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태학교에서 고구마를 수확하는 모습<사진: 원종종합복지관 제공>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살다 보면 어느새 도시촌놈이 되기 일쑤다. 산, 들, 밭에서 나는 과일이나 채소를 심어보거나 재배한 적이 없이 자연의 생태에 대해서는 이론으로만 혹은 어디서 들은 풍월로만 짐작할 뿐이다. 자연과 함께한다는 것은 많은 것을 체험해볼 수도, 자연 감성을 드높일 수도 있지만  도시의 라이프 스타일에서는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런 면에서 ‘오정희망마을 생태학교’(이하 생태학교)가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굳이 농촌을 찾아가지 않아도 내가 사는 도시에서 자연을 체험할 수 있으니 말이다. 부천의 허파라고 불리는 도시 속 농촌인, 대장동에서 열리는 생태학교, 온 가족이 1년 내내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곳이다.

▲ 작년 생태학교 오리엔테이션 모습(왼쪽)과 전미선 씨 가족이 텃밭을 일구는 모습(오른쪽)

“저희 가족은 신세계를 봤어요!” 생태학교에 대한 인터뷰가 시작되자 약간은 흥분한 목소리로 전미선 씨(오정동)는 서두를 이렇게 꺼낸다. 작년에 초등학생 두 아이와 남편까지 온 가족이 생태학교’를 체험한 그녀이다. “남편도 저도 도시 출신이라 걱정을 많이 했어요. 특히 온 가족이 벌레를 무서워해 우린 못 할 거야 했는데(웃음)... 텃밭에 쌈 채소, 옥수수, 감자 심고 커가는 거 보고, 그거 따서 먹고... 옥수수를 심을 때 설마 내가 키워서 따먹을 일 있을까 했는데 정말 그렇게 되었어요. 수확에 대한 성취감은 말로 다 못해요.”

▲ 참여 가족이 쑥버무리를 만들어 먹는 모습(왼쪽)과 대장들녘에서 곤충채집을 하는 모습(오른쪽)<사진: 원종종합복지관 제공>

소위 논밭 한 번 밟아볼 일 없는 가족 모두가 논밭에 뭐가 사는지, 뭐가 어떻게 키워지는 건지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야채를 싫어하던 큰아이가 자신이 방과 후 일주일 3번씩 들러 물주고 풀 뽑고 한 텃밭에서 난 야채에 관심을 가지고 먹기 시작했음은 당연한 이야기이고. 이런 이야기를 가진 전미선 씨 가족은 올해도 벌써 생태학교 신청을 끝냈다.

생태학교에 입학을 하면 가족 단위로 자그마한 텃밭이 주어진다. 텃밭에 감자와 고구마는 공동으로 심지만 무얼 심고 가꾸는 지는 가족마다 달리할 수 있다. 또한, 매월 한 번씩 재미있는 오감만족 생태수업이 있다. 봄에는 봄나물을 캐고, 캐온 쑥으로 쑥버무리를 만들어 먹고, 제비집을 찾고 여름에는 감자를 수확하고 논 생물을 관찰하고 직접 맷돌을 돌려 콩국수를 만들어 먹는다. 가을에는 논길을 달려도 보고 가을 곤충을 찾고 고구마를 수확해 찐 고구마를 둘러서 먹고 초겨울에는 떡메를 쳐서 인절미를 만들어 먹는다. 도시이지만 농촌의 모습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대장동이기에 이곳에서 가능한 농촌생태 체험인 것이다. 인간이 자연의 주인이 아니고 인간 또한 자연의 한 부분임을 굳이 입 아프게 가르치지 않아도 참여하는 아이들은 스스로 깨치게 된다.

▲ 참여 가족이 아이들과 함께 전통놀이를 하는 모습(왼쪽)과 새끼 꼬기를 하는 모습(오른쪽)<사진: 원종종합복지관 제공>

학교로 학원으로 바쁜 이 시대의 아이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여유시간 대부분은 스마트폰이나 온라인 게임으로 푼다. 공부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방법을 공부하지만, 딱히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에 대해서는 딱히 공부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SNS에 시간을 보내고 친구들과 함께 온라인 게임을 하는 것도 이 시대의 트렌드이기에 무조건 나쁘다 할 순 없다. 하지만 ‘균형’이 문제일 것이다. 몸을 쓰며 자연과 사람과 부대끼며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것을 배우는 것도 이 시대의 우리 아이들이 꼭 배워야 할 부분일 것이다.

올해 10회를 맞이하는 ‘오정희망마을 생태학교’는 지난 2월 11일부터 3월 15일까지 접수를 받고 있으며 부천시에 거주하는 5~10세 자녀를 둔 가정을 대상으로 한다. 참가비는 연 7만 원이며 참가 신청은 오정동행정복지센터 및 원종종합사회복지관으로 전화 및 방문 접수를 하면 된다.

오정동행정복지센터 민원행정과 625-7174

원종종합사회복지관 지역복지팀 681-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