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니메이션 캐릭터 프리파라, 은혼, 아로마로 변신한 여고생들

이 더운 날씨에 대단하다. 이건 열정이 없으면 돈을 아무리 많이 줘도 못 하는 일인 듯싶다. 애니메이션, 영화 혹은 게임 캐릭터 등을 흉내 내는 옷을 입고 땀을 줄줄 흘리면서도 다른 사람의 시선은 물론 스스로 즐긴다. 바로 지난 18일 부천시청 일대에서 벌어진 ‘제2회 경기국제코스프레 퍼레이드’ 행사장의 모습이다. 오후 5시 30분부터 예정된 코스프레 퍼레이드는 5시가 다 되어가자 여기저기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예상치 못한 캐릭터들로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안산에 사는데 매년 참가해요. 여기 말고도 양재, 평택, 킨텍스는 매년 다녀요. 취미생활이에요. 친구들하고 같이 모여서 자기가 좋아하는 코스튬을 입고 이렇게 즐기는 거예요.” 애니메이션 캐릭터 프리파라, 은혼, 아로마로 변신해 코스프레에 참가 하고 있는 여학생들의 소감이다.

▲ 이탈리아 코스튬 플레이어들

우타이테(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이란 일본어) 복장을 한 인천에서 온 여학생들, 캐릭터 설명을 해줘도 너무 생소해 무슨 말인 지를 알아들을 수 없는 캐릭터 의상을 입고 있는 외국인 등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행사 자체를 즐기고 연신 카메라 세레를 받았다.

부천시장과 시의원들도 자신을 나타내는 코스튬을 입고 부천시청에서 시작된 1.8㎞의 퍼레이드에 동참했다. 시각적인 충격에 가까운 신기하고 재미있는 각양각색의 코스튬 플레이어들과 대형 플로트카, 군악대까지 갖춘 퍼레이드에 이를 구경 하고자 모여든 시민들 행렬까지 더해 여기가 과연 축제의 현장이긴 하구나 싶다.

▲ 코스프레에 참가 중인 김동화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이사장과 부천시장 및 시의원들 모습

해외와 국내 전문 코스튬 플레이어들과 일반인 참가자들이 어울려 만들어 내는 경기국제코스프레페스티벌은 국내 최대 규모의 코스프레페스티벌 중의 하나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부천국제만화축제 기간에 열린 제2회 경기국제코스프레페스티벌에서는 국제코스프레챔피언십, 코스프레 퍼레이드, 나도 오덕스타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코스프레 문화가 특정 사람들 몇몇이 즐기는 소수의 문화가 아닌 일반인들도 자신을 드러내고 즐기는 대중적 문화의 한 종류임을 환기시켰다.

제2회 경기국제코스프레 페스티벌이 열린 제21회 부천국제만화축제는 지난 15~19일 동안 '만화, 그 너머'를 주제로 12만여 명의 관람객이 참가해 성황리에 끝났다. 살인적인 더위에도 불구하고 만화에 관심있는 분들이 부천에서 ‘만화바캉스’를 즐긴 것이다.

부천만화국제축제는 개막식에 선보인 ‘이상봉 패션디자이너의 만화패션쇼’와 기획전인 '귀신 선생님과 오싹오싹 귀신학교', 다양한 컨퍼런스, 한국국제만화마켓 진행 등으로 회를 거듭할수록 볼거리, 즐길 거리, 감동 거리 등이 늘어나고 있으며 ‘만화’가 가지는 그 가능성의 지평을 확장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기대되는 부천국제만화축제이다. 만화 도시 부천의 위상이 다시 한번 더 비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