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잡 2에서 건축물에 대한 재치있는 입담으로 잘 알려진 유현준 교수가 눈이 쏟아지는 1월 30일 저녁 부천을 찾았다. 궂은 날씨에도 춘의테크노파크 2단지에 위치한 경기콘텐츠진흥원에 모인 170여명의 사람들이 ‘유현준’ 교수의 인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이날 강연은 부천시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부천 G-START '테크(TEC) 콘서트'의 하나로 창업을 준비하거나 창업에 관심 있는 대학생, 직장인,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Tech, Experience, Contents의 내용을 담아 특강으로 준비한 것이었다.

▲ 이날 강연자인 알쓸신잡 2의 유현준 교수

속사포처럼 터지는 도시와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가 가는 시간을 잡아두고 싶을 만큼 재미있고 신선하다. 왜 홍대 사거리와 명동, 가로수길에 사람들이 모이는지, 광화문 사거리는 시위와 집회의 현장으로의 역할을 하게 되는지 그 분석이 매우 날카롭다. 생소한 ‘이벤트밀도’라는 단어로 사람들이 모이는 거리, 도시를 만들려면 무엇에 신경을 써야 하는가를 우리에게 익숙한 거리와 도시로 설명을 한다.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 '도시'이며 이 도시의 형성으로 인류가 농업사회에서 공업, 상업 중심 사회로 발전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도시가 그냥 생겨나고 발전된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한다. 특히 한국의 학교 건축이 우리의 아이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는 시대마다 건축의 형태가 바뀌고 있지만 바뀌지 않는 건축 형태로 학교와 감옥을 꼽는다. 그에 의하면 학교 교육이 아닌 잘못된 ‘학교 건축’으로 자연을 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창의적이지 못한 전체주의적 사고를 하게 된다고 본다.

▲ 강연장 모습

실제로 지난 40년 동안 한국의 아이들은 실내 이용률이 그 전 세대보다 7배가량 늘었다고 한다. 아파트에서 태어난 학교 교실에서 주로 생활하고 학원으로 달려가는 아이들이 누릴 수 있는 환경이 실내공간이 다인 것이다. 강연 마지막에 이 강연을 위해 서울에서 달려온 김지현 예비교사의 질문이 자못 진지하다. "그럼 학교 공간을 어떻게 바꾸면 좋을까요?" 이에 유현준 교수의 대답이 참여자들에게 내리꽂힌다. “선생님들이 뭘 자꾸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을 그냥 냅두면 자생적으로 스스로 뭔가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그런 시간을 주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가진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너무 많은 실내공간에서의 프로그램을 지양해야 할 것이라는 그의 주장에 고개가 끄덕거려진다.

경기콘텐츠진흥원은 콘텐츠, 사람, 기술 융합을 통해 콘텐츠산업 미래가치 창출과 콘텐츠 융합 클러스터 강화, 빅데이터 산업 확산을 도모하는 기관으로 지난해 12월 부천 춘의테크노파크 2단지에 새로운 자리를 틀었다. 콘텐츠란 문화, 미디어, IT, 게임, 출판, 만화, 음악, 게임, 방송, 영화, 광고, 애니메이션, 캐릭터, 지식정보, 콘텐츠 솔루션, 공연 등에 적용되는 아이디어 또는 내용을 뜻한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새로운 산업 출발과 일자리 창출의 가능성을 무한히 지닌 것이 바로 콘텐츠인 것이다. 이런 콘텐츠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알리기 위해 '테크(TEC)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2월 6일 또 한차례의 ‘우리 이제 가치를 디자인할까요?’라는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콘텐츠의 흐름이 궁금하다면 이곳에 들러 귀를 기울여보자. 어렵지 않은 콘텐츠의 흐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테크(TEC) 콘서트 참가 신청 및 문의 0505-357-1113

https://onoffmix.com/event/1226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