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내동 왕궁빌라 옆에는 30여년이 된 우물이 있다. 이 우물은 성주산에서 흘러나오는 물줄기를 이용하여 주민들이 우물을 만들었다고 한다. 한여름 뙤약볕이거나 가뭄이 계속되어도 마르지 않고 일정량의 물이 계속 흐른다. 동네 주민들의 자부심과 우물 사랑도 깊다. 사용 후에는 언제나 뒷정리를 깨끗이 하고, 2주일에 한번 정도는 우물을 퍼내고 빗자루질을 해서 이끼를 깨끗이 청소해준다.

"좋지요, 빨래도 여기서 하니까 수도요금도 적게 나오고, 사람 만나고 싶으면 이곳에 나오기도 해요."
70대 할머니는 "내가 늘 눈이 침침했는데, 이 물로 매일 눈을 씻으니까 눈이 맑아졌어요. 이물이 좋은가 봐요." 이웃동네에 사는 김순정(주부, 54세)씨는 "산행 후에는 꼭 이곳을 들린다. 이곳에 오면 왠지 잊혔던 정감을 느낄 수 있어 좋다"고 한다.

옛 어머니들이 우물가에서 주고받던 이야기며, 물바가지로 마음 놓고 물을 퍼내도 다시 고이는 우물은 넉넉한 인심과 같다. 산그늘이 내려올 때쯤 우물 속에 내 얼굴을 한번 비춰보면 어떨까.
우물주변에는 대파며 부추, 상추, 무, 배추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다 우물 덕분이다. 사람과 우물은 이렇듯 공생하며 살아가고 있다.

도심 속에서 옛 정취와 함께 마을 소식을 전해들을 수 있고, 아낙들의 담소공간인 우물은 보전해야 할 소중한 공간이자 마을의 자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