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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에선 재생으로 창조한다.동네 공터는 주차장, 정수장은 농업공원, 길거리는 가든으로
홍보기획관실 김은석  |  passionior@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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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8.09  13: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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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창조’가 이 사회에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상상력과 추진력으로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창조이지만, 쓸모없이 버려진 것들을 고치고 바꾸어 새롭게 쓰는 것 ‘재생’도 창조의 또 하나의 모습이다.

부천은 땅도 좁고 인구도 많아 새로운 무언가를 벌일 공간과 자원이 부족하다. 거기에 수 십 년이 넘게 사람이 사는 곳은 쓸모가 없어지거나 수명이 다해 버려지는 것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부천은 그 쓸모없는 것을 되살리는 재생에 주목했다. 그리고 재생을 통해 새로운 쓸모를 만들어 낸다.

동네 공터가 주차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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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 소사구 송내동에 사는 김상현 씨는 큰 걱정을 덜었다. 집 근처에 새로 생긴 임시주차장 덕분이다. 부천소사경찰서 근처 공터에 만든 123면의 임시주차장에 차를 댄다. 더 이상 주차를 위해 동네를 몇 바퀴 씩 돌 필요가 없다.

부천의 구(원)도심 지역의 주차난은 심각하다. 2013년 현재 부천시에 등록된 차량은 27여 만 대, 주차면 수는 22만5000여 면에 불과하다. 4만5000여 대의 차량이 댈 자리가 없다. 특히 구도심 지역은 수십 년 전에 만들어진 곳이라 주차에 대한 고려가 없이 길을 닦고 건물을 지었다. 자동차가 생필품이 되어버린 지금 그 곳은 주차공간이 없어 살기가 불편하다. 주민들의 생활 편의 뿐 아니라 상권 활성화를 위해서도 주차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주차장을 새로 만들려면 매입할 땅값을 포함해 지상에는 1대당 3300여만 원, 지하는 7000여만 원이 든다. 4만5000대를 세울 주차장을 만들려면 지상으로 조성한다 해도 1조4850억 원이 든다. 이는 부천시 1년 전체 예산을 넘는 액수이다.

그래서 부천은 새로운 대안을 찾았다. 바로 동네에 쓰지 않고 노는 땅에 임시주차장을 만드는 것이었다. 땅 주인에게 재산세 감면 등의 혜택을 주는 대신 일정 기간 동안 그 땅을 임시주차장으로 꾸미는 것이다. 집 주인이 그 땅을 다른 용도로 쓴다면 언제든지 돌려준다.

그렇게 꾸민 임시주차장이 29곳에 810면이다. 필요한 주차면 수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이정도의 주차장을 새로 꾸밀 때에 비해 약 329억 원을 절감했다.

정수장 터가 농업 공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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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구 여월동 여월정수장은 1980년대부터 2001년까지 20여 년 동안 부천시민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던 곳이다. 도시규모 확대에 따라 까치울정수장이 대체가동을 시작하자 여월정수장은 오랫동안 방치됐다.

이 곳이 친환경생태농업을 경험할 수 있는 여월농업공원으로 환골탈태했다. 여월농업공원은 기존의 정수장 시설을 다시 활용해서 꾸몄다. 기존의 정수시설을 활용해 농사체험장, 경관식물 파종원을 만들었고, 부들과 창포, 연꽃 등의 수생식물과 미꾸라지, 붕어 등이 함께 사는 생태연못, 피크닉장, 캠핑장을 갖추었다. 총 면적은 5만2422㎡. 사업비는 모두 9억여 원이 들었다.

지난 6월에 발표한 국토교통부의 공원 표준조성비는 1㎡ 당 8만8000원이다. 만약 여월정수장과 같은 규모의 공원을 이 기준에 맞추어 조성했을 경우 약 46억의 돈이 필요하다. 기존 시설의 재생을 통해 약 37억 원의 비용을 아낀 셈이다.

자녀들과 이 곳을 종종 찾는다는 원미구 중동의 임미혜 씨는 “아이들이 직접 흙과 식물을 만질 수 있어서 좋다”며 “내년에는 텃밭을 분양 받아 가족과 함께 채소를 길러보고 싶다”고 말했다.

참고로 여월농업공원 캠핑장은 오후 1시부터 다음날 오전 11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모두 25개의 텐트를 세운다. 무료지만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https://reserv.bucheon.go.kr/see.do?prgmno=4). 부천시민이 우선 사용하며 식수대와 화장실은 있으나 전기시설은 없다.

옛 양묘장 부지가 청보리 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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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초, 부천시청 민원실 동쪽에 청보리와 해바라기 심은 청보리밭 경관작물원 ‘보리밭 사잇길’이 문을 열었다. 이 곳은 옛 중동양묘장(원미구 중동 1153) 부지에 9800㎡에 청보리, 해바라기기 등 관상작물을 심어 조성했다. 청보리 사이에는 강아지 등 조각상도 설치했고, 밭 한 가운데는 원두막과 벤치 등도 놓았다. 이것은 부천의 산에서 찾은 고사목이나 간벌목을 재활용해 사회적 기업 ‘한울타리’에서 제작했다.

지금은 청보리를 수확한 뒤 함께 심은 해바라기 1만4000여 그루가 시민을 반긴다. 청보리를 거둔 자리에는 유채나 메밀을 심을 예정이다. 이들은 내년 봄이 되면 노란 유채꽃과 하얀 메밀꽃이 이 곳을 채운다.

여권 발급 차 부천시청을 방문한 소사구 소사본동의 문성식 씨는 “시청 옆에 이런 곳이 있는 줄을 몰랐다. 주말에 사진 동호회 친구들과 사진 찍으러 와야겠다”고 말했다.

버려진 고속도로 아래에 체육공원과 식물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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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서울외곽고속도로 중동나들목(IC)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고속도로 하부공간에 불법주차된 탱크로리 유조차에서 시작되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99년 개통 후 오랜 기간 도로 아래의 넓은 공간이 화물차들의 불법 주차나 화물들의 불법 쌓아놓기 등으로 인근 주민들의 불편을 끼쳤다. 중동나들목 화재를 복구하면서 부천시는 그 자리에 해그늘생활체육공원과 해그늘음지식물원을 세웠다.

해그늘체육공원은 길이 2.1km, 면적 8만3080㎡의 면적에 족구장을 비롯해, 인라인스케이트파크, 테니스장, 배드민턴장, 농구장 등의 생활체육 경기장과 어르신을 위한 게이트볼 그라운드 골프장과 자연학습장, 문화광장 등 부대시설도 갖추었다. 고속도로 아래여서 분진이나 소음의 문제는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유해성이 없다’는 판정도 받았다.

들어간 예산은 모두 19억 원이다. 국토부 표준 공원조성비용으로 따져보면 약 64억 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한편 해그늘체육공원 옆에는 해그늘음지식물원도 있다. 여기는 3500㎡의 면적에 맥문동, 옥잠화, 비비추 등 음지에서 자라는 식물 72종 10만여 그루를 심었다. 개장은 오전 10시부터 8시까지이다.

휴일마다 해그늘체육공원에서 족구를 즐기는 박창규 씨(부천시 족구동호회 상동지회장)는 “비나 눈이 와도 실내체육관처럼 운동할 수 있는 것이 이곳의 장점이다. 지형 구조 상 바람이 많이 불긴 하지만 비나 눈 걱정 없이 운동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버려진 땅에 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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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당 16mm의 비가 내린 23일 11시, 호미와 삽을 들고 우비를 입은 김여옥, 이천배(원미구 심곡1동) 씨는 부천시의 옆 상가길에서 꽃을 심었다. 이들은 조용히 꽃모종을 들고 와 부천시 의회 옆 이마로 상가, 부천시청 앞 잔디광장 나무 밑, 시청 어린이집 앞 화단, 부천시청 농구장 주변 등에 토레니아와 팬타스 각 1200여 그루를 심었다.

이들은 게릴라가드닝(Guerrilla gardening) 중이었다. 게릴라 가드닝은 버려졌거나 누구도 돌보지 않는 땅을 가꾸는 일이다. 그 곳을 사용할 법적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실천하기도 한다. 게릴라 가드너는 땅에 작물을 심거나 그 구역을 아름답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춰 식물을 심는다. 이러한 실천은 땅을 땅답게 사용한다는 것의 의미, 즉 토지 소유권에 대한 재인식을 유도함으로써 방치된 땅을 되찾고 그 땅에 새로운 목적을 부여한다.(위키백과 제공)

김 씨는 “심곡1동 마을만들기 사업에 참여 중이라 게릴라가드닝 도시농부원정대를 듣고 왔다. 은밀하게 진행해서 위대하게 남기는 취지가 참 좋다. 다음에는 우리 토종꽃을 심었으면 더 좋았겠다”고 말했다.

부천시는 23일 ‘시민과 함께하는 게릴라가드닝 - 도시농부원정대(가칭) 출정식’을 갖고 꽃으로 이마로를 공략하는 게릴라가드닝을 실시했다. 부천시 가톨릭대 도시농부 동아리 농락(농사짓는 즐거움)회원과 관심이 있는 시민 등 30여 명이 참여했다.

부천시는 게릴라가드닝이 시민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확산되도록 지원한다. 식재 대상지, 꽃모종 선정, 식재일 등 정보를 공유하는 시민 주도의 자생적이고 자발적인 모임으로 이어져 활성화 되도록 할 도울 방침이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낡거나 쓸모없는 것들, 방치된 것들을 고치고 다듬어 새롭게 쓰임을 만드는 재생이 지금 시대에는 창조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며 “무조건 없애고 새로 만드는 것 보다 기존의 것을 잘 다듬고 활용하여 쓸모를 늘려나가는 시 행정을 펼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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