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강남시장 마을축제 모습

부천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 밀집도를 보이는 곳 중의 하나가 강남시장 일대이다. 이 일대는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 아동들, 많은 이주 노동자들이 생활하며, 시장에서 장을 보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는 부천에서 다소 특별한 공간이다.

이런 강남시장이 2012년부터 다양한 구성원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시작한 ‘강남시장 마을축제’가 올해 6회를 맞이하면서 마을을 하나로 묶는 큰 구심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에도 아시아인권 문화연대, 강남시장 상인회, 부천 다문화네트워크, 부천시 비정규직 근로자 지원센터 등이 힘을 모아 지난 10월 15일 강남시장 마을축제를 성황리에 개최하였다.

▲ 2017 강남시장마을축제 중 젬베 공연모습

더구나 올해는 강남시장 상인회가 경기관관공사 예산을 확보해 이 축제를 준비했다는 것에 더 큰 의의가 있다. 단순한 참관자이었던 강남시장 상인들이 이 축제의 주역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하게 된 것이다.

이 축제에는 마을의 시장상인들과 마을주민들, 아이들로 이루어진 퍼레이드와 어린이 합창단 잠보, 젬베 연주, 신흥초 댄스동아리의 방송댄스, 주민 기타동아리와 모두다 밴드의 공연, 페루 전통춤, 전문 예술 공연팀 파드마(pAdma)의 노래, 마술, 아프리카 댄스 등 다채로운 공연이 진행되었다.

특히, 아이부터 60대까지 마을 주민들까지 자신이 속한 마을의 동아리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마을축제의 무대에서 한껏 뽐내었다는 사실은 이 축제가 더 이상 ‘남의 축제’, ‘구경만 하는 축제’가 아니라 내가 직접 무대에 오르고, 내 이웃을 응원하는 ‘나의 축제’, ‘우리 마을의 축제’로 자리매김하는 순간들이었을 것이다. 

▲ 세계 10개국의 음식을 맛보고 직접 만들어보는 장소

해마다 강남시장의 마을축제는 많은 외국인들이 함께 자리한다. 강남시장이 가지고 있는 지역색을 살려 이 시장의 축제에서 다양한 인종과 출신국의 외국인들이 축제 곳곳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자국의 문화를 알림은 물론, 여러 문화가 따로 그러나 같이하는 다문화의 장(場)을 만들고 있다.

▲ 축제 퍼레이드에 참가한 선주민, 이주민들의 모습

축제 시작 전부터 중앙무대 맨 앞에서 자리를 잡고 흥을 내시는 마을의 어르신들, 축제전부터 무대에 오를 곡을 연습하느라 긴장한 시장 상인들, 결혼이주 여성의 손을 잡고 엄마의 나라의 음식을 맛보는 다문화가정 아동들, 무대 위를 장식하는 내 아이를 보기 위해 일부러 축제를 찾은 결혼 이주여성들과 다문화가정 남편들, 오늘 하루만큼은 낯선 이방인이 아니라 같이 축제를 즐기고자 나온 이주노동자들의 모습에서 글로벌 강남시장, 글로벌 부천의 향기를 느낀다.

세계화, 멀고도 먼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마을로부터 시작되는 ‘더불어 같이’가 세계화의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