 따라다니는 사람, 단순히 대학을 3수를 하는 바람에 남들과 같은 길은 가기 싫어서 선택한 중동과 이슬람은 그를 최초의 자리에, 지금은 최고의 이슬람 전문가 자리에 올려놓았다.

“문화와 문화 사이에는 열등하다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같고 다름의 문제이죠. 같음을 통해서 공감을 넓혀나가고 다름을 통해서 불필요한 오해와 편견을 줄여나가는 것이 다문화시대 가져야 할 기본적인 시민의식이죠.”

강의 시작 전 이 교수는 '한국 사회에 만연해 있는 이슬람에 대한 불편함에 대해서 이 문화권이 서구와 적대적으로 대치하는 세력이기에 서구가 제공하는 뉴스에 의존도가 높은 한국 현실에서 이에 대한 오류와 편견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또한 그는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에 달하는 18억 명의 이슬람인들을 우리에게 단지 익숙하지 않은 불편한 존재로 여기고 그 거대한 시장을 내팽개칠 것인가라는 손익계산적인 현실적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9.11 테러 직후 쓴 ‘이슬람’이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많은 관심과 지탄을 동시에 받았다. 원래 무슬림인 이희수가 이슬람의 장학금을 받아 터키 유학을 갔다 와서 이슬람 포교 활동을 하고 있다는 등, 뒤에 알카에이다 세력이 있다는 등 수많은 악플과 비난 속에서도 이 교수는 그의 길을 묵묵히 간다. 무슬림은 아니지만 그들이 걸어왔던 역사와 과거 그리고 현재가 한쪽에 치우친 정보에 의해서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정당하게 평가 받길 원해서, 그들에 대한 편견을 줄이기 위해 참 부지런히 글도 쓰고 방송에도 출현한다. 아마 이슬람하면 이희수 교수가 바로 떠오를 정도이다.

“인류역사는 다름과 다름이 부딪히면서 그 모순 속에서 새로운 창의력이 생겨났다. ‘Creativity’라는 것은 동종집단에서는 생기기 힘들다. 우리끼리 살아가는 세상은 편하지만, 그렇게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나와 다른 생각과 가치를 가진 사람들과 살아가야 한다면 이제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해봐야 한다. 서로 미워하고 질시하고 차별하고 살 것인가? 아님 서로 이해하고 아름답게 더불어 살 것인가?”

2009년부터 아랍어는 수능 선택과목이 되었고 올해 제2외국어 최다 선택과목이 바로 아랍어이다. LH가 쿠웨이트 압둘라 신도시 사업 40억 불을 수주하고 유수 기업들이 할랄 인증을 받았으며 현재에도 인증 절차를 통과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아랍어를 공부하고 그들의 사업은 따와도 그들과는 여전히 거리를 두어야 하는 것인가? 전 세계 1/4의 시장이며 세계 신도 수 2위의 종교, 이슬람. 한국 사회가 기치로 내건 ‘다문화사회’가 나와 같은 피부, 나와 같은 종교에 한정되어야 할 것인지, 그것이 진정한 다문화의 지향점인지 이희수 교수가 던진 질문 ‘나와 다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