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춘의사거리에 문을 연 ‘옴팡’은 참 특별한 공간이다. 어른들과 어린이를 구별하지 않는 놀이터이며, 배움의 공간이자 항상 무언가 놀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를 벌리는 곳이기 때문이다. 언저리인문학연구소까지 자리 잡고 있는 넓지도 않은 이 공간에 참 많은 것들을 벌려왔고 지금도 벌리고 있다. 아마 앞으로도 그런 시도들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런 옴팡이 좀 큰 놀이판을 연다. 바로 27일에 열릴 ‘2018 옴팡 난장(경기문화재단 주최, 옴팡 주관)'이다.

▲ 라틴 댄스동아리 훌라리팀 활동 모습

“옴팡에서 활동하는 동아리가 많아졌어요. 그래서 서로 같이 어울려 놀고 나아가 춘의동 주민들과 함께 옴팡에서 경험한 관계의 힘을 나누고자 준비한 첫 축제입니다.” 옴팡지기 천성원 씨의 말처럼 하는 옴팡이 마을을 대상으로 하는 축제를 여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며 축제 장소는 옴팡 건너편 춘의테크노파크 2단지 야외광장이다. 옴팡이 준비한 ‘난장’인 만큼 내용도 옴팡지다. 무대 뒤의 백 스테이지를 축제 참여자들이 대형 걸개 작업을 같이 해 그걸로 무대를 꾸밀 예정이며 돼지 한 마리를 부위별로 해체하여 사전 예약 판매도 할 예정이다.

▲ '시끄러운 놀이터'에서 흙놀이 활동을 하는 아이들 모습

축제 내용도 옴팡의 색깔이 한껏 묻어난다. 꿈의 학교 친구들이 직접 설치하고 운영하는 ‘시끄러운 놀이터’에서는 타투, 2d 폰 전용 게임, 액체 괴물 등을 이용한 놀거리가 ‘말랑말랑 놀이터’에서는 밧줄을 이용한 놀이가, ‘메이커스 존’에서는 직접 만들기를 체험해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옴팡에서 활동하는 캘리 동아리들의 실력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전시 부스와 옴팡의 발효 동아리인 곰팡, 술빚는 마을 사람들, 제2기 발효 학교 팀이 만든 발효 식품인 수제 막걸리, 수제 맥주, 이화주(떠먹는 막걸리), 밤조림, 조청, 모주, 식혜, 쿠키 등을 시음할 수 있다. 여기에 옴팡이 놀이판을 벌릴 때 빠지지 않는 춤과 공연도 준비되어 있다. 기타동아리인 조율팀이 춘의동을 주제로 한 자작곡 5곡을 축제 현장에서 발표할 예정이라 ‘레알 메이드 인 부천송들’이 춘의동을 채우며 생소한 잼배, 카혼부터 익숙한 힙합, 랩까지 총 8개 팀이 그날 춘의동 일대를 난장(?)으로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 '제 2기 발효학교' 활동 모습

누구나 맘대로 들러서 먹고 놀고 마시는 도시의 열린 공간을 재현하고자 만든 옴팡은 곰팡, 제2기 발효학교 모임, 술 빚는 마을사람들, 시끄러운 놀이터, 우가세, 기타 동아리(조율), 라틴 댄스 동아리(훌랄라), 잼베 카혼 동아리(꿍치따치), 캘리그라피(오감), 엄마수학교실, 어른들의 시끄러운 놀이터, 초1 학부모 모임, 언저리 인문학 연구소, 4차 산업혁명 세미나팀, 동네 유랑단, 청년여행 모임(첫끝여행), 주당천리, 발마사지 모임 등 18개의 동아리가 활동하고 있다. 더불어 부천시 퇴근 학습길 ‘얘야, 허리 좀 밟아라(상생약발)’, ‘삼바는 리듬을 타고’가 매주 목요일과 화요일 저녁 시간에 옴팡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난 4월 출간된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란 책이 있다. 대충(?) 사는 작가가 열심히 살았던, 그래서 그 노력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불안했던 과거의 자신을 내려놓고 ‘열심히’가 아니라 ‘즐겁게’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작가의 말대로 이미 우리는 견디는 삶을 충분히 살았다. 삶의 결과를 위해 견디는 삶이 아니라 과정 자체가 즐거움인 그런 삶을 하루쯤은 누려보자. 27일 토요일은 옴팡의 난장이 기대된다.

옴팡, 춘의동 상원빌딩 3층 652-1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