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기정 작가 전시회 홍보포스터

“난 항상 역발상을 한다고, 역발상. 남들이 만드는 영화나 소설 이런 거 보면, 난 항상 반대로 생각을 한다고. 항상. 그래 가지고 새로운 인물 창조할려고.” 박기정 작가의 말이다. 작가의 도전은 진행형이다. 그림이든 내용이든 독창적인 것으로 승부하고 어렵고 고생스럽더라도 자기 캐릭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작가. 박기정 작가의 전시회가 한국만화박물관 3층, 제 1기획전시실에 2017년 4월 9일까지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그의 생애를 네 가지 도전으로 구성하였다. 첫 번째 도전은 극만화 작가로서의 도전이다. 작가는 21세 때 출간한 <별의 노래>이후 <흰 구름 검은 구름>, <도전자>, <폭탄아>,  <레슬러>등의 장편만화를 집필하며 캐릭터 ‘훈이’를 창조한다.

▲ 박기정 작가가 21세 때 출간한 '별의 노래'와 작품들

두 번째 도전은 시사만화가로서의 도전이다. 고등학생 때 박기정은 <동아일보>와 같은 일간잡지에 시사만화를 독자 투고하였고, 그 만화가 활자화 되는 일이 종종 있었다. 1956년, 구 세계일보에 <공수재>를 연재하며 본격적인 시사만화가로서의 길을 걷게 된다. 이후 20여 년간 프리랜서 시사만화가로 극만화가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100여편 이상의 극만화를 집필하였다. 1978년에는 중앙일보에 입사하여 2011년 퇴직하기까지 33년 동안 현대사의 중요사건을 시사만평으로 기록하였다.

세 번째 도전은 만화계 권익을 위한 도전이다. 우리 만화가 양적으로 성장한 시절엔 거대 독점출판사의 횡포, 정부의 사전심의, 불량만화라는 꼬리표 등으로 만화작가들이 고통을 받았다. 이에 힘을 모아 1968년 ‘한국아동만화가협회’를 발족시켰으며(현 한국만화가협회의 전신), 만화작가들에게 좀 더 나은 창작기반을 마련하고 작가들이 교류, 연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였다. '도전3'은 작가가 협회 회장 시절 발행했던 협회지를 전시하여, 당시 협회 활동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 각계각층 인사들의 캐리커처와 박작가가 좋아했던 배우 마릴린 먼로의 피규어

네 번째 도전은 창작, 그 끝나지 않은 도전이다. 작가의 내면에는 새로운 만화에 대한 열의가 가득 차 있고 매일 작은 노트에 아이디어를 기록하고 캐릭터 개발을 위한 스케치를 이어가고 있다. 작가는 말한다. "스케치를 많이 해야 해. 사람만이 아니라 만화는 배경도 무척 중요하거든". 60년 필력의 만화가도 하나의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드로잉 연습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에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크다. 먼로 피규어 좌측 '국내외 각계각층 인사들의 캐리커쳐'는 지인들이 원하면 담당공무원에게서 받아볼 수 있다.

만화계 거장 박기정 작가의 창작 역사를 돌아보며 많은 분들이 우리 만화를 사랑하고 작가의 열정도 느껴보기 바란다. 이번 전시를 통해 새해에는 무슨 일이든 도전해 보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해 본다.

한국만화박물관 032) 310-309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