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에 날씨가 좋았다.
속도를 중요시하는 요즘 ‘느리게 걷는 것을 목표로 하는 뚜버기 대회’라니?
바쁜 일상에 딱히 걸을 일이 많지 않고, 어쩌다 운동한답시고 단단히 맘을 먹어야만 할 수 있는 걷기. 이번엔 천천히 걷기만 하면 된다기에 새로운 경험이겠다 싶어 참여해 보았다.

지난 9월 26일 상동호수공원.
‘이 세상이 차갑게 등을 돌려도~ 눈부신 사람아 난 너를 사랑해~ 널 세상이 볼 수 있게 날아 저 멀리~’ 협동조합 모지리의 장애인 + 비장애인 연합 ‘모자란합창단’의 합창을 시작으로 ‘제1회 뚜버기(뚜벅이)대회’가 열렸다. 말 그대로 도착시간의 빠르고 늦게와는 무관하게 그저 함께 뚜벅뚜벅 걸어 목적지까지 도착하면 되는 대회다.

▲ 모자란합창단의 합창

사회적협동조합 사랑이야기, 부천이종협동조합연합회 등 부천지역 10여 개 사회적경제단체가 주축이 되어 개최된 이 행사는 ‘협동조합이라는 공동체의 정신을 통해 함께 더불어 멀리 가자’는 의미로 마련되었다.

행사를 주최한 사회적협동조합 사랑이야기 김병관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힘든 시기에 어깨를 내어주고 손을 잡아준 분들이 계셨기에 그 힘으로 다시 한 발짝내디딜 수 있었고, 장애인, 비장애인, 다문화가족 등 천천히 가더라도 함께하는 공동체의 마음을 이어가자.”고 말했다.

▲ 인삿말중인 김병관이사장

“산림청이 주관한 ‘아름다운 도시 숲 50선’에 선정된 호수공원에서 뜻깊은 행사가 개최되어 반갑고 기쁜 마음이며 협동조합이 모여 공동체를 만들고 지역의 사회적경제가 더욱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자리에 참석한 조용익 부천시장은 축사를 대신했다.

시민의 강을 따라 왕복 5km를 걷는 길에는 곳곳에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단체별 홍보부스를 마련해 참가자가 직접 체험 가능한 페이스페인팅이나, 탄소꽃이끼 화분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이 펼쳐졌다. 특히 돌봄과 살림 협동조합의 ‘프리허그’는 잘 모르던 사이의 참가자가 미션을 통해 온기를 나누고 공감하는 흐뭇한 풍경을 자아내기도 했다.

▲ 심폐소생술 시연

걷기 행사코스에는 안전을 위해 부천원미경찰서 모범운전자회가, 위급상황을 대비한 부천소방서가 참여했다. 심폐 소생 요령을 시연한 임정숙 소방위는 “산행이 많은 가을철이 되면 산행 중 위급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지는데, 혹시 모를 위급상황 대비 심폐 소생 요령을 익혀두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 탄소 꽃이끼 화분만들기 체험

“교실에서가 아니라 야외에서 자연과 함께 진행하는 체험 행사라 더욱 의미가 있다.”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권과 생명 존중 강의를 하는 김정임(강사협동조합 세움)강사, “탄소중립은 일상의 작은 실천에서부터 시작된다.”는 탄소중립시민실천단 김미경(중동)씨, 뒤처지는 동료와 보폭을 맞추다 보니 절반에도 한참 못 미치지만 그래도 함께라서 즐겁다는 유선아(원미동) 씨.

협동과 공동체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 ‘뚜벅이대회’. 이날 만난 뚜벅이들의 한결같은 해맑은 모습을 보면서 문득 이런 말이 떠올랐다.

‘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멀리 간다’

사회적협동조합 사랑이야기 : 032-719-3469