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위주의 학교 시스템에서 청소년 스스로 누군가를 위해 내 시간과 노력을 쏟기란 쉽지 않다. 마을 공동체가 지역에서 중요한 기능을 하던 때는 굳이 ‘봉사’라는 이름으로 나서지 않더라도 당연히 돕고 도움받을 일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청소년들은 사정이 다르다. 그러기에 우리 청소년이 교실 안에서 배우지 못하는 교실 밖에서의 다양하고 폭넓은 지역사회 내에서의 경험을 위해서도 이들을 전인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길러내기 위해서도 이들에게 봉사체험은 꼭 필요한 부분이다.

▲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는 캠페인 활동 모습

37도가 넘는 살인적인 폭염이 계속되던 지난 24일 중·고등학생 50여 명이 부천역 남부광장에 모였다. 부천시자원봉사센터에서 주관하는 부천 환경을 지키기 위한 ‘환경을 지켜라! 지구특공대!’의 모임이다. 간단한 오리엔테이션 후 예닐곱 명씩 조를 만들어 부천역 주위로 향한다.

이날은 구석구석 박혀 있는 쓰레기와 방치된 쓰레기를 수거하고 환경 보호 캠페인을 벌이는 ‘자원순환 캠페인(재활용) 첫날 활동이다. 야외에서 가만히 있어도 주체할 수 없을 땀이 흐르는 더위지만 자원봉사 활동을 나왔다는 사명감에 방치된 음료수 컵과 전단지, 음식물 쓰레기, 담배꽁초 등을 보이는 족족 담는다. 각자의 비닐에 담긴 쓰레기는 봉사활동이 끝날 즈음에 다시 재활용과 일반쓰레기로 분리된다.

▲ 전체 수집된 쓰레기를 분리 수거하는 모습

“봉사 시간 때문에 나왔는데 쓰레기 줍는 일보다 더위가 너무 힘들어요. 그래도 이런 날씨에서 쓰레기를 줍다 보니 이전에 제가 그냥 버린 음료수 컵이 부끄러워졌어요. 그 쓰레기도 누군가가 이렇게 땀 흘리며 치웠을 텐데...” 이날 봉사활동에 참가한 이예은 학생(소사중)의 소감이다.

1995년에 발표된 '5. 31 교육개혁'은 학생들의 자원봉사 활동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학교생활과 학원만으로도 바쁜 아이들에게 이런 자원봉사를 강권하는 데에는 이런 활동을 통해 우리 청소년들이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한 인간존중과 공동체 의식 함양, 민주시민으로서의 책임감 형성, 지역사회와의 유기적 관계 형성, 미래의 지역사회의 문제를 담당하는 주인의식 등을 고양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혼밥과 혼술, 혼영, 혼행 등 싱글라이프가 당당하게 자리를 잡는 세상이지만 싱글 라이퍼(Single Lifer)도 가끔은 오프라인에서 그들만의 ‘더불어’ 시간을 가진다.

▲ 청소년들의 거리 환경 정화 활동 모습

세상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혼자서 살아가더라도 사회의 유기적 조직과 관계 속에 몸 담아야 하는 것은 자명한 현실이다. 그렇다면 우리 청소년들에게 내가 가진 것으로부터 시작해 ‘함께 더불어 삶’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보자. 날씨는 덥지만 그들이 배우는 더불어의 가치는 폭염의 기세를 누르고도 남을 것이다.

부천시 자원봉사센터에서는 여름방학 동안 자원순환 캠페인(재활용) 외에도 청소년 기초교육(환경 정화), 대중교통 타기 캠페인, 시민의 강 이끼 밟기 활동, EM 교육&흙공 만들기, 응급차 양보하기 캠페인 등의 봉사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더불어 플라스틱의 위험성을 느끼고, 생활 속 자원봉사 실천을 위해 여름휴가 기간에 실천할 수 있는 ‘플라스틱 안녕, 우리 가족 휴가길 자원봉사’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자세한 활동 사항은 부천시 자원봉사센터 홈페이지(https://1365.bucheon.go.kr/)를 참조하면 된다.

부천시 자원봉사센터 625-6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